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은 특권층이 아니다

2025.08.07 18:08:06

[충북일보] 국회에서 최근 발생한 여야 의원들의 탈·불법적인 행위를 보고 있자면 '12·3비상계엄'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는 생각뿐이다. 특히 중진의원들의 부적절한 행위라는 점에서 더 큰 분노를 느낀다.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춘석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휴대전화로 주식을 거래하는 장면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본회의장에서 주식거래를 한 것도 모자라 주식 소유자가 이 의원 보좌관이라는 점은 불법 차명거래 의혹까지 일고 있다. 그는 이전에도 보좌관 명의의 주식계좌를 상임위원회에서 거래하다 이번처럼 들킨적이 있다. 당시에는 '유야무야' 잘 넘어갔지만 이번만큼은 사뭇 다른 상황이다. 일의 심각성을 인식했는지 이 의원은 다음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슬그머니 민주당 탈당과 법사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 의원을 최고 징계 수위인 제명으로 위기를 돌파하려한다. 이 대통령도 이 의원의 주식 차명거래 의혹과 관련해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진상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공평무사(公平無私)하게 엄정 수사와 더불어 이 의원을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즉시 해촉하라"고 지시했다. 제명이란 카드는 언뜻 보면 그럴싸해 보이지만 국민을 향한 보여주기씩 꼬리 자르기에 불과하다. 제명이라는 형식적인 강경 대응으로 마무리되고, 시간이 지나면 복당시키는 것이 여야 정당의 반복된 행태였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복당없는 제명처리"라고 말하고 있지만 믿음이 가지 않는다. 이 보다도 이 의원의 행동이 당의 윤리규범을 어긴 중대 사안이라고 판단했다면, 민주당이 보유한 절대다수 의석을 활용해 국회의원직 제명을 추진하는 것이 합당하다.

같은 날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본회의장에서 민주당 소속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광복절 특별사면에 특정 인사들을 포함시켜달라는 문자를 보내는 장면이 언론사 사진기자에게 포착됐다. 명단 뒤에 '미소'(^^)까지 넣어가며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는 얼마 전 조국 의원의 사면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독재정당'이라며 저주에 가까운 발언들을 쏟아냈다. 그랬던 그가 보수진영 인사 특별사면을 요청한 것은 할 말을 잃게 한다. 여야를 가릴 것 없이 국회의원들의 이러한 행동은 국회의 권위와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다. 이들이 이러한 겉과 속이 다른 행동을 한 곳이 국회 본회의장이라는 점도 문제다. 국회 본회의장은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가 최종적으로 확정되는 중요한 절차가 이뤄지는 공간이다. 그런 자리에서 국회의원이 회의에 집중하지 않고 딴 짓을 일삼는 것은 헌법기관으로서의 책임 방기이자, 국민에 대한 심각한 배신행위이다. 수천만 국민의 삶을 좌우할 법안을 심의·표결해야 할 국회의원이 본회의장에서 사적 용무에 몰두하는 것은 더더욱 용납될 수 없다.

송 위원장은 뒤늦게 강훈식 비서실장에게 보낸 특별사면 요청을 철회한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이미 그에 대한 신뢰는 깨져버렸다. 문제는 국회의원들의 이러한 행동은 국민의 대표가 아닌 특권층이라는 인식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입법기관으로서 권한은 행사하면서도, 그에 걸맞은 책임과 윤리의식은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스스로 윤리의식을 점검하고, 본회의장 내 규율을 강화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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