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논란과 구설에 끊임없이 오르내리던 김건희 여사가 결국 구속 수감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으로서, 대통령을 의미하는 V1보다 위 서열을 가리키는 V0로 불리기도 하며 세상만사를 주무른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세간에는 김건희 여사가 윤 전 대통령보다 더 큰 영향력을 막후에서 행사했다는 설이 넘쳐났다. 김건희 여사의 구속을 대하며 권불삼년도 길게 버텼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헌정 사상 최초
김 여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벌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밤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 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청구된 영장을 발부했다. 영장 발부 사유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이다. 헌정 사상 전현 대통령 부인 중 최초의 구속이며, 전현 대통령 부부의 최초 동시 구속이 된 것이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돈을 댄 혐의, 재·보궐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공천개입 혐의, 종교 교단 현안을 부정 청탁받은 혐의 등을 받고 있는데 이외에도 여러 가지 혐의에 대한 증거와 진술 등이 특검에 확보된 상태라고 한다. 김 여사가 수 천만 원짜리 고급 목걸이와 시계 등을 부정하게 받은 혐의에다 앞으로 새로운 사안이 얼마나 더 나올지 알 수 없다.
윤 전 대통령 재임 당시 김 여사에 대한 의혹이 하루가 멀다 하고 꼬리를 물며 거론되었지만 의혹 수준에 머무르다가 재미 목사가 디올 백을 김 여사에게 건네주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영상이 없었으면 디올 백을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을 김 여사와 대통령실은 백을 받긴 했지만 받게 된 배경과 사후 처리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을 연속했다.
김 여사를 윤 대통령도 어쩌지 못하는데 어느 누가 감히 통제할 수 있겠느냐는 의혹이 기정사실화 됐다. 이로부터 김 여사가 국민 밉상이 됐음은 물론 김 여사를 감싸는 윤 전 대통령도 신뢰의 위기를 맞았다. 무능한 윤석열 정부는 헛발질을 이어갔고, 야당의 집요한 공세에 정권의 동력이 상실되고, 민심은 멀어져 갔다.
기이하게도 정국의 전환점에서 윤 전 대통령은 민심을 달래는 방향이 아니라 거꾸로 불을 지르는 역선택을 서슴지 않았다. 이럴 때마다 "윤 대통령이 부인을 지키기 위해 무리수를 둔다"는 비판이 회자되곤 했다. 그럼에도 김 여사는 자제하기는 고사하고 물밑에서 대통령을 능가하는 권력을 즐긴다는 지적이 연달았다.
윤석열 정권이 붕괴하는 과정에 김 여사가 제공한 원인도 상당하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배경에는 김건희 여사가 코너에 몰릴 대로 몰려 더 이상 대처할 방법이 없게 되자 판을 뒤집기 위해 선택한 것이라는 분석을 터무니없다고 배척하기 힘든 이유다.
***국격에 큰 상처
구속된 상태에서 수사와 재판을 받더라도 법원의 최종 확정 판결 전까지는 무죄추정 원칙이 적용되지만, 구속이 곧 유죄와 처벌로 인식되는 풍조에서 전직 대통령 부부의 동시 구속은 당사자들 뿐 아니라 국격에 입는 상처도 크다.
일부에서는 전직 대통령 부부의 동시 구속이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한다. 윤 전 대통령과 달리 김 여사의 구속을 정치보복이라고 한다면 이에 동의하는 여론은 많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