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한상우
충북시인협회 회원
누가 지난밤을 건너려 놓았을까
아무도 건널 것 같지 않은 강
노을에 그을린 별빛 부서지는 소리가
가랑이를 오고가는 사이
건너 가을 오고 건너 봄이 가고
날카롭던 세월로 천년을 디딤돌 놓아
새기려던 얼굴은 누구의 비석인가
물결은 굽은 등만 보일 뿐
강도 몸져누운 날 있었을 것이다
그 위를 양들이 지나고 목동이 지나고
달도 건넜을 것이다
사슴보다 긴 목을 열고도 눈망울 깊은 파도였어도
바다가 되지 못한 강을 수리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강변 무수한 조약돌이 강물 물고 반짝이기 시작한다
내 모난 돌 하나는
찰방찰방 발목만 적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