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 총장선거 괜찮은가

2022.08.15 16:13:41

[충북일보] 충북대학교가 불안에 휩싸였다. 차기 총장을 선출하지 못해 노심초사다. 충북도민들의 걱정도 크다. 출마 후보자들도 애를 태우고 있다. 하지만 이유를 생각하면 길을 찾기 쉽다.

*** 관선 시대 회귀는 막아야

충북대 총장 미선출은 이미 학교 이슈를 넘어섰다. 오래전 지역의 의제로 변했다. 우려가 걱정으로 바뀐 지도 오래다. 이제는 점차 두려움이 되고 있다. 복잡한 변수가 실타래처럼 얽혀 해결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단의 합의가 필요하다.

국립대 총장 선출 방식이 올해부터 새로 바뀌었다. 충북대가 겪는 진통은 여기서 나온다. 총장선출에는 교수뿐만 아니라 직원과 학생까지 참여한다. 그런데 투표반영 비율을 놓고 서로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물론 투표자 투표비율에 대한 협의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현재 교수회 측이 교수 78%, 직원·학생 22% 안을 제시한 상태다. 하지만 직원회 측이 교수회 측의 제안을 거부한 상태다.

개정된 교육공무원법은 긍정적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대학 총장선거가 대표적이다. 표면적으로는 대학 자율에 맡기고 있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 우선 총장 선출 과정을 관리·감독해야할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이 없다. 교육부가 구성원간 갈등을 부추겼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법만 개정해 놓고 갈등 원인을 나 몰라라 하는 꼴이다. 피해는 고스란히 구성원의 몫이다.

더 큰 문제는 총장 부재가 주는 악영향이다. 총장 선거 지연은 대학 발전에 큰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지역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된다. 대학은 총장 임기 종료 뒤 3개월 이내에 교육부에 총장 후보자를 추천해야 한다. 기간 내 추천하지 못하면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길 수 있다. 교육부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총장을 임명할 수 있다. 과거의 관선 대학총장 시대로 회귀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충북대 차기 총장후보론 6명이 거론되고 있다. 고창섭, 김수갑, 이재은, 임달호, 한찬훈, 홍진태 교수 등이다. 현 총장 임기만료일은 오는 22일이다. 불과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투표자 투표비율조차 결정되지 않았다. 그나마 차기 총장 출마자격에 대한 규정을 개정키로 한 게 다행이다. 정년 규정에 묶였던 후보들의 출마가 가능해졌다. 우려됐던 걱정 하나를 던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녹록지 않다. 총장 직무대리 체제가 도래할 수도 있다.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다. 구성원들 간 대학 내 주도권 싸움은 치열하다. 그들에게 스스로 투표 참여비율을 결정하라는 건 무리였다. 교육부가 골치 아픈 총장선거를 해당 대학에 던져놓은 셈이다. 내부에서 구성원들끼리 알아서 처리하라는 방조에 지나지 않았다. 교육공무원법을 다시 개정해야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이유다.

교육공무원법 개정은 국회서 했다. 그런데 총장선거 갈등은 온전히 대학 구성원들 몫이 됐다. 투표비율은 선거의 당락을 가를 수 있다. 민감한 사안일 수밖에 없다. 쉽게 합의하기 어렵다. 하지만 양보 없이 평행선을 달린다면 득보다 실이 크다. 학령인구 감소로 지역 대학은 이미 위기로 치닫고 있다.

*** 양보의 미덕이 필요하다

이쯤 되면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 그게 갈등을 최소화하는 길이다. 양보 없는 요구는 갈등만 키우게 된다. 걱정을 덩달아 키울 수밖에 없다. 양보와 타협은 무엇이 다를까. 양보엔 어느 정도 희생이 뒤따른다. 타협은 희생보다는 이익이 따라온다. 그러다 보니 비즈니스 관계에선 양보보단 타협이 많다.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다. 양보가 넘쳐나는 세상은 베푸는 세상이다. 내 이익보다 희생을 중시한다. 개인의 선보다 공동의 선의 추구한다. 양보의 가치를 아는 성숙함이 필요하다.하지만 세상은 양보보다 타협을 가치 있게 여기곤 한다. 타협을 지혜나 슬기로 추켜세운다. 자신의 삶과 적당히 타협하려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꿈꾸고 바라는 행복의 삶을 원한다. 그 행복이 스스로 결정한 자부심 넘치는 행복인지는 본인만 안다. 타협에 의해 이뤄진 것도 마찬가지다. 욕심과 타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걸 조금 내려놓고 양보하는 미덕을 갖춘 사람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충북대 총장선거는 거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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