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무심천 강아지풀

2024.09.12 15:01:37

무심천 강아지풀
       심억수
       충북시인협회 회원



노을이 눈시울 붉히는 무심천 강가
무시로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풀
흔들릴 때마다 떨어지는 붉은 신음
무심결 떠나가는 젊음의 안타까움

내 안에 숨겨진 욕망의 푸른 빛
바람에 무력하게 그저 흔들릴 뿐
하늘 향해 칼날 들이대던 억새
백기 들고 온몸으로 울고 있다

수많은 선물을 주었던 계절의 시간
무심천 물길 따라 한없이 흘러가고
인연의 숲 안에 길들여진 아우성
반란의 깃발로 홀로 서는 적막함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라는 핑계로
세상을 향해 말없이 흔들던 꼬리
슬며시 떼어놓고 집으로 돌아설 때
애잔한 밤 업는 무심천 강아지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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