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1년과 만족

2025.06.15 16:03:06

오준석

청주시 상당구 세무과 주무관

작년 3월, 기다리던 신규발령 안내 문자를 받고 설레면서도 두려워하던 내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오랜 수험생활 끝에 얻어낸 결과였지만 정작 '공무원'이라는 이름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그 순간에는 기쁨보다 막연한 두려움이 더 컸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런 감정 속에서도 매일 배우고 조금씩 성장해가며, 어느덧 1년이 넘는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다.

1년이 넘는 공무원 생활을 하고 나서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있다. '과연 나는 이 1년이 만족스러웠는가?'라는 질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그 질문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매일 마주하는 민원인들의 요구와 사연은 다양했다. 그중에는 자신의 어려움을 간절히 호소하는 사람도 있었고, 규정에 따른 절차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불만을 표하는 경우도 있었다. 처음에는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고 위축되기도 했다. 업무 절차와 규정, 조직문화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실수하면 마음이 무거웠고 때로는 내가 과연 잘 해낼 수 있을지 스스로 의심하기도 했다.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만족'이라는 감정을 느끼기란 점점 더 어려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 속에서 나는 조금씩 성장하고 있었다. 실수를 통해 배웠고, 주변 공무원 선배들의 조언을 듣고 업무 방식을 보면서 능력을 키워나갔다. 하루하루 맡은 일을 성실히 수행하려 노력했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런 노력이 쌓여 어느덧 나름의 자신감도 생겼고, 민원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뿌듯함도 느꼈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여전히 불안과 부족함이 남아 있다. 나는 '만족'이라는 단어가 단순히 좋은 결과나 성과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만족은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하루하루의 노력과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과정에서 비롯된다. 그렇기에 나 자신에게 솔직해질 때마다, 나는 아직 완벽히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이 직업을 택한 이상, 앞으로도 마주할 수많은 난관과 책임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느끼는 불안함이 오히려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만족하지 못하는 지금 이 시간의 성장이 밑거름이 될 것이고, 그것이 결국 더 나은 공무원으로 거듭나는 길이라는 생각을 한다.

따라서 '만족스러웠는가?'라는 질문에 아직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한 채 고민하는 나 자신을 인정한다. 그리고 이 질문과 함께 앞으로도 계속 나아갈 것이다. 하루하루 경험을 쌓고, 실수를 통해 배우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면서 말이다.

결국, 이 1년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이야기이며, 앞으로 써 내려가야 할 긴 여정의 시작일 뿐이다. 때로는 힘들고 지치더라도, 만족스러운 답을 찾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 믿으며 오늘도 묵묵히 맡은 바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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