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충북 전역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이어지고 있고 전국에서는 대규모 산불로 27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위기감을 느낀 소비자들의 소방용품 구매가 늘고 있다.
27일 충북일보 취재에 따르면 최근 소방용품 판매점들의 매출이 예년에 비해 적게는 10%, 많게는 두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한 소방용품 업체는 "이번주 들어 초기 화재 진압에 효과적인 제품이 어떤 것이냐는 문의가 잦다"며 "긴박한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시간을 벌어줄 수 있는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소방업체 역시 "이번주 들어 투척용 소화기나 차량용 소화기 등 가정용 소방용품의 판매가 늘었다"며 "주로 독립한 자녀들이 부모님 댁에 비치하면 좋은 제품군을 묻는다"고 말했다.
한 온라인 소방용품 판매점에서도 "산불 이후에 휴대용 간이 소화기 군의 판매가 확연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대형 산불이 지속되고 있어 불안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차량이나 가정에 구비할 용도로 사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 인터넷 커뮤티에서는 소방용품 구매정보를 공유하는 글들도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이 "어떤 소화기가 불을 끄는데 효과적인지 궁금하다"고 묻자 "투척용 소화기가 기화속도에 있어 다른 소화기보다 효과가 좋다"고 답하는 등의 정보공유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자체들도 소방용품 구비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최근 특별지시 4호를 발령하고 대형산불 예방에 총력을 다해달라고 각 시·군과 산하 기관에 지시했고, 일선 현장에선 소방용품 점검이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들은 노후화된 소방용품이 없는지, 소방용품이 제대로 작동하는 지 등을 주로 살피고 있다.
전문가들은 화재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주택용 소방시설 구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충북소방본부 예방안전과 한 소방관은 "사실 산불과 같이 대형 화재가 났을 때는 대피가 우선"이라고 말하면서도 "휴대용 소화기를 가정에 비치해두면 탈출 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주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소화기는 ABC 소화기 종류인데 목재나 일반 가연물, 전기 화재에 모두 효과적"이라면서 "법으로도 단독·다가구·다세대 주택에는 소화기와 화재경보기 등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가 의무화 됐지만 실질적인 설치율이 저조하고 노후 주택 같은 경우는 소방시설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충북소방본부는 나름대로 화재 취약계층을 찾아 주택용 소방시설을 전달하고 있고 현수막과 배너 설치 등 소화기와 화재경보기의 설치율을 높이기 위해 홍보에 힘쓰고 있다.
한편 충북에서는 최근 3년(2022~2024년) 동안 2022년 23건, 2023년 33건, 2024년 13건 등 총 69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2022년 부상 3명, 2023년 부상 5명, 2024년 사망 1명·부상 1명 등 산불로 매년 꾸준히 사람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었다. / 임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