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의 2025년 상반기 광역자치단체장(시·도지사) 직무 수행 평가에서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잘하고 있다" 37%, "잘 못하고 있다" 46%를 받아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긍정 평가로는 전국 시·도지사 중 가장 낮은 수치다. 부정 평가로는 전국에서 가장 나쁜 성적을 받은 오세훈 서울시장(48%)이 꼴찌를 차지했고, 그 바로 앞이 김영환 충북도지사다. 전국 시·도지사 평균은 긍정 평가 48%, 부정 평가 35%인데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평균에서 한참 뒤처졌고 30%대의 낮은 긍정 평가를 받은 유일한 시·도지사이기도 하다.
***유권자들 상시 평가로 유의미
지난 14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는 조사기간 25년 1월~6월, 조사방식은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조사대상은 전국 만 18세 이상 17,707명(충북 536명), 표본오차는 ±1.4~7.8%포인트(95% 신뢰수준)이다. 한국갤럽은 이번 시·도지사 직무평가가 특정 시점이 아니라 25년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전 기간 동안 해당 지역 유권자들의 상시평가라는 점을 강조한다.
한국갤럽은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처럼 저조한 평가를 받는 이유에 대해 "2023년 '친일파' 발언, 산불 술자리 논란, 7월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 등으로 그해 하반기 부정론이 커졌고, 2024년 들어서는 다소 완화하는 듯했으나 그 기세를 이어가진 못했다"고 분석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3년 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노영민 후보를 꺾고 당선된 데는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직후라는 정치적 후광 효과가 컸다. 당시 김영환 후보는 방송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특별고문인 자신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게 될 것'이고,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인 노영민 후보는 대통령 퇴임식에 참석하게 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곧 취임할 신임 대통령 권력의 전폭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자신이 충북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논리로 이해됐다. 정권 재창출에 실패하고 물러날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인 노영민 후보와 자신을 극명하게 대비시킨 전략이 통했다.
그것만으로 당선됐다고 보지는 않는다. 수도권(경기 안산) 4선 국회의원, 김대중 정부에서 역대 최연소 과기부장관,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증 반납 등 김영환 후보 개인의 상품성이 부족하지 않았다. 그가 살아 온 인생 역정에는 소설 같은 서사도 배어 있었다. 청주의 도심인 철당간 근처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지내다가, 중국집 주방장 일을 하던 아버지가 괴산군 청천면에 중국집을 개업하기 위해 이사했고, 청주고에 입학하여 청소년기를 청주에서 보내고, 서울의 명문 사립대 치대에 진학했으나 학생운동으로 옥고를 치르고 제적을 당했다가 늦게 졸업하여 치과의사가 되는 등.
그러나 충북도지사가 된 김영환은 간단치 않았던 삶의 서사에서 우러나는 감동을 제대로 도민들에게 주지 못했고, 윤석열 전 대통령 특별고문으로서 중앙정부를 움직여 충북에 무얼 했는지 보이지 않는다. 김영환 충북도지사에 대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가 틀렸다고 말 할 수 없다.
***힘 있는 도정 추진 어려울 수도
김영환 도지사에 대한 여론조사의 초라한 평가에 정치적 반대자들은 웃을지 모르지만,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한 도지사를 보유한 도민들에게는 불행이며, 이는 충북 도정을 힘 있게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음을 시사해 준다.
일개 여론조사라며 무시하는 건 자유다. 그럼에도 여론조사는 옳고 그름의 잣대가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고르게 수렴하여 보여주는 과학적 방법론이라는 점에서 유의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