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 대비 더 철저히 하자

2022.09.05 20:35:24

[충북일보] 역대급으로 분류된 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가 북상하고 있다. 5일과 6일 전국에 강한 바람과 비를 뿌리고 있다. 곳곳에서 피해가 우려된다. 전국이 초비상이다.

충북도는 대응태세에 돌입했다. 즉각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실·국별로 업무를 분담해 대응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취약지역 주민 대피계획도 수립했다. 특히 지난달 수해가 난 지역의 대비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충북은 그동안 태풍과 호우 피해를 여러 차례 겪었다. 충북도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도민 27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5차례의 태풍과 5차례의 호우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겪었다. 재산피해는 무려 4천686억 원, 이재민은 5천879명에 달한다. 2002년 8월 말 태풍 '루사'가 가장 많은 피해를 초래했다. 당시 영동 255㎜, 단양 173㎜, 괴산 167㎜의 폭우가 쏟아졌다. 2003년 9월 '매미', 2012년 '볼라벤'·'덴빈', 2020년 '마이삭'·'하이선' 때도 많은 피해를 입었다. 이번 힌남노는 역대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예상되고 있다. 단단히 대비하지 못하면 큰 피해가 예상된다. 물론 앞서 밝힌 대로 충북도가 재난대비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재난대책비 집행 실적을 보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최근 4년간(2018~2021년) 자연·사회 재난 피해복구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에 교부한 재난대책비의 집행 실적을 보면 그렇다.

최근 4년 간 충북의 재난대책비 집행 실적은 매우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충북을 비롯한 강원, 경남, 경북, 경기, 충남, 전남, 전북 등 8개 시·도의 실집행률이 50% 미만이었다. 충북은 4년 동안 모두 3천666억 원의 재난대책비를 교부받았다. 그런데 실제 사용한 액수는 48.2%인 1천767억8천900만 원에 그쳤다. 충북의 연도별 실집행률은 △2018년 89.4% △2019년 96.6% △2020년 32.7% △2021년 55.5%였다. 물론 재난대책비는 당해 연도 실집행률이 부진할 수 있다. 주로 7~9월 호우·태풍 등으로 인한 피해 발생 이후 교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재해복구사업 추진 시 실시설계, 환경영향평가 등 필수 행정절차 이행 및 공사 과정에서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것도 또 다른 원인이다. 재해복구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고려한다면 사업지연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설계, 행정절차 이행, 공사 등의 과정에서 문제를 없애야 한다. 다시 말해 재난 복구·보상 일정을 고려한 재난대책비 사업관리가 필요하다. 행정안전부는 먼저 공공시설 복구 관련 예비비 신청 및 사업예산 교부 시 복구계획을 면밀하게 파악해야 한다. 재난대책비 관련 복구수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성과지표도 세밀하게 설정해야 한다. 그래야 예산 이월을 최소화해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한 달 전 수도권 집중호우의 상흔이 아물기 전이다. 청주 복대동에서도 물난리가 재연됐다. 이런 상황에서 강력한 태풍이 북상하고 있다. 강한 바람과 많은 비가 예상된다. 재해 대비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충북에도 마찬가지다. 충북도는 상습 침수 및 붕괴 위험 지역에 대해 철저히 살펴야 한다. 지하차도, 강이나 계곡 주변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게다가 추석을 앞두고 다가오고 있다. 취약계층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해야 한다. 농산물 관리 및 점검도 서둘러야 한다. 허술한 재난 대응을 목격한 게 불과 한 달 전이다. 아직 복구가 안 된 시점에 또 한 번의 자연재해를 맞닥뜨릴 수도 있다. 물론 수해 대비책을 하루아침에 급조할 순 없다. 하지만 노출된 취약점을 그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 응급조치가 가능한 부분엔 대응 역량을 쏟아야 한다. 재난이 닥치면 특히 사회 취약 계층이 희생될 우려가 크다. 충북도는 산사태나 강풍 피해에 노출되기 쉬운 취약 지대 주민들을 보호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이번 태풍은 국지성 폭우가 아닌 초강력 태풍이다. 심각한 피해를 낼 가능성이 크다. 관리 미흡으로 인한 인재가 발생해선 안 된다. 무엇보다 현장 위주 예방관리가 중요하다. 재해 대책은 현실에서 곧바로 적용되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청주에서도 언제든 재해가 발생할 수 있다. 충북도 등 도내 11개 시·군은 미리 대비해야 한다. 대비가 철저하면 매사가 튼튼하다. 피해 예방과 저감에 완벽한 대비 이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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