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견은 1983년 6월 1일 국가무형유산에 등재, 2011년 11월 28일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에 오른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무예다.
택견 예능 보유자인 정경화 선생과 택견원을 보유한 충주시는 명실상부 택견의 종주 도시로서 국내외에 당당히 위상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충주는 택견보존회와 한국택견협회, 시립택견단 등 풍부한 인적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택견원(전수관)과 국제무예센터 같은 물적 기반까지 자리해 있어, 택견인들에게는 그야말로 둘도 없는 '성지(聖地)'라 할 수 있다.
택견의 무형유산 전승과 보존은 택견보존회가, 공연을 통한 홍보와 대중화는 시립택견단이, 그리고 저변 확대와 세계화는 한국택견협회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폴란드 그단스크에 해외 첫 택견전수관이 문을 연 것은 바로 이 같은 노력의 성과다.
앞으로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와의 협업이 이뤄진다면 택견의 국제적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택견의 보호와 육성, 국내외 진흥을 위해 '택견진흥법' 제정 또한 검토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대한택견회, 결련택견협회 등 여러 단체 간의 협의가 우선시돼야 하며, 경기 규칙이 통일된다면 택견의 아시안게임, 더 나아가 올림픽 종목 채택까지도 고려해 볼 만하다.
과거 태권도가 올림픽에 진입해 대중화·세계화에 기여한 것처럼 택견도 그 길을 밟을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를 위해서는 각 단체의 정체성을 존중하면서도 큰 뜻(아시안게임·올림픽 진입)을 위해 대의멸친(大義滅親)하는 자세로 한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택견 용어 정리나 수련복 통일 같은 작은 일에서부터 합의점을 찾아간다면, 우공(愚公)이 산을 옮기듯(移山) 언젠가 큰 열매를 맺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아울러 충주시가 전국 유일의 시립택견단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택견단원 채용에도 열린 마음을 가져 타 단체 출신 인재들을 적극 포용할 필요도 있다.
그렇게 한다면 택견의 다양성과 문화 콘텐츠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며, 앞으로 창단될 어린이 택견단과의 공존과 협업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택견계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지만, 택견인들이 서로 비방하기만 한다면 '공도동망(共倒同亡)' 될 뿐이다.
반대로 협력한다면 상생의 길이 열릴 수 있으므로 열린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
실제로 진(秦)나라의 정치가 이사(李斯)가 쓴 '간축객서(諫逐客書)'에서는 '태산은 작은 흙덩이도 마다하지 않아(泰山不辭土壤 故 能成其大) 그 웅대함을 이루고, 큰 강과 바다는 가느다란 물줄기도 가리지 않아(河海不擇細流 故 能就其深) 그 깊음을 얻는다'라고 했다.
이는 곧 다양한 인재와 생각을 품은 덕에 진나라가 천하통일의 길을 열 수 있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충주시도 택견 발전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인적·물적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되, 택견인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팔길이 원칙'을 지켜야 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택견인들이 단합된 목소리로 함께 나아가야 할 때이다.
그 협력이야말로 택견이 더 넓은 무대에서 빛을 발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