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랑상품권 이대로 좋은가

2025.08.11 16:31:31

[충북일보]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발행에 대한 국가지원이 의무화됐다. 지역화폐를 지렛대 삼아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려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실제로 지자체마다 지역화폐 발행액과 혜택을 늘리고 있다.

*** 운영비 증가 문제 없애야

지자체마다 지역사랑상품권 관련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발행액과 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충북에선 충주시가 앞장섰다. 충주사랑상품권 이용자들에게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키로 했다. 지난 1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모든 가맹점에서 카드형 충주사랑상품권으로 결제할 경우 결제 금액의 5% 캐시백을 추가 지급할 방침이다. 여름 휴가철부터 추석 명절까지 소비 성수기를 겨냥한 조치다. 시민들에게 총 15%의 할인 효과가 생기게 된다.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지역사랑상품권법) 개정안이 지난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에 대한 국가지원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가와 지자체는 의무적으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운영에 필요한 행·재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 행안부 장관은 지역사랑상품권 활성화 기본계획을 5년마다 세워야 한다. 세부 시행계획은 매년 수립·시행해야 한다. 이용 실태조사도 3년 이내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지역화폐다. 지역경제를 지키기 위한 강력한 도구다. 충북에서 발행되는 각종 지역사랑상품권도 마찬가지다. 지역자본 유출을 막고 소상공인을 보호하려는 취지로 발행된다. 하지만 제도가 가진 문제점과 부작용이 점점 드러나고 있다.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이 늘어날수록 지자체 운영 비용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시민과 소상공인을 위해 사용돼야 할 예산이 외부 운영기관에 지출되기 때문이다. 가장 큰 구조적 문제다.

지역사랑상품권은 2017년 도입됐다. 처음엔 고향사랑상품권이란 이름으로 유통됐다. 현재 전국 230여 개 지자체에서 발행하고 있다. 운영 수수료는 시·군마다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대략 1.1%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품권 부정유통도 증가하는 상황이다. 소위 '상품권깡'으로 불리는 부정행위는 심각한 수준이다. 행안부가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전국 190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단속했다. 그 결과 총 141건의 부정유통 행위를 적발했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지난 한 해 20조 원 규모로 발행됐다. 할인율과 운영 수수료를 포함하면 2조 원 가까운 예산이 낭비된다.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목적은 영세 소상공인 돕기와 지역 경기 살리기다. 다시 말해 지역 내 자본의 선순환 구조 만들기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 운영시스템부터 고쳐야

충북도 등은 지역사랑상품권 운영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제도의 문제를 제대로 분석해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런 다음 고칠 건 고쳐야 한다. 지역사랑상품권은 단순한 종이나 모바일 앱 이상의 의미다. 지역 경제의 근간을 지탱하는 정책 도구다. 시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작동해야 한다. 그래야 지역경제 활성화의 주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어려운 계층을 돕기 위한 급한 구호 조치는 필요하다. 하지만 지역사랑상품권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고통의 정도를 덜 하게 해주는 진통제일 뿐이다. 진통제는 결코 치료제가 아니다. 지금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은 한계에 몰려 있다. 시장 경제에서 패배한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패자부활의 기회를 주는 종합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 이념의 프레임에 갇히지 않은 실용의 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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