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정체성 붕괴·예산 위기 논란

엄태영 의원, "비행장영화제로 명칭 바꿔라" 쓴소리
시기·장소 '즉흥 변경'에 졸속 행정 비판 쏟아져

2025.08.12 15:35:59

제천시가 마련한 지역 국회의원 초청 정책 간담회에서 엄태영 국회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제천시
[충북일보] 제천시가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의 개최 시기와 장소를 전격 변경하며 '정체성 붕괴'와 '예산 위기' 논란에 휩싸였다.

애초 8월 청풍호반에서 열리던 전통을 버리고 9월 제천비행장으로 옮긴 결정이 시민 의견 수렴 없이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제천시 등에 따르면 민선 3~4기 제천시장을 역임한 엄태영 국회의원(국민의힘)은 전날 시청에서 김창규 시장 및 시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광장이나 아스팔트 위에서 열리는 영화제는 많다"며 "청풍호반을 버릴 거면 차라리 '비행장영화제'로 명칭을 바꾸라"고 직격했다.

그는 "여름 휴가철을 겨냥해 '물 만난 영화, 바람난 음악'을 슬로건으로 정했었는데 9월 개최와 비행장 이전으로 매력이 반감됐다"고 지적했다.

이날 김꽃임 충북도의원도 "21년을 이어온 영화제가 뚜렷한 색깔을 상실했다"며 "시기·장소 변경을 둘러싼 공개 논의조차 없었고 결과적으로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매력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영화제 직후 열흘 만에 제천엑스포가 열리는데 두 행사 모두를 스스로 망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행정력 분산과 예산 중복 소모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번 변화는 장마로 인한 '물 봉변'과 청풍호반 특설무대의 3천여 석 한계를 해소하겠다는 명분에서 비롯됐다.

시는 제천비행장에 5천명 이상 수용 가능한 초대형 돔(Dome)을 설치해 지역사회와의 융합을 도모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영화제의 상징적 공간이었던 청풍호반을 떠나는 것에 대한 지역사회의 우려는 여전하다.

예산 상황도 악화하고 있다. 전체 사업비 44억600만원 중 국비는 1억원에 불과하다.

2016년 4억원까지 늘었던 영화진흥위원회 지원금이 최근 급감했지만 시는 뚜렷한 확보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박영기 제천시의회 의장은 "이대로라면 내년부터 도비 지원까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집행부가 영화제를 지킬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시민 의견 수렴이나 장기 전략 없이 시장과 집행부의 즉흥 판단으로 영화제가 방향을 잃고 재정 위기에 몰렸다"며 "행사 성공보다 치적 쌓기에 급급한 행정의 민낯"이라고 비판했다.

올해 제2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9월 4일부터 9일까지 엿새 동안 열리며 제천비행장을 비롯해 짐프시네마, 제천영상미디어센터, 하소생활문화센터, 제천문화회관, 제천예술의전당, 의림지·솔밭공원 등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제천 / 이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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