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마트 군자농협장연점 전경. 이곳은 괴산군 장연면에서 찾아볼 수 있는 유일한 마트다.
[충북일보] 정부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된 13조 원 규모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관련해 농촌 지역에서는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사용처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맹점이 많은 도시와 달리 지역농협 하나로마트 외에는 사실상 소매점이 없는 읍·면 지역의 불편함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화폐는 지역 내 소비 진작과 소상공인 지원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발행된다.
문제는 읍·면 지역의 경우 하나로마트를 제외하면 지역화폐 사용처가 전무한 실정이라는 점이다. 이에따라 지역민이 지역화폐 사용을 위해 인근 시·군 지역으로 이동할 경우 면 내 일반 가맹점의 소비도 함께 위축될 수밖에 없다.
괴산군 장연면의 한 소매점 전경. 지난 7월 1일 기준 장연면에는 1천885명이 거주하고 있지만 소매점은 하나로마트와 이곳 뿐이고, 심지어 두 점포 간의 거리는 6㎞ 가량 떨어져 있어 차로 5분 넘게 걸린다.
현재 행정안전부는 '연 매출액 30억 원 초과' 업체에 대해 지역화폐 가맹점 등록을 제한하고 있다.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조처였으나 정작 피해는 유통소매점이 절대적으로 적은 농촌지역민들에게 돌아갔다.
하나로마트는 매출액 기준 30억을 넘지 않더라도 신용 사업 등 모든 실적이 합산되기에 충북도내 읍·면 지역 모든 하나로마트에서는 지역화폐 사용이 불가능하다.
사실상 마을 내 하나로마트 외에는 마땅한 소매점이 없는 '식품사막' 지역에서는 지역화폐가 '그림의 떡'일수밖에 없다.
이에 최근 행안부는 지역사랑상품권 운영지침을 개정하고 '마트·슈퍼·편의점 유형에 속하는 가맹점이 없는 면 지역'의 농협하나로마트에 대해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을 허용했다. 민간 농자재판매장이 없는 면 소재 농협 농자재판매장도 가맹점 등록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나온다.
2일 기준 충북도내 면소재 하나로마트는 86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이번 지역화폐 관련 지침 개정 후 도내 면지역 하나로마트 중 지역화폐 사용이 가능해진 가맹점은 사실상 전무하다.
옥천군과 증평군의 경우 면소재 하나로마트가 각각 7개, 3개 운영되고 있으나 개정으로 사용해진 가맹점은 없다.
괴산군(8개)과 충주시(16개) 각각 운영중인 곳 중 해당 가능성이 1개소씩 보이고는 있지만 카드가맹업종 등 추가 확인 필요로 실제 가맹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 지자체 담당자는 "외딴 섬 지역도 작은 마트 하나는 운영되고 있다"며 "이번 지침 개정으로는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 1일 농업인 단체들도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에 하나로마트를 포함해달라는 목소리를 냈다.
농협법에 의거해 모든 농축협은 해당 지역 농민이 출자해 설립되며, 수익금에 대한 출자배당과 이용고배당을 매년 실시하고 있다.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행안부가 운영지침을 개정해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일부 하나로마트에서 구매가 가능해지긴 했으나, 제한조건으로 사용 가능 숫자가 미미해 여전히 농업인들이 불편을 감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하나로마트는 농촌에 거주하는 농업인들이 만들어 낸 공적 시장이다. 농촌 주민의 생필품 구매처이자 농산물 판로확보, 정책 물자 공급 등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지역경제 핵심 거점"이라고 짚었다.
이어 "특히 읍면지역에서는 하나로마트 이외에는 식당과 다른 사용처도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소비쿠폰이 발행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정말 필요한 곳에 사용될 수 있어야 한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하나로마트 전면 허용이 농촌의 현실을 반영한 유연한 운영과 현장 중심 제도 적용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충북 옥천로컬푸드직매장은 지난해 군의 적극적인 건의로 행안부에서 예외를 인정받아 지역화폐(향수OK카드) 가맹점으로 지속 운영한 결과 2024년 매출액 68억 원을 돌파하며, 개장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 성지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