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올해 설을 약 3주 앞둔 가운데 차례상 비용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속적인 물가 상승에 따른 영향이다.
12일 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 조사결과 올해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약 30만2천500원, 대형마트는 40만9천510원이 들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 대비 각각 6.7%·7.2% 올랐으며, 대형마트가 전통시장보다 약 35.4% 높았다.
일부 가격이 하락한 품목도 있으나 과일류와 채소류 등 가격 상승이 큰 품목들이 전체 비용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차례상 물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과일류와 매년 변동성이 큰 채소류는 각각 전년 대비 57.9%·32.0% 상승했다. 두 품목은 2년 연속 상승하며 체감 물가를 높이고 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올해 과일류 가격을 올린 것은 '배'다. 전년 대비 비교적 작황을 회복한 사과와 달리, 배는 지난해 여름 폭염·집중호우로 인한 일소·낙과 등 피해가 커 생산량이 감소하고, 상품성이 저하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10일 청주 기준 배(신고) 10개 가격은 3만8천100원 이다. 전년 대비 42.14%, 평년 대비 49.18% 각각 상승했다.
이처럼 사과와 배 등 명절 필수 과일 가격 오름에 따라 샤인머스캣, 만감류 등의 과일 수요가 증가하면서 과일류 전체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견과류는 곶감 작황이 회복돼 전년 대비 7.1% 하락하며 평년 가격대를 회복했다.
나물류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채소류는 최근 들이닥친 강력한 한파로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
특히 무와 배추는 작년 여름 생육 부진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데다, 김장철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조기 출하가 많이 이루어진 상황 속에서 한파로 인한 공급량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KAMIS 기준 배추는 한 포기에 6천290원으로 전년 대비 98.86% 상승했고, 무는 한 개에 3천660원으로 전년 대비 102.55% 올랐다.
수산물류와 축산물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큰 가격 변동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최근 환율과 유가 변동 등에 따라 수입 가격과 생산 비용 등이 가격 증가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팀장은 "평년보다 빠른 설과 최근 한파 영향으로 가격대가 높게 형성돼 있는 품목이 있다"며 "좋은 품질의 재료를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하려면, 저장 기간이 비교적 긴 품목은 미리, 변동이 잦은 채소류와 같은 품목은 기후 변화에 맞춰 준비하는 것이 좋으며, 또한 발표 가격은 정부의 설 물가 안정 대책이 미반영된 가격이니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 소비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성지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