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대학교 고(故)오범수 설립자 겸 초대이사장 제26주기 추도식이 26일 교내 학생회관 앞 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총장 선임 문제로 벌어지고 있는 학내 갈등을 말해주듯 추도식장 옆에 '불통 총장 사죄하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속보=총장 임용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는 충청대학교의 교수, 직원, 학생들이 한 목소리로 학교 정상화를 요구하고 나섰다.(4월 24일 4면)
충청대 교수협의회와 직원협의회는 26일 학생회관 앞에서 '고 월강 오범수 설립자 겸 초대 이사장 제26기 추도식'을 공동 개최했다.
추도식에는 설립자의 가족과 교직원, 학생, 퇴임교수, 동문 등 700여 명이 참석했다. 설립자의 딸인 오경나 이사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26일 충청대학교 학생회관 앞 광장에서 열린 고(故)오범수 설립자 겸 초대이사장 제26주기 추도식에서 충청대 교원노조 이윤호 조합장(오른쪽)과 전국대학노조 충청대 오승인지부장이 학교 정상화를 위한 공동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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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호 교협회장, 허정영 직협회장 등의 추도사와 각 학과의 학회장대표들이 추도시를 낭독하며 고인의 뜻을 기렸다. 애초 추도시를 낭독할 것으로 알려졌던 총학생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윤호 교협회장은 "고(故) 오범수 초대 이사장이 충청대학교를 '국가발전에 공헌하는 훌륭한 인재를 배출하는 산실로 만들겠다!' 는 꿈으로 세웠다"면서 "그 결과 6만7천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할 수 있었고, 이들이 곳곳에서 빛나는 삶으로 모범을 보이고 있다"고 추모했다.
26일 충청대학교 학생회관 앞 광장에서 열린 고(故)오범수 설립자 겸 초대이사장 제26주기 추도식에서 학생들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이날 추도식에 설립자의 딸인 오경나 이사장은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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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대표들은 "월강(月岡)이라는 호는 산등성이를 지나가는 달빛이라는 뜻"이라고 풀이하면서 "충청대학교라는 커다란 산등성이를 흐르며 밤마다 밝은 빛을 비춰주신 분"이라고 기억했다.
추도식을 마친 뒤 교원노동조합과 전국대학노동조합 충청대지부는 "충청대가 처한 현실을 직시하고, 하루속히 정상화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공동선언문에는 조합원의 권익 보호, 조합원의 고용 안정,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학습 환경 개선 등의 내용을 담았다.
학생들은 자치적으로 '충청대 정상화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충청대 비상대책위원회는 교육부에 제출한 5건의 질의내용 중 일부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비대위에 따르면 교육부는 "결격사유를 확인하지 않은 총장 임용 승인 의결이 유효한지 여부"에 대한 질의에 대해 "무엇보다 사립학교법 제54조의 제1항에 따라 총장 임용 승인 의결 전 결격사유가 있는 자인지 확인 후 의결 및 임용하는 것이 적법한 절차이며 절차와 요건을 준수하시길 말씀드립니다"라고 답변했다.
비대위는 교육부의 답변을 모두 접수한 후 이를 분석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학교법인 충청학원 이사회는 지난달 31일 송 전 충북보건과학대 총장을 신임 총장으로 임용하고, 오경나 총장은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이에 충청대 교직원들은 이사회의 결정에 반발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총장 임용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비대위는 지난 3일 "송 총장 임용 승인안과 오 이사장 선임안건을 의결한 제267회 이사회를 무효화시켜달라"고 교육부에 민원은 제기한 상태다. / 김금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