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김일복
충청북도시인협회
그곳에 이르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 좋다
그곳에 들어서면 눈 부신 햇살이 좋고
늘어진 담벼락에 가난한 바람을 걸쳐 놓아서 좋다
그곳에 이르면 열쇠를 찾지 않는다.
폭풍을 막아주는 곳에 빛을 나누고 공간을 나누며
언제고 늘어진 담벼락에 아버지의 부름을 놓아서 좋다
그곳에 이르면 뛰지 않아도 된다
기다림에 지쳐 못이 되기도 하지만
저물녘 늘어진 담벼락에 내일을 걸쳐 놓아서 좋다
그곳에 이르면 비틀거리지 않아도 된다
그곳에 들어서면 나무가 있고 숲을 이루고
하얀 시간과 푸름의 끝에 닿아 웃어야 할 일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