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오면 불안한 복대동 주민들

시간당 50㎜ 이상 폭우에 '지웰홈스 인근' 침수
주변지역보다 낮은 지대 원인… 2017년 피해 방불
청주시 "뚜렷한 방안 없어 가경천 하류 유수지 고려"

2022.08.11 21:07:35

폭우가 이어진 11일 지난밤 침수 피해를 입은 청주시 복대동의 한 아파트 앞 하수구에서 긴급 복구 작업에 나선 작업자들이 대형 펌프차를 이용해 배수 작업을 하고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5년만에 또다시 물난리를 겪은 청주 복대동 인근 주민들은 이번 비가 그쳐도 당분간은 불안 속에 살아야 할 형편이다.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를 막을 뚜렷한 방안이 현재는 없어 다음 주 또 한 번 예정된 폭우 소식이 긴장을 가중시킨다.

11일 청주시와 충북도에 따르면 전날부터 내린 비로 청주시 복대동 신영지웰홈스 아파트 인근에서 도로·주택·상가 침수 26건이 보고됐다.

전날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의 청주 지역 강우량은 282.9㎜, 전날 내린 비만 212.6㎜다. 강우량은 시간당 최대 50㎜이상으로 집계됐다.

폭우가 이어진 11일 지난 밤 침수 피해를 입은 청주시 복대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입구에 주민들이 차수막과 모래주머니를 쌓아 놓고 침수에 대비하고 있다.

ⓒ김용수기자
복대동 지웰홈스 아파트 인근은 지난 2017년 7월 폭우 당시에도 큰 피해를 입은 곳이다. 2017년엔 주택·상가(22건)와 지웰홈스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올해 인근 침수 피해 속에서도 지웰홈스 아파트는 피해를 입지 않았다. 입주민들은 전날 밤 지하주차장 입구에 차수벽을 설치하고 밤새 양동이 등으로 물을 퍼내는 '사투'를 벌여 피해를 막았다.

지웰홈스 아파트는 침수 위기를 넘겼지만, 인근 주택과 상가는 속수무책으로 흙탕물을 뒤집어쓸수밖에 없었다. .

복대동, 특히 지웰홈스 아파트 인근이 지난 2017년에 이어 이번에도 침수 피해를 겪은 것은 지리적 특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복대동 일대의 등고. 중앙 하단부분의 40~42m 수준의 파란색 등고선으로 표시된 곳의 위치가 지웰홈스 아파트다.

ⓒ인터넷캡쳐
등고(contourmapcreator.urgr8.ch)를 보면 지웰홈스 아파트의 고도는 40~42m 정도다.

지웰홈스 아파트를 둘러싼 솔밭초등학교와 현대백화점 충청점·솔밭공원 일대는 45m 이상으로, 복대동에 내린 비가 지웰홈스 아파트로 흘러내리는 형태다.

더욱이 지웰홈스 아파트 전면에 흐르는 가경천의 고도는 43~44m로 가경천이 범람할 경우 이 또한 지웰홈스 아파트로 흘러들수밖에 없다.

복대동 외에 청주 지역의 상습침수 피해지역이었던 개신동과 내덕동 일대도 상대적으로 지대가 낮다.

하지만 개신동과 내덕동 일대는 이번 폭우상황에서 우수저류시설 덕을 봤다.

폭우가 이어진 11일 지난 밤 침수 피해를 입은 청주시 복대동의 한 상점 대형 유리창이 파손된 채 복구를 기다리고 있다.

ⓒ김용수기자
개신동 충북대 일원엔 2016년 1만3천700㎥(t) 규모의 '개신지구 우수저류시설', 내덕동 일원(옛MBC)엔 2014년 1만6천㎥ 규모의 '내덕지구 우수저류시설'이 각각 준공됐다.

개신동·내덕동은 지난 2017년 7월 폭우 당시엔 침수 피해를 입었지만, 시간당 80㎜로 설계된 우수저류시설 덕에 이번엔 종전처럼 큰 피해는 입지 않았다.

시는 복대동 인근 피해 예방을 위해 충북도와 함께 가경천·석남천 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에서 보듯 역부족이다.

폭우가 이어진 11일 지난밤 침수피해를 입은 청주시 복대동의 한 식당에서 직원들이 흙탕물로 뒤범벅이 된 집기들을 정리하며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김용수기자
복대동엔 우수저류시설 설치 계획이 없어 앞으로도 위기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우수저류시설은 피해 저감시설인데, 한도를 넘는 많은 비가 내릴 경우 넘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개신동·내덕동 외에 수곡동 84-4 일원에 1만2천㎥ 규모의 수곡지구 우수저류시설 공사를 진행 중으로, 올해 연말 준공 예정"이라며 "복대동 지역엔 아직까지 우수저류시설 설치 계획은 없다. 복대동엔 우수저류시설을 설치할만한 공간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대동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가경천 하류의 미호강 합수머리에서 많은 양의 물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유수지를 만드는 등의 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 성홍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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