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러버스 콘체르토'가 라디오에서 흐른다. 진행자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팝송 100위 안에 포함돼 있다고 안내한다. 이 곡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원곡을 영화 '접속'의 주제곡으로 재즈화 해, 가수 살라본(POP Artistry Sarah Vaughan) 이 불러 사랑을 받고 있다. 대중들에게 익숙한 바흐(Bach Johann Sebastion)는 1685년 독일의 아이제나흐에서 태어났다. 그의 집안은 이백 년 동안 50명 이상의 유명한 음악가를 배출했다.
요한 제바스티안은 94세에 어머니를 여의고, 이듬해 아버지까지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명성에 비해 크게 부유하지도 않았다. 음악을 전공한 삼촌의 배려로 오르간을 배웠다. 18살 때 교회의 연주자로 시작해, 바로크 시대 최고의 거장으로 불리었다. 작품으로는 200곡이 넘는 교회음악을 비롯해 클라비어(피아노의 전신) 곡 등 1,000여 곡이 있다. 그의 곡 중 인벤션과 평균율은 현재까지 피아노를 공부하는데 꼭 거쳐야 할 곡으로 자리 잡았다. 필자 또한, 전공하려고 학원을 찾는 수강생들에게 무조건 바흐 인벤션 2성 첫 번째 곡을 외운 후, 다시 와서 상담하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 곡이다.
인벤션은 쉬운 듯 오른손 동기 2마디를 연주한다. 이어 왼손에서 같은 멜로디를 주고, 받으며 대화하듯 연주가 시작된다. 이어 약간의 변형이 된 가락이 나오며, 다시 왼손이 같은 멜로디와 함께 사랑하는 연인인 듯 대화를 한다. 이어 양손이 화음 맞추어 손잡고 노래하며 1주제가 단락된다. 그러나 곡이 양손으로 주고, 받는 흐름이라 가락을 살리기가 쉽지는 않다.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따라서, 수강생에게 형광펜으로 대화하는 선율을 찾아 선을 긋게 한 후, 천천히 주제를 찾게 했다. 또한, 이 곡으로 대위법을 어렴풋이 대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파악이 끝나면, 바흐의 특성을 스스로 알게 되며 재미있게 연습으로 들어가곤 했다.
바흐는 유명세와 달리 생활고에 시달리는 평범한 가장이었다. 고전 시대 멘델스존이 바흐의 음악에 주목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음악의 아버지'라는 칭호도 그 시절부터 얻게 됐으리라. 새로운 어떤 이론보다 음악의 기초가 되는 부분을 확립시켰다. 특히 대위법은 후세에까지 남겨졌다. 오른손에서 나온 가락을 왼손이 주고받는 방식이 대위법이라고 간단히 풀어 본다. 그 어떤 음악인도 바흐가 '음악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았다. 그는 많은 다성 음악과 대위법이 같이하는 곡을 남겼다.
바흐는 다둥이 아빠였다. 첫째 부인이 사망해 결혼을 두 번 했으며 20명의 자녀가 있었다. 첫째 부인은 육촌 누이 '마리아 바르바라'라는 여성이었다. 두 사람 사이에 7명의 자녀를 낳았지만 3명의 자녀가 어릴 때 사망했다. 첫째 부인이 먼 세상으로 떠나며, 다시 소프라노 가수 '안나 막달레나 뷔르케'와 재혼하며 13명의 자녀를 두었다.
음악인이었던 가수 '안나 막달레나'는 바흐가 출판할 악보를 사보하고 작곡까지도 배우며 음악의 길을 동행했다. 바흐는 사랑의 결실로 그를 위해 두 번에 걸쳐 작품집을 헌정했다. 그중 대표곡이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를 배우는 이들이 거쳐 가는 '미뉴에트 G 장조' BWV 114이다. '안나'는 바흐가 1750년 세상을 떠나자, 다둥이들과 생활하며, 극빈층이 돼 말년을 보냈다.
미뉴에트 사장조를 쉽게 설명해 본다. 이 곡은 4분의 3박자의 느린 춤곡으로 갖춘마디이다. A-B-A 형태의 단순한 3부 형식의 곡이다. 미뉴에트는 프랑스어로 '작다'라는 스텝의 작은 춤을 뜻한다. 프랑스의 시골 춤에서 시작됐으나 17세기 중엽 루이 14세에 의해 궁정에 도입됐다. 결국, 상류 계급이 즐기는 4분의 3박자의 우아하고 품위 있는 춤곡이 됐다.
필자는 학교와 학원에서 이 곡이 교재에 나오므로 학생들을 지도한 추억이 있다. 가락이 단순해 피아노, 멜로디언, 리코더, 첼로, 바이올린 등 많은 악기로 쉽게 연주할 수 있다. 더없이 음악성을 길러 줄 수 있는 곡이라고 하리라. 수업 시간 이외에 학예회, 학원 발표회 곡으로도 합주했던 곡이다. 아름다운 이 곡이 부인 '안나 막달레나'를 위해 작곡됐다니 사랑의 탑 온도가 얼마나 될까. 최고가 아니었을까. 미루어 본다. 사장조 미뉴에트는 플레이지, 슬러나 스타카토에 주의해 연주해야 한다. 스타카토는 너무 짧지 않게 연주하다 보면 미뉴에트의 특성을 살릴 수 있다. 수강생들은 단순한 이 곡을 쉽게 연주하며 흥미롭게 표현한다.
음악은 듣는 이들도 노랫말로 표현하고, 가락을 통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부분까지도 마음으로 전달하는 힘이 있다. 어떤 음악을 골라 들어도 무방하다. 빠른 속도의 음악은 기분을 북돋아 주고, 느리고 조용한 곡은 마음을 잔잔하게 돌아볼 수 있게 해준다. 또한, 3박자의 왈츠 미뉴에트는 긍정적 효과를 불러내고 춤을 추고 싶어진다고 하련다.
요즘 온라인에서도 음악을 통해 마음이 생성되며, 새로운 인연들도 만날 수 있다. 상대방과 만남을 이루고 싶을 때는 음악을 활용하라고 권해본다. 클래식은 고상하고 부유하며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의 문화라는 편견을 버리자. 연주회장으로 가보자. 음악을 듣고 긍정적으로 변하는 이들의 얼굴을 볼 수 있지 않은가.
더 나은 나 자신을 위해 음악을 듣고 연주하기도 한다. 요즈음은 손전화에 유튜브, TV 채널 등에서도 쉽게 클래식에 접할 수 있다고 할 터이다. 하물며 음악회장에 가면 긴장이 풀리고, 마음의 힐링이 되지 않는가. 에너지까지도 충전되리라. 또한, 감상하는 장르마다 공연의 묘미를 느끼며, 마음에 힐링을 준다. 음악을 보고 들으며 눈으로도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리라. 피아노 앞에 앉았다.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사장조 미뉴에트 3곡을 연주하며, 눈과 귀로 춤을 추어 본다. 더 나은 나 자신의 길을 밝히며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