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 보수를 요청한 아파트 벽에 ‘그냥 사세요’ 조롱글.
ⓒ온라인 커뮤니티
[충북일보] "벽지는 찢어져 있고, 천장은 마감도 안 돼 있다. 이런 아파트에 '그냥 살라'니, 입주자는 억장이 무너집니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난리 난 신축 아파트 입주 상황'이라는 제목으로 충주의 한 신축 임대 아파트 실내와 외부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다.
공개된 내부 사진을 보면 아파트 내부 곳곳에 벽지가 뜯기거나 도배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일부 세대에서는 벽체에 금이 갔고, 마감이 제대로 되지 않아 철골이 그대로 노출되기도 했으며 발코니 창호가 없는 곳도 있었다.
심지어 벽지가 누락됐다는 한 입주민의 지적에 누군가 아파트 벽에 '그냥 사세요'라는 문구를 적어놓기도 했다.
문제의 아파트는 공공지원 민간 임대로 공급하는 곳으로 전용면적은 74~84㎡ 총 874가구 규모다.
입주 지정 기간은 1월 6일부터 2월 28일까지다.
사람이 도저히 기거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완공 허가'가 내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임대아파트 거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충주의 한 신축 아파트 부실 공사 논란과 관련, 모든 민간 임대아파트 하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약속했다.
원 장관은 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공이 지원하고, 민간건설업체가 시공한 일부 서민 아파트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니 정말 황당하고 화가 난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그냥 사세요'라는 글이 적혀있는 사진 한 장도 첨부하며 "자재 수급 곤란 등 어려움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미안하다'는 말 대신 '그냥 사세요'라고 조롱까지 했다고 하니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나마 국토부가 확인에 나서자, 부랴부랴 하자처리를 완료했다고 한다"면서 "특히 서민이 거주하는 민간 임대아파트에 대한 하자 민원을 전수조사해 하자를 신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 임대아파트도 이제는 '품질'"이라고 적었다.
충주 / 윤호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