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 순직 1년… 교권 보호제도 개선 '멀었다'

교총, 전국 교원 4천264명 대상 설문조사 공개
45.2% 개선과제로 "모호한 아동복지법 개정" 꼽아
학교안전법·교원지위법 개정 필요성 뒤이어
교권 침해 상담건수 올해 들어 다시 증가세
"현장 정서 반영한 보완 입법 시급"

2024.07.16 16:52:11

[충북일보] 서울 서이초 교사 순직 1주기(18일)를 앞두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현장 교원들 대부분은 지난 1년간 교권 보호제도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인식하고 있다.

16일 교총이 전국 유·초·중·고 교원과 전문직(4천264명)을 대상으로 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서이초 사건이 남긴 의미에 대해 응답 교원의 절반인 48.1%가 '심각한 교실 붕괴, 교권 추락 현실을 사회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답했다.

'학생, 학부모 등 사회에 학교·교원 존중 문화의 필요성을 인식시켰다(16.2%)' 답변은 그다음으로 많았다.

반면 교육기본법, 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 교원지위법, 아동학대처벌법 등 '교권 보호 5법개정 등 교권 보호 제도 개선에 기여했다'는 답변은 11.6%에 그쳤다.

서이초 사건 이후 가장 충격을 받은 사건으로는 '서울, 대전, 충북, 전북, 제주 등 잇단 교원의 극단 선택(22.7%)'을 가장 많이 답변했다.

이어 '초등생에게 뺨 맞은 교감 사건(20.8%)', '속초 체험학습 사고로 법정 선 교사 사건(20.6%)', '유명 웹툰작가의 특수교사 아동학대 고소 사건(13.9%)' 순으로 나타났다.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해 가장 시급한 개선과제로는 '모호한 정서학대 기준을 명확히 규정하는 아동복지법 개정(45.2%)'을 절반 가까운 교사가 꼽았다.

그다음은 '학교 안전사고 발생 시 고의·중과실 없는 교원의 책임을 면제하는 학교안전법 개정(20.1%)', '무고한 아동학대 신고에 따른 무혐의 결정 시 교육활동 침해 행위로 간주하는 교원지위법 개정(15.7%)' 순으로 많았다.

교총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서이초 사건은 우리 사회에 교육 붕괴에 대한 경종을 울리며 교권 보호 법·제도를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면서도 "다만 현장 교원들은 바뀐 법·제도로는 교권 보호에 실질적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정서를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교총에 접수된 교권 침해 상담 건수를 분석하면 이같은 우려는 기우가 아니다.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 상담 건수는 서이초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인 2023년 3~6월에는 월평균 27건이었다가 사건 이후인 2023년 8~12월에는 16.8건으로 줄었다.

하지만 올해 3~6월에는 19.8건으로 다시 늘었다.

교총은 최근 서울대 의과대학과 중앙보훈병원 공동연구팀이 분석한 지난 10년간 공무원연금공단의 공상(공무원 산업재해신청) 데이터(6,209명) 결과도 함께 공개했다.

분석 결과를 보면 교육공무원의 직업성 정신질환 발생 위험도가 일반직(행정·기술) 공무원에 비해 2.16배나 높았다.

세부적으로는 우울증 2.07배, 급성스트레스 2.78배, 기타 정신질환 2.68배 등으로 나타났다.

교총은 "이런 절박한 현실과 현장 정서가 반영돼 교원들은 교권 보호를 위한 보완 입법이 시급하다고 호소한다"며 "정부와 국회는 모호한 정서학대 기준을 명확히 하고 정당한 교육활동은 아동학대를 적용하지 않는 아동복지법 개정, 학교 안전사고 시 교원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다면 민·형사상 면책하는 학교안전법 개정, 무혐의·무죄 결정이 나는 수준의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악성 민원 가해자에 대해 업무방해 등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교원지위법 개정에 즉각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교총은 아동복지법, 학교안전법, 교원지위법 개정을 포함한 '2024년 교권 11대 핵심정책'을 이미 국회, 정부에 제시하고 전방위 관철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직전 교총 회장인 정성국 의원과 협력해 아동복지법, 학교안전법 개정안 발의를 실현한 바 있다. / 안혜주기자 asj13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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