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사람들, 꿈을 이루는 사람들

생각의 생각

2023.01.31 16:56:06

정초시

(전)충북연구원장·충북도 특별고문

1963년 8월 28일 워싱턴 DC 링컨기념관의 수많은 군중 앞에서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이라는 역사에 남는 연설을 하였다. 그가 말한 꿈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자유, 평등, 사랑"이 흑인에게도 이루어지는 것이었다. 킹 목사가 추구하는 꿈은 당연히 이루어져야 하지만 현실적 제약들 때문에 불가능했던 것을 염원하는 꿈이었다. 물론 과거의 억압받았던 상황을 현재적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꿈도 필요하지만, 지금은 좀 더 미래지향적이고 새로운 세계를 갈망하는 꿈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꿈을 꾼다는 것은 없는 것을 보고, 있는 것을 다르게 보며 옛 것을 새롭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꿈꾸는 사람은 새로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며 늘 즐겁다.

꿈은 상상하는 데에서 시작된다. 상상력의 원천은 무엇일까? 근원과 본질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답변을 찾아가는 인문학적 사고, 자연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창조적 상상력, 인간의 한계에 대한 도전, 호기심에 충만하여 새로움에 대한 끊임없는 시도, 경로의존성으로 대변되는 이전의 익숙한 삶을 벗어나려는 의지, 책·여행 등을 통해 많이 보고 사유하며 사고의 지평을 넓혀가는 습관들, 당연한 일상의 것들도 무심하게 지나치지 않고 의심하며 정밀한 사고를 통하여 대안을 구하려는 사고의 습관 등을 통해 상상력은 풍부해질 것이다. 그러나 꿈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꿈은 사회적 가치를 증진시키는 것이라야 한다. 즉, 꿈을 통해 우리 사회가 더 나은 상태로 발전된다는 희망을 주어야 한다.

지금까지 충북이 짧은 기간 동안 놀라울 정도로 성장한 것은 잘 알려진 성장경로에 따라 강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충북이 가진 자원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동시에 중앙정부로부터 최대한 지원을 이끌어낸 결과였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충북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더 높고 넓은 꿈을 가지고 이전에 가보지 않은 길을 성큼 내디뎌야 할 때가 되었다.

이러한 의미에서 김영환 지사는 참으로 꿈이 많은 사람이다. 보통 정치인은 안정적인 길을 가려고 하지만, 김 지사는 정치인들이 거의 가지 않는 길, 이전에는 가보지 않았던 길을 자원해서 가려고 한다. 처음에는 생소하였지만 서서히 공감을 얻고 있는 레이크 파크 르네상스, 백두대간 산간 내륙이 국토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중부내륙발전구상, 철도·도로·공항 등의 교통수단의 새로운 상상, 의료비 후불제, 차 없는 도청 구상, 관사 반납과 비좁은 집무실, 도청을 구도심 부흥의 마중물로 삼겠다는 구상, 못난이 김치, 트리하우스 등 새로운 꿈을 쏟아내고 있다.

이제 꿈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꿈을 이루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특히, 꿈의 실현을 통해 사회혁신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협력 과정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꿈은 현실과 괴리가 있기 마련이며, 꿈의 실현은 본질적으로 현실과 꿈을 융합하는 행위이다. 현실은 오랜 기간 동안 축적된 지식, 가치관, 사고방식, 이를 뒷받침해주는 과학기술 등을 바탕으로 정착되어 왔기 때문에, 새로움을 추구하는 행위는 이미 상존하는 이해관계 집단의 많은 저항과 갈등을 피해갈 수 없다. 이러한 의미에서 김지사의 꿈이 충북도민 전체의 꿈이 되기 위해서는 충북도민 전체의 공감과 협력을 바탕으로 실현되어야 한다.

꿈의 실현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꿈에 대한 공유와 공감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개인의 꿈이 도민 전체의 꿈으로 확장되며, 도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냉철한 이성과 합리적 사고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꿈을 실현하는 대안은 무수히 많을 것이며, 각각의 대안에 대한 합리적 분석과 기존 이해관계 집단과의 소통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뤄가는 과정에 따라 꿈의 실현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꿈이 따뜻한 가슴과 상상력에 비롯되었다고 한다면, 꿈의 실현은 현실 이해에 바탕을 둔 냉철한 분석과 대안, 그리고 사회적 합의에 이르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충북은 역사에 남을 거대 실험의 한 복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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