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연노란색의 오믈렛이 통통하고 매끈한 자태로 볶음밥 위에 올라가 있다. 나이프로 가운데를 스치듯 베면 몽글몽글하게 감춰져 있던 계란이 스르륵 펼쳐지면서 볶음밥을 덮는다. 부드러운 계란과 고소한 밥의 조화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오므라이스다.
문예준 대표의 카펠라는 청주 흥덕구 운천동에 자리잡은 오므라이스 전문점이다. 가끔 식자재 쇼핑에 이용하는 노란색 오토바이 한 대가 문 앞을 지킨다. 중식을 전공하고 양식 레스토랑과 파인다이닝 등에서 일하며 13년 경력을 쌓은 예준 씨의 탄탄한 기본기가 바탕이 된 가게다. 여러 조리 기법과 재료 활용 방법은 프렌치 중식을 다루던 일본인 스승에게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주변 상권을 고려해 결정한 오므라이스는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는 음식이면서도 다양한 토핑을 더해 색다른 맛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었다.
ⓒ카펠라 인스타그램
한번에 20kg씩 대량으로 볶는 양파가 기초를 다진다. 1시간 이상 약한 불에 볶아 카라멜라이징한 양파는 자연스러운 달콤한 맛과 감칠맛의 이유다. 처음 볶기 시작한 양의 20% 가량으로 부피가 줄어들지만 그만큼 맛은 농축된다. 사골 베이스를 넣고 함께 끓인 양파 스프는 오므라이스와 함께 제공하는 기본 국물로도 사용한다. 특색있는 국물 맛이 입맛을 돋운다.
볶음밥과 소스에도 이 양파가 기본으로 쓰인다. 베이컨과 당근을 함께 볶는데 보통 소스에 버무려진 듯 질척한 볶음밥 대신 고슬고슬한 중식풍 볶음밥으로 만들어 꼬들하게 씹히는 맛이다. 씹을수록 단맛이 올라오는 고소한 밥이 부드러운 오믈렛과 어우러진다.
둥글고 움푹한 그릇 가운데 오므라이스가 놓이면 한쪽에는 토핑, 다른 한쪽에는 소스를 채운다. 선택할 수 있는 소스는 두가지다. 볶은 양파, 샐러리, 당근, 와인 등 15가지 재료를 더해 2시간 가량 끓여 만드는 깊은 맛의 데미그라스 소스와 크림소스에 청양고추를 추가해 매콤하고 부드러운 맛을 살린 청양크림소스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갈색과 하얀색 소스는 색깔만큼이나 맛도 다르다. 소스에 따라 오므라이스 자체의 맛도 달라진다. 두가지 맛을 모두 보고싶어 하는 손님들을 위해 맛보기 소스 메뉴도 준비했다. 여럿이 오면 각자 다른 소스를 선택해 두가지 맛의 차이를 나누기도 한다. 9월 중에는 토마토 소스도 출시할 예정인데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독특한 요소를 추가해 특색있는 맛으로 만들었다.
카펠라 문예준 대표
오므라이스 위에 올릴 수 있는 토핑은 6가지로 준비했다. 보통 오므라이스에 함박스테이크를 곁들이는 곳이 많아 다른 맛을 고민했다. 가장 인기있는 토핑은 씹는 재미를 더하기 위해 준비한 부채살수비드스테이크다. 부채살 원육을 손질해 밑간하고 75분 가량 수비드 방식으로 익혀 준비한 고기다. 주문이 들어오는 동시에 구워 오므라이스 옆에 나란히 썰어놓는다. 적당한 간으로 맛있게 익은 고기를 소스와 곁들여 먹으면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더해진 든든한 오므라이스가 완성된다.
다진 고기를 튀긴 멘치까스의 바삭한 겉면과 육즙 흐르는 고기맛을 선호하는 이들도 많다. 게살튀김이나 감자말이 새우튀김, 치즈고로케와 쟌슨빌 소시지 등 각 토핑이 변화시키는 오므라이스의 매력에 빠져 일주일에 두 세번씩 찾아와 매번 다른 메뉴를 골라먹는 단골도 있다.
아삭한 피클의 식감을 위해 오이 속을 파내고 산초 오일로 향을 풍부하게 만든 오이피클이나 간간이 입안을 개운하게 가시는 깍두기도 오므라이스에 어울리는 맛으로 매장에서 직접 만든다.
양파와 마늘 후레이크, 페퍼론치노 등을 준비해 둔 것은 손님들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맛의 조화를 즐겨보라는 작은 배려다. 오믈렛 위에 이것 저것 변주를 즐겨본 손님들은 카펠라에서 각자의 비법을 만들어 간다. 익숙한 음식에서 느껴진 만족스러움의 차이가 진짜 맛의 차이다.
/ 김희란기자 ngel_ra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