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청주시 사직동에 위치한 청주야구장은 지난 1979년 문을 열었다. 46년이라는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당시 야구장 개장 소식은 지역의 큰 뉴스였다. 프로야구 출범전이었지만 고교야구가 큰 인기를 끌었던 터라 야구장 개장소식은 청주시민들에게는 희소식이었다. 개막 당일 구름관중이 입장해 경기를 관람했다. 지역의 라이벌인 청주고와 세광고의 경기에 이어 당시 실업야구의 인기팀인 한국화장품과 성무의 대결이 펼쳐졌다. TV를 통해서만 야구경기를 즐겼던 청주시민들은 야구장에서 들려오는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와 알루미늄 배트의 경쾌한 타구음을 들으며 열광했다. 그후 청주야구장은 세월의 흐름과 함께 충북야구, 더나아가 한국야구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해왔다.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하면서 청주야구장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당시 충청을 연고로 한 OB베어스(현 두산베어스)가 홈구장으로 사용하면서 시민들은 프로야구를 직관할 수 있었다. 경기 횟수도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경기가 치러졌다. 하지만 그후 상황이 달라졌다. OB베어스는 서울로 연고를 옮겼고, 빙그레이글스가 충청의 새로운 연고팀이 됐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주홈경기장인 대전에서 경기횟수가 늘어나고 보조구장 성격인 청주 경기는 크게 줄었다. 청주지역 야구팬들은 "같은 충청연고지역인 청주에 대한 홀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청주경기를 꺼리는 이유가 열악한 시설로 지목되자 개·보수 작업이 수차에 걸쳐 이뤄졌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프라면에서 청주구장은 대전구장을 따라가지 못했다. 최근 문을 연 대전 한화볼파크는 청주구장에게는 '넘사벽'같은 존재가 됐다. 그러다보니 올 시즌을 앞두고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의 청주경기 유치를 위한 간절한 구애(?)마저 수포로 돌아갔다. 상황이 이렇게되자 충북도와 청주시는 전략을 바꿨다. 떡줄 사람은 생각도 하지 않는 한화 청주경기 유치 대신 청주를 연고로 한 새로운 프로야구 구단을 물색하고, 그에 걸맞는 돔구장을 건설하겠다는 역발상으로 나온 것이다. 이 '큰그림'에 의기투합한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이 시장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국적으로 연고지를 이전하려는 구단들도 있는 만큼 새로운 구단을 청주로 데려올 방침"이라며 사업추진에 대한 군불을 지폈고, 김 지사 역시 얼마전 일본 도쿄돔을 직접 방문해 운영실태 등을 꼼꼼히 점검하는 등 두 단체장의 행보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마저 갖게 한다. 이미 프로야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하나의 종합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야구장은 경기만 보는 공간을 넘어 먹고 즐기는 거대한 문화·휴게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남녀노소 전 국민의 사랑을 받으면서 전국의 주요 야구장은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 'K-응원'이라 불리는 한국의 열정적인 응원문화는 미국 신문에 소개될 정도로 K-한류의 새로운 '블루오션'이 됐다. 이처럼 프로야구는 지역경제, 문화, 체육 등 모든 분야에 있어서 확장성이 무궁무진하다. 때문에 충북도와 청주시가 이 시점에서 프로야구단 유치와 돔구장 조성이라는 두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 것은 일단 방향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다만 중요한 것은 어떤 성과를 내느냐 하는 것이다.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돔구장 조성 사업비 마련과 입지선정, 그리고 이 시장이 말한것처럼 프로야구단 유치가 가능한 것인지 풀어야 할 숙제가 만만치 않다. 용두사미로 전락하지 않도록 치밀한 준비와 추진을 당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