제천시 시민회관 광장에서 열린 청풍승평계 학술 세미나에서 국악을 바탕으로 한 탈춤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문서영 시민기자
[충북일보] 올해는 우리나라 최초이자 최고(最古)의 국악예술단체인 청풍승평계가 창립된 지 132주년이 되는 해다.
제천시가 유치에 나선 국립국악원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청풍승평계는 단순한 민간단체가 아니라 악성 우륵의 정신을 계승해 국악의 전통을 이은 국악의 뿌리다.
지역사회가 제천에 국악원 분원이 반드시 들어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청풍승평계(淸風昇平契)는 1893년 제천시 청풍면 지역의 국악인들이 모여 창단한 국내 최초 민간 국악단이다.
가야금·거문고·대금·향피리 등 다양한 악기를 동원해 합주를 펼쳤으며 지금의 국악관현악단 개념과도 유사하다.
이는 1965년 창단된 서울시 국악관현악단보다 72년이나 앞선 기록이다. 단원들은 매달 정기 연주회를 열며 악기를 갹출해 구매하고 수리했을 정도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을 전개했다.
이들의 정신적 기반은 삼국시대 제천 청풍 출신의 국악 시조, 악성 우륵으로 의림지와 청풍 일대에서 음률을 연구하며 가야금 탄주로 이름을 떨쳤다.
신라 진흥왕이 청풍강 유역을 순수하며 그의 연주를 직접 들었다는 기록도 전한다.
청풍승평계는 바로 이 우륵의 정신을 계승해 출범한 단체로 제천이야말로 국악 발상지임을 입증한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적·문화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제천과 청풍 어디에서도 국악의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없다.
청풍승평계의 연습실은 충주댐 건설로 수몰됐고 6.25전쟁으로 악보와 악기가 유실되며 실체를 확인하기조차 어렵다.
2022년 제천문화원이 주최한 학술세미나와 다큐멘터리 제작을 통해 청풍승평계의 위상을 재조명했으나 제천이 '국악의 본향'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런 이유로 제천에 국립국악원 분원이 세워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청풍승평계라는 뚜렷한 역사적 근거가 존재하는 만큼 국악원 분원이 들어선다면 단순한 지역 균형 발전을 넘어 국악의 뿌리를 복원하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악의 원형을 계승·연구하고 후대에 전승하는 거점으로 기능해 제천의 문화적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도 크다.
하지만 이 순간에도 국악의 뿌리 제천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국악원 분원의 제천 유치는 지역의 숙원인 동시에 우리 민족 음악의 뿌리를 되살리는 시대적 과제가 되고 있다.
제천 / 문서영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