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명산책 - 초평저수지와 미호저수지

2024.11.20 14:48:54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최근 초평저수지에 미르309라는 출렁다리가 만들어지면서 관광객들이 구름처럼 모여들고 있다. 그런데 초평저수지의 이름을 미호저수지와 혼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초평저수지는 1942년 공사를 시작하여 1958년 한미 협조로 완공되었다. 그후 용수량이 부족해지자 1982년 종전의 댐보다 2㎞ 하류에 다시 댐을 축조하기 시작하여 1986년 준공하였다. 저수지는 둥근 호수 형태가 아니라 산 계곡을 따라 굴곡이 심한 'ㄹ'자 형태를 이루며 나지막한 구릉성 산지에 둘러싸여 있다. 저수지 안에는 수초 섬이나 크고 작은 섬들이 군데군데 배치되어 있고, 수상 방갈로가 떠 있어 낚시 명소로 전국에 널리 알려 왔으며 출렁다리가 만들어지면서 유명 관광지가 되었다.

농업 기반 시설을 관리하는 한국농어촌공사는 1961년에 미호천 상류를 막아 축조한 저수지이므로 명칭을 미호저수지로 지정했다. 하지만 인근 지역 주민이나 낚시 애호가들 사이에 초평저수지로 알려져 있고, 국토지리정보원에도 '초평 저수지'로 등록돼 있지만 이 저수지의 행정기관 관리 문서에 등록된 공식 명칭은 초평저수지가 아니었다. 명칭이 두 가지로 혼선을 빚고 있으므로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자 진천군은 저수지 소유권자인 한국농어촌공사 청주지사에 국토지리정보원에 등록된 명칭으로 통일해 달라고 요청하여 2021년 4월에 승인을 받고 '초평 저수지'가 공식 명칭이 된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혼선을 빚지 않도록 안내판을 세워 홍보를 더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제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저수지로서의 역할보다 관광지로서의 역할이 늘어나다 보니까 어느 안내 지도에는 '초평호'라 소개하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러면 저수지와 호수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저수지와 호수의 차이는 강(江)과 천(川)의 차이와도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미호천이 2022년 7월에 미호강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는데 일반적으로 강(江)은 넓고 긴 하천을, 천(川)은 작은 하천을 의미한다고 알고 있지만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것처럼 저수지와 호수와의 명칭 차이도 명확한 구분이 없는 것 같다.

호수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자연 호수를 말하며, 일반적으로 최심부의 깊이가 5m 이상인 것을 일컫는다. 최심부의 깊이가 5m 이하인 것은 늪이라고 하며, 최심부의 깊이가 1m 이하인 것은 소택(沼澤)이라고 한다. 하지만 댐 등으로 강물을 막아 만드는 인공호의 경우도 호수라고 한다. 전국에는 소양호나 안동호 등 댐으로 이루어진 호수가 많으며 충북에도 대청호와 충주호가 있다. 한반도는 지형상 이렇다 할 큰 자연 호수가 없다. 그래서 예로부터 농업용수로 활용하기 위해 물길의 둑을 막아서 저수지를 많이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인공 호수는 댐 및 방조제 등에 의해 인공적으로 형성된 호수로서 규모가 작은 인공호는 보통 저수지라고 하는 것이다.

탑정호, 산정호수의 경우를 보면 규모가 작은데도 호수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저수지와 호수의 구분은 크기가 아니라 그 용도에 따라 구분되는 것으로 보인다. 즉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물을 모아두는 곳은 저수지라 해야 적합하고, 관광, 휴양을 위한 목적으로 저수를 한 것이라면 '호수'라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산정호수도 처음에는 관개용 저수지로 만들었지만 휴양지로 활용되면서 산정호수로 부르고 있고 경기도 시흥시 물왕동에 있는 물왕저수지도 저수지의 공원화가 많이 이루어져 있어, 호수로 명칭 변경이 필요하여 2023년 1월 9일 물왕호(물왕호수)로 변경하였다.

그렇다면 초평저수지도 처음에는 농업용수를 위한 저수지로 만들었지만 이제 전국에 널리 알려진 낚시터이며 연안에는 초평 호텔과 테니스장, 오락실, 음식점 등의 부대 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가족 단위의 소풍지로 활용되고 있으며 하늘 다리와 출렁다리, 그리고 둘레길은 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으므로 이제는 초평호라 불러도 무방하지 않을까.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