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릉, 천년의 고도
아정 노영숙
충북시인협회 회원
작은 물방울 나비 되어 숲속을 날으니
햇살 드리워진 천년의 얼굴 아달라왕, 신덕왕, 경명왕
신비로운 시간 솔잎마다 가득하다
무리져 서 있는 고결한 선비들
사계절 변함없이 왕릉을 호위하며
아침마다 두 손 모으고 문침을 드린다
신라의 영혼이 살아 숨 쉬는 듯
짙고 엷음이 들고나는 천년의 소나무 향이
풍월도의 영혼을 가득 싣고는
오늘도 산 넘고 물 건너 동쪽 하늘 문을 연다
시류에 굴하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기에
이리저리 휘어져 하늘 향해 치오른 모습을 보며
너와 나의 마지막 소풍 길 이정표로 삼으려 한다
지금도 재흥을 염원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커다란 바위 한쪽에서 무릎 꿇고 기도를 드릴 때
천년의 고도는 힘차게 포효하며 차오르고 있다
*문침 ; 임금이 자는 곳에 직접 가서 올리는 문안 인사.
*삼릉 : 경주 삼릉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