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삼릉, 천년의 고도

2022.09.27 19:28:47

삼릉, 천년의 고도
             아정 노영숙
             충북시인협회 회원



작은 물방울 나비 되어 숲속을 날으니
햇살 드리워진 천년의 얼굴 아달라왕, 신덕왕, 경명왕
신비로운 시간 솔잎마다 가득하다

무리져 서 있는 고결한 선비들
사계절 변함없이 왕릉을 호위하며
아침마다 두 손 모으고 문침을 드린다

신라의 영혼이 살아 숨 쉬는 듯
짙고 엷음이 들고나는 천년의 소나무 향이
풍월도의 영혼을 가득 싣고는
오늘도 산 넘고 물 건너 동쪽 하늘 문을 연다

시류에 굴하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기에
이리저리 휘어져 하늘 향해 치오른 모습을 보며
너와 나의 마지막 소풍 길 이정표로 삼으려 한다

지금도 재흥을 염원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커다란 바위 한쪽에서 무릎 꿇고 기도를 드릴 때
천년의 고도는 힘차게 포효하며 차오르고 있다


*문침 ; 임금이 자는 곳에 직접 가서 올리는 문안 인사.
*삼릉 : 경주 삼릉숲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