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스타그램- 청주 북문로2가 솥밥·메밀김밥 '소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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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7 14:16:15

[충북일보] 방금 지은 것이 분명한 밥이다. 뜨거운 솥밥이 상 위에 오르면 하얗게 퍼지는 연기 속으로 푸짐한 재료가 가득하다. 온갖 내음이 코 끝에 닿는다. 구수한 밥과 어우러진 달콤하거나 짭쪼름한 향이 입맛을 돋운다. 방앗간에서 짜온 기름의 짙은 고소함이 여지없이 꽂힌다.

청주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솥밥과 메밀김밥 전문점 '소로리'는 언제 넣어둔지 모를 식당의 공기밥을 싫어하던 김용현 대표의 아이디어였다. 어릴 때부터 일상적으로 요리를 접했다. 솜씨 좋은 어머니의 손맛을 근간으로 캠핑과 낚시를 함께 즐기던 아버지의 별미 요리까지 용현 씨가 요리를 시작하는데 두루 도움이 됐다.
ⓒ소로리 인스타그램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중학생 때부터 조리사 자격증에 도전했다. 한식, 일식, 양식 자격증을 모두 취득하면서 자연스럽게 요식업계로 들어섰다.

서울에서 경험을 쌓고 청주에 내려와 자신만의 메뉴를 내세운 가게 오픈에 참여했다. 메뉴를 만들 때는 상권과 이색적인 조합, 맛과 담음새를 모두 고려했다. 스테이크를 얹은 크림리조또나 카츠산도, 대창덮밥 등 인근에 없던 요리를 내세워 몇몇 가게의 성공을 이끈 뒤 자신의 독창적인 메뉴 선택에 확신을 얻었다. 보기 좋고 맛도 좋은 요리의 결과는 정해져 있었다.
주변 상권을 분석하고 새롭게 개발한 메뉴는 솥밥이다. 청주에서 발견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 '소로리 볍씨'의 이름에 착안해 가게 이름을 정했다. 맛있는 밥을 중심으로 한 그릇이면 충분한 맛과 영양을 고려해 다양한 재료를 얹어 선택의 폭을 넓혔다.

갈비찜을 함께 먹는 듯한 맛을 연출한 갈비솥밥은 소로리의 대표 메뉴다. 뼈를 발라낸 소갈비살을 먹기 좋은 크기로 부드럽게 손질해 사용한다.
자극적이지 않은 짭쪼름한 맛으로 직접 개발한 소스에 졸인 갈비는 누구나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대추, 밤, 꽈리고추와 단호박 등을 함께 올려 한그릇 갈비찜처럼 화려한 담음새까지 갖춘 영양솥밥이다.

최근 메뉴에 추가한 전복솥밥도 갈비솥밥의 인기를 따라잡았다. 완도에서 직송으로 받는 활전복을 깨끗이 손질해 압력솥에 따로 쪄 부드럽게 씹힌다. 세 마리의 전복을 통으로 올린 뒤 신선한 전복내장 소스를 더하고 버터와 함께 내니 건강한 보양식에 트렌디한 맛이 더해졌다.
음성 도축장에서 받은 한우 대창을 깨끗이 손질해 특제 소스에 굽고 불맛을 입힌 한우대창솥밥은 기름진 대창의 고소함이 입 안에서 소스와 함께 터져 나오는 매력적인 메뉴다.

게살에 녹진한 대게내장을 얹어 게딱지밥을 먹는 느낌을 살린 게살솥밥과 남해안 꼬막에 어울리는 양념을 더한 꼬막솥밥, 짜지않은 백명란을 듬뿍 얹어 양껏 비벼 먹을 수 있는 명란버터솥밥 모두 각각의 단골을 확보하고 있다. 토핑으로 얹는 참기름, 들기름이나 고춧가루와 깨는 육거리 방앗간에서 직접 가져와 풍미를 더한다.

밥 대신 메밀면을 사용해 만드는 메밀김밥도 청주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회심의 대표 메뉴다. 적당히 삶은 메밀면에 육수를 우려 만든 쯔유가 밴 면만 먹어도 감칠맛이 충분하다. 두툼한 일본식 계란말이와 아보카도, 표고, 유부, 루꼴라, 와사비마요 등이 한 입에 어우러 진다. 소금으로 숙성시켜 불순물을 제거한 생연어를 통통하게 썰어 같이 넣은 연어메밀김밥도 풍성한 맛으로 인기다.
여름 한정 메뉴로 출시했던 삼계솥밥은 큼직한 닭다리와 가리비, 전복, 낙지 등을 찹쌀밥과 함께 내 폭발적인 성원을 받았다. 솥밥을 지을 때 넣은 적정 비율의 육수는 약간의 간장이 들어가 눌은밥의 구수함을 극대화 시킨다.

용현 씨는 이렇다 할 광고 한 번 없이 문 여는 날부터 줄을 선 손님들이 고맙다. 소로리를 찾아 다른 지역에서 왔다는 손님들도 재방문을 약속한다. 좋은 재료를 기반으로 한 좋은 식사가 소로리의 기본이다. 메뉴에 대한 고민과 수많은 시도에 대한 해답은 손님들의 빈 그릇이다.

/김희란 기자 ngel_r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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