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지난 7월 15일 발생한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의 희생자 14명을 추모하는 시민 합동분향소가 기습 철거됐다.
오송 유가족협의회 등에 따르면 청주시 도시재생지원센터에 1층에 마련된 시민분향소는 지난 1일 밤 9시 20분께 철거됐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이날 오후 8시까지 시민분향소를 운영하기로 했지만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분향소 운영 연장을 요구했다.
이에 시는 추석 연휴 전까지 분향소를 도시재생지원센터 2층으로 옮길 것을 제안했고 유가족 측은 접근성을 이유로 거부해 끝내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유족과 시민단체들은 "충북도의 철거가 예정된 날짜여서 철거가 진행될까 우려하기도 했으나 오늘은 분향소를 철거하지 않을 것이라는 도 관계자의 말을 믿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는 이날 오후 8시 40분께부터 철거에 나섰고 시와 유가족협의회가 철거 예정일까지 결론에 이르지 못해 예정대로 철거를 진행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 관계자는 "그간 분향소 운영과 관련해 유가족협의회와 수차례 협의와 변경이 있었다"며 "분향소 위치와 기간변경에 따른 도시재생지원센터 운영 애로사항 등을 고려해 협의회와 약속한 지난 1일에 부득이 철거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유가족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크게 반발했고 이들은 기습 철거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규탄 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유족들이 분향소 철거에 반대하는 입장을 사전에 분명히 전달했고 지자체 측에서도 당일 철거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충북도와 청주시는 49재를 지내는 날에 기습적으로 철거를 진행했다"며 "분향소를 없애버린 것은 지자체가 참사에 대한 망각을 강요하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오는 4일 오전 11시 청주시청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에 앞서 1일 오후 5시 궁평2지하차도에서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위령제와 49재가 열렸다.
이날 추모제는 고인들의 넋을 기리며 억울한 죽음의 원인을 밝히고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의미를 담아 진행됐다.
추모제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4·16세월호 참사 유가족, 10·29이태원 참사 유가족, 추모객 등 150여명이 참여해 희생자를 애도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 임성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