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2022.08.29 16:42:30

[충북일보] 처음 가는 길의 느낌은 아주 다양하다. 우선 놀랍고 신선하다. 당황스럽고 실망스러울 때도 있다. 두렵고 무섭기도 하다.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곤 한다. 첫 시도가 주는 불확실성 때문이다.

*** 엮고 엮어 감동 만들어야

첫 시도는 늘 어렵다. 충북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실용적 충북영토 확장의 여정이다. 물론 앞으로 겪게 될 온갖 풍상도 예상할 수 있다. 실현 불가능한 가상현실이 아니라 다행이다.

충북도가 조만간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민관위원회를 구성한다. 실무지원을 위한 태스크포스(TF)도 만든다. 마스터플랜 연구용역은 9월 착수한다. 김영환 지사와 민간전문가를 공동위원장으로 한다. 우선 시·군과 함께 대표호수와 선도사업을 선정한다. 중앙부처와 연계사업을 발굴해 국비 등 재원도 마련할 예정이다.

충북은 남한강과 대청호 등의 식수원을 보유하고 있다. 경기도와 대전·충남권 등에 식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수십 년간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다. 이중 삼중의 규제 때문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규제가 3~4배나 많다. 모두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충북이 나아갈 수 있다.

때마침 충북 정치권이 나섰다. 충북에 대한 특례 지원 등을 요구키로 했다. 31일 국회 정론관에서 대정부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 지사를 비롯해 충북 국회의원들이 참석한다. 황영호 충북도의회 의장과 의장단, 상임위원장도 참석한다. 성명서에는 그동안 충북이 입은 각종 불이익 내용이 담긴다.

충북에는 다른 시·도와 달리 바다가 없다. 해양수산부 예산을 받기 어렵다. 불가피하게 재정적 불이익을 받곤 했다. 충북의 호수 주변 개발은 필요하다. 가칭 '충북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특별법'이라도 만들어야 한다. 충북을 위한 정부의 행·재정적 지원은 당연하다. 환경 보전에 필요한 비용은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

충북의 장점은 아주 많다. 바다는 없지만 호수가 있다. 항구는 없으나 백두대간이 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수만 갈래 길이 있다. 충북의 호수 면적은 전국에서 가장 넓다. 소백산·월악산·속리산 등 국립공원 면적도 그렇다. 하늘이 준 선물이다. 역사·문화유산과 스토리도 풍성하다. 엮고 엮어 감동을 만들어야 한다.

충북 100년의 지평을 열기는 쉽지 않다. 레이크파크 르네상스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 더 힘 있고 더 아름다운 세상은 언제나 앞에 있다. 뒤에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새로운 건 익숙하지 않다. 익숙하지 않으면 불편하고 불안하다. 때론 낯설음에 배타적 폭력성을 보인다. 수많은 노력이 필요한 까닭은 여기 있다.

위험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조짐이 별로 좋지 않다. 자칫 잘못하면 인근 시·도와 싸울 수도 있다. 공감대와 명분을 분명하게 만들어야 한다.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를 불가능으로 여기는 이들도 있다. 일부는 가상세계로 폄하하고 있다. 김 지사가 훨씬 더 구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현실적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 아방가르드적 자세 필요

충북도민 모두가 김 지사의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를 관찰한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의미를 부여한다. 대개는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실현을 바란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구체적이지 않아 의심스럽다. 유(有)의 세계를 확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책임은 선택한 사람의 몫이다. 결국 김 지사의 문제다.

새로움은 가치의 뒤바뀜이다. 가치 없던 대상의 가치를 절상하는 일이다. 높던 가치를 절하하는 일이다. 시대마다 요구하는 새로움의 가치가 다르다. 새로움은 늘 그 시대 문화적 가치 공간에 다시 편입된다. 엄밀히 말해 가치의 경계는 계속 무너진다. 지금 충북은 호수의 새 시대를 요구한다.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는 김 지사의 철학과 관련이 깊다. 이제는 김 지사에게 아방가르드적 자세가 필요하다. 확고한 신념을 다시 한 번 더 확인해야 한다. 호수의 시대에도 역사적인 맥락과 문화의 깊이가 내장돼야 한다. 문화와 역사의 아카이브 공간이 차곡차곡 쌓여 새로운 문화와 역사를 만든다.

노력하는 한 방황할 수밖에 없다. 김 지사는 천천히 서둘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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