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여파로 정치적 불안정 사태가 이어지며 서민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9일 오후 청주의 한 음식점 자영업자가 썰렁한 가게에서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비상계엄 사태에 이은 탄핵 정국으로 혼란이 지속되면서 경찰과 소방당국의 연말 행사, 모임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9일 충북경찰청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양 기관은 외부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말 모임을 지양하는 분위기다.
특히 충북경찰은 평일에 도내 집회, 주말에는 서울 집회에 동원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올해는 각종 정치 집회로 경력이 많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돼 그만큼 일선 경찰관들의 피로도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각 과별 회식을 축소하거나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상황을 전했다.
충북소방도 각종 집회의 사고 방지 대책마련에 집중한다.
한 해의 업무를 마무리하고 성과를 치하하는 자리인 종무식은 열지 않거나 간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소방 관계자는 "보통 11월에서 12월께 종무식을 계획하는데 이번에는 열지 않을 계획"이라며 "연초에 진행하는 시무식도 정국 상황에 따라 열지 않을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경찰과 소방을 포함한 주요 공공기관이 탄학정국과 관련해 연말 행사를 취소 또는 축소키로 하자 연말특수를 기대하고 있는 소상공인들은 비상이 걸렸다.
특히 예약 위주로 운영되는 대형 식당들은 비상계엄 이후 예약 취소 통보를 계속 받고 있다고 한다.
청주시 청원구 우암동에서 고깃집을 운영 중인 한 사장은 "12월이 되면 송년회 회식이나 행사를 위해 예약하는 사람들로 넘쳐났는데 올해는 예약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비상계엄 선언 이후 식당 예약을 취소한 사람들도 많다"고 토로했다.
예약이 들어오지 않다 보니 식당 운영시간을 줄이는 곳도 발생하고 있다.
흥덕구 운천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업주는 "연말에 대비해 12시까지 식당을 운영하려고 준비했는데 예약이 들어오지 않아 8시에서 9시까지 운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특히 호텔같은 숙박시설 등은 타격이 매우 클 것"이라고 전했다.
업주의 말대로 성탄절과 연말 특수를 노린 호텔이나 숙박업소는 기존 연말 행사 예약이 대부분 취소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청원구 율량동의 한 호텔 관계자는 "12월은 한창 붐비는 시기인데, 예약은 커녕 예약 취소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며 "심지어 직접 호텔을 찾아오는 투숙객의 발길도 끊기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정세 불안이 지속되자 정부는 현 경제 상황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단 입장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지난 8일 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최근 국내 정치상황으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경제부총리인 제가 중심이 되어 경제팀이 총력을 다해 경제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최 경제부총리는 내년도 예산안과 주요 경제법안들에 대한 조속한 처리를 국회에 호소했다.
그는 "내수를 회복시켜 취약계층에 온기를 전하고, 글로벌 산업전쟁 속에서 기업이 활로를 찾을 수 있도록 경제문제만큼은 여야와 관계없이 조속히 처리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며 "소상공인 지원예산, 보다 두터워진 생계급여와 노인일자리 사업 등을 담은 2025년 예산안이 내년 초부터 정상 집행될 수 있도록 신속히 확정해 주시길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 임성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