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건설현장의 안전사고, 임금 체불 등의 원인이 되는 불법 하도급 근절을 위해 합동 단속에 나선 가운데 11일 청주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입구에 안전모 등이 비치돼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정부가 잇따른 인명사고로 인한 강도 높은 처벌을 예고하면서 지역 건설업계가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에 지역 건설업계는 '처벌'만이 아닌 '구조적 문제 해결'이 먼저라고 목소릴 높이고 있다.
6월 들어 도내 건설 투자가 소폭의 개선 흐름을 보여온 데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다.
한국은행 충북본부 '충북지역 경제동향'에 따르면 6월 중 도내 건축착공면적은 주거용(기여도 +12.4%p)과 공업용(+3.3%p)을 중심으로 전년동기대비 27.5% 늘어나며 전달(-15.7%)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됐다.
SOC 관련 예산 지출액도 15.0% 늘어나며 전월(-15.5%)의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됐다.
이처럼 건설업이 오랜 불황을 딛고 회복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가 다음달 30일까지 50일간 전국 건설현장에 대한 관계기관 합동 단속에 나서기로 해 지역건설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달 28일과 이달 4일 포스코이앤씨 건설현장에서 연달아 중대재해가 발생하자 이재명 대통령이 고강도 대응을 검토를 지시했고, 이에 정부가 중대재해 발생 시 면허취소와 징벌적 손해배상, 고액 과징금 부과 등 처벌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사고 해결 방안이 강력한 처벌에만 집중되고 있다는 점과 현장별 상황에 따라 공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건설업계는 "'처벌'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저가 입찰제, 공사기간 단축 중심 발주구조, 불법 하도급 등 오래 전부터 제기돼 온 산업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도내 한 건설사 대표는 "지역 업계에서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안전'이라는 가치는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그렇기에 정부에 방침에 따르겠다는 방향이면서도 대형 업체가 흔들릴 경우 수많은 협력업체가 휘청이게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소한 공공기관 공사만큼은 제대로된 공사 기일을 보장해줘야한다. 또 이에 따른 공사 간접비 보장부터 보장이 돼야한다"며 "민간 입찰은 실적을 쌓아 공공입찰을 할 수 있기 위해 2~3%의 적은 이윤으로 나마 뛰어든다. 문제는 안전관리비를 포함할 경우 그만큼 비용이 올라가는 데 그 가격으로 실제 입찰이 가능하겠나"라고 지적했다.
충북 현장에도 포스코이앤씨가 참여하고 있는 곳은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약 1조 원이 투입되는 충북의 숙원사업인 오창 방사광가속기는 기반조성 공사부터 난관에 빠져있다. 이가운데 2천405억 원 규모 기반조성공사 입찰에 참여한 기업은 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 뿐이다. 연이은 입찰 등으로 포스코이앤씨와의 수의계약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돼 왔으나, 과기부는 이번 중대재해를 겪으며 기반 사업 수주에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충북 영동에서 청주 오창읍을 잇는 '영동-오창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도 난관에 부딪혔다.
경부고속도로 나들목이 있는 영동군 용산면 한곡리에서 보은군을 관통한 후 진천군과 청주시 오창읍 오창JCT구간을 연결하는 70.27㎞ 건설 사업이다.
충북 내륙지역 균형발전과 경부고속도로 병목구간 해소를 위한 이 사업의 추정 사업비는 1조6천억 원 규모로 2027년 착공해 2031년 준공을 목표로하고 있다.
현장 상황에 따라 공사 기간 연장과 비용 수반 등 피해는 불가피하다. 이에 따른 원가 부담은 건설사가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대한건설협회 충북도회 관계자는 "전반적인 분위기가 많이 경직돼 있다"며 "이슈가 생길 때마다 착공이 미뤄지거나 인허가 물량이 감소하는 등 민간 분야 투자 위축이 있을 수밖에 없다. 또는 공사비가 급증해 분양가가 올라가는 등의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 성지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