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다가오는 설 연휴를 앞두고 충북도내 중소기업의 한숨이 깊어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충북지역본부(충북중소기업회장 최병윤)가 22일 발표한 '2025년 중소기업 설 자금 수요조사'결과 도내 기업 두 곳 중 한 곳은 자금사정이 지난해 보다 곤란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도내 11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설 대비 자금사정이 '곤란하다'는 응답은 50.9%로 가장 높았다. '작년과 다르지 않다'는 응답은 40.9%, '원활하다'는 8.2%로 각각 집계됐다.
특히 매출액의 규모가 작고 종사자 수가 적을수록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응답한 기업의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곤란한 원인(복수응답)으로는 '판매·매출 부진'이 60.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원·부자재 가격 상승(53.6%)', '인건비 상승(28.6%)' 등이다.
기업들이 은행, 정책금융기관등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33.9%가 지난해 설과 비교해 '곤란하다'고 응답했다. 원활하다는 응답은 7.3%에 그쳤다.
은행에서 자금 조달시 주로 겪는 애로사항으로는 '높은 대출금리(62.1%)'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대출한도 부족(33.3%)' '부동산 담보 요구(22.7%)' '과도한 서류제출 요구(22.7%)' 등이 뒤를 이었다.
중기중앙회 충북본부는 "부동산 담보 요구, 과도한 서류 제출 요구 등은 판매 부진 등 경기 침체 장기화 국면에서 경영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중소기업들에게 상당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도내 중소기업의 평균 설 자금은 4억3천790만 원이었다. 이가운데 필요자금 대비 부족자금은 평균 9천70만 원으로 나타났다.
설 자금이 부족한 기업을 대상으로 자금 확보방안을 물어본 결과, 응답기업의 64.2%가 '결제연기'를 통한 자금확보를 답했다. '납품 대금 조기회수(37.7%)' '금융기관 차입(37.7%)'순으로 응답했고, '대책 없음' 응답도 22.6%에 달하며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설 상여금 지급 계획이 있는 중소기업은 55.5%였고, 지급 계획이 없는 곳은 26.3%다. 아직 결정하지 못한 기업은 18.2%로 조사됐다.
상여금 지급수준은 정률지급의 경우 기본급의 58.9%, 정액지급의 경우 평균 83만 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설 추가 휴무계획에 대해서는 75.5%의 업체가 설 공휴일(27~30일)에만 휴무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임춘호 중소기업중앙회 충북지역본부장은 "만성적인 내수부진과 원·부자재의 가격상승 등으로 충북지역 중소기업들의 절반 가까이가 설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기업(64.2%)들이 결제연기를 통해 추석자금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이에 따라 유동성 부족이 거래기업으로 전이될 우려가 커 중소기업들의 경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에 정부는 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내수 활성화, 납품대금연동제 의무 도입 등 중소기업이 스스로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성지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