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참사 유가족(앞줄)들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7일 오후 국정조사 국회 본회의 통과 후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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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오송 지하차도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오송참사 국정조사) 계획서가 사고 발생 2년여 만인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순간 본회의장 방청석에 앉아 있던 유가족들은 국회의원들을 향해 허리를 굽혀 감사인사를 전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오송참사 국정조사 계획서 승인의 건을 상정해 재적 163명 가운데 찬성 161명, 기권 2명으로 가결했다.
오송참사 국정조사는 지난해 8월28일 이연희(청주 흥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당시 야 6당 의원 188명이 요구했다.
그러나 '채 해병 사망사건', '김건희 특검', '12·3비상계엄' 등 굵직한 정치현안에 가려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는 듯 했다.
그러나 민주당 충북지역 의원(임호선·이광희·이강일·이연희·송재봉)들의 지속적인 문제제기와 노력으로 2년이라는 시간은 지났지만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오송참사 국정조사 계획서가 여야 합의로 채택됐다.
이날부터 다음달 25일까지 30일간 진행되는 국정조사는 참사 전반에 대한 진상조사를 통해 책임 소재를 명백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조사 범위는 △오송참사의 직·간접적 원인 및 책임소재 규명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사전 안전대책 수립 및 집행 실태 △참사 발생 전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조치 전반 등이다.
조사 대상 기관은 국무조정실, 행정안전부, 환경부, 국토부, 행복청, 충북도, 청주시, 대검찰청, 경찰청, 소방청, 금호건설, 일진건설산업, 이산 등이다.
정부와 관련 기관·단체·법인·개인 등은 수사·재판을 이유로 조사에 응하지 않거나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
국정조사 기간은 30일로 구정돼 있지만 활동 기간을 연장할 필요가 있는 경우 본회의 의결로 연장할 수 있다.
오송참사 진실규명 테스크포스(TF) 간사를 맡은 이연희 의원은 이날 본회의 통과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송참사 국정조사는 억울하게 희생된 열네 분의 넋을 위로하고 고통받는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의 삶의 회복을 위한, 진실을 향한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긴 시간 포기하지 않고 함께해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오송참사는 결코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었다"며 "이미 지난 수사·조사 그리고 재판을 통해 오송참사는 미호강 제방의 부실한 관리와 재난 컨트롤타워 부재 등으로 발생한 명백한 인재라는 것이 드러났다. 그러나 참사 이후에도 관련자들은 책임회피에 급급하며 진실을 축소하고 왜곡하려 했다. 이로 인해 피해자·유가족분들은 또 다른 고통과 2차 피해를 감당해야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온전한 진상규명', '합당한 책임자 처벌',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대책'"이라며 "오송참사 국정조사는 어떠한 성역도 용납하지 않고 진짜 책임자를 찾아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국정조사는 의혹을 밝히는데 그치지 않고 재난 상황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과 책임, 유기적인 협업 시스템을 재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송참사 유가족들은 "2년 전 참사 당일, 오송참사를 막고자 애쓰며 진심으로 참회하셨던 분은 죄책감에 돌아가셨고, 정작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은 여전히 검찰 수사라는 방패 속에 숨은 채, 아무런 사과도 없이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며 "국정조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진정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관련자들의 법적 책임이 엄중히 물어져야 하며, 오송참사와 같은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오송참사는 지난 2023년 7월15일 오전 8시40분께 집중호우로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인근 미호강 제방이 무너져 강물이 범람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서울 / 최대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