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충북도교육감 당선인 인터뷰

"후보단일화 힘들었지만 가장 큰 힘 됐다"
'성장 중심 맞춤형교육' 반드시 이룰 터
'상호존중·배려·열린 마음·공감·동행' 강조
학생 재능·적성·능력 충분히 발휘하도록 지원
기초학력평가 줄 세우기 절대 아니다
학교폭력 화해중재기구 설치 구상
원칙·상식에 맞는 공정한 인사 단행
전교조 적대시 안 해·특정단체 우대도 없을 것

2022.06.19 16:18:54

윤건영 충북도교육감 당선인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6·1 전국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18대 충북교육감선거가 막을 내린지 보름 남짓 됐다. 윤건영(62) 당선인은 지난 15일 충북자연과학교육원에 교육감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을 꾸리고 본격적인 업무인수 작업에 들어갔다. 7월 1일 취임을 앞둔 윤 당선인이 충북교육 백년대계를 어떻게 설계하고 있는지 인터뷰를 통해 알아본다.

◇선거과정에서 가장 힘들었거나 기억에 남는 일과 취임 후 반드시 실천해야겠다고 다짐한 공약을 꼽는다면?

"후보단일화 과정이 무엇보다 힘들었다. 아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일이다. 후보단일화는 이후 치러진 선거전에서도 가장 큰 힘이 됐다. 4년의 임기동안 '성장 중심 맞춤형교육'을 반드시 이뤄내겠다. 다차원적 진단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학력수준을 파악하고, 개개인의 재능과 적성을 찾아내 그에 맞는 탁월성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학교교육 환경을 바꿔나가겠다."

윤건영 충북도교육감 당선인이 취임 후 새로운 충북의 교육정책에 대한 추진 방안 등을 설명하고 있다.

ⓒ김용수기자
◇선거를 치르면서 당선인 스스로 달라졌다고 느낀 부분이 있다면?

"큰 선거에 나선 것이 처음이어서 경험도 없고 긴장되다 보니 조금 세련되지 못했다. 서로 대화하는 과정에서 상호이해가 부족해 독선적이라거나 권위적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킨 적도 있었다. 저만의 주장이 강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선거가 본격화되면서 충북도민과 유권자들의 얘기를 많이 듣는데 집중했다. 앞으로도 소통하는 교육감이 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교육감으로 취임하면 어떤 교육철학을 가지고 충북교육 정책을 펼칠 생각인가?

"교육철학은 '지속가능한 충북교육-미래는 교육이다'로 정리할 수 있다.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걸맞은 교육을 통해 미래를 열어가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교육목표도 '교육의 품, 학교의 꿈, 아이의 힘'으로 정했다. 새로운 충북교육 정책을 추진하더라도 과거와 완전히 단절하고 전혀 다른 길을 찾겠다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의 정책이나 제도, 사업 중에서도 보완해 유지할 것이 있다면 계승·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학생·학부모·교사·지역사회 등 교육주체들이 존중하고 배려하는 열린 마음으로, 감싸고 공감하며, 동행하는 교육정책을 펼치겠다. 학생들이 재능과 적성,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면서 모두 행복해 하는 충북교육이 되도록 이끌겠다."
ⓒ김용수기자
◇충북학생들의 학력이 다른 시·도에 비해 뒤떨어진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교육정책 방향이 문제다. 학력저하는 충북만이 아닌 전국적인 현상이다. 특히 코로나19로 기초학력 저하가 심각해졌다. 하지만 충북교육은 이 같은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8년간 잘못된 이념 편향적 교육정책에 빠져 엉뚱한 길만 걸었다. 2014년 이전 충북학생들의 학력은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이에 대한 지적과 우려가 이번 선거에 반영됐다고 본다."

◇선거과정에서 수월성 교육과 기초학력 평가를 강조했다. 당선인이 취임하면 옛날처럼 고등학교에 우열반이 생기고, 시험지옥이 시작될 것이라는 걱정이 많다. 충북학생들의 학력을 어떻게 끌어올릴 생각인가?

"학생들의 학력신장을 위해서는 학생 각자의 학력수준을 제대로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학력수준 평가 자료를 바탕으로 맞춤형 교육을 펼칠 것이다. 각자의 수준에 맞춘 키높이 교육이야말로 기초학력을 향상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지도방법이 될 것이다. 충북을 포함해 다른 시·도가 함께 치르는 전국단위 평가도 생각 중이다. 과거와 같은 우열반이나 시험지옥으로 느낄 정도의 평가는 없을 것이다. 다차원적 평가는 우열반을 가리기 위한 줄 세우기가 아니다. 공교육 정상화는 아이들의 역량을 학교에서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학교를 바꾸자는 것이다. 아이들을 학교에 묶어두겠다는 취지가 결코 아니다."

◇기초학력평가 결과와 매년 도내 고등학교의 대학진학 실적을 공개할 의향이 있는지?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기초학력을 평가한 뒤 서열을 매겨 공개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학생 각자가 현재의 상태를 알고, 학습을 촉진하기 위한 평가다. 이를 통해 본인의 취약한 부분이 뭐고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학생 각자가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지식에 대해 확인하는 과정이다. 고난이도 문제를 출제해 등수를 매기는 게 아니다. 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공개할 부분을 정하겠다. 대학진학 실적도 학교별 성적이 아닌 다른 시도와 비교한 수치, 수시와 정시 합격자, 재학생과 재수생 합격비율 등을 공개하겠다."

윤건영 충북도교육감 당선인

ⓒ김용수기자
◇충북도내 중3 학생들의 고교학군 배정 방식도 개편하겠다고 공약했다. 어떤 방식으로 개편할 생각인가?

"현재 방식보다 좀 완화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근본적인 거는 교사와 학부모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정하겠다. 거주지 중심으로 학생들이 가고 싶은 학교를 먼저 선택할 수 있도록 학교장에게 30% 정도 선발권을 주는 방식도 염두에 두고 있다. 거주지를 고려하지 않은 채 성적만 가지고 균등하게 배분하는 것은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 학부모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그때 판단하겠다."

◇선거과정에서 행복씨앗학교와 행복교육지구 등 김병우 교육감의 행복교육을 비판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행복씨앗학교나 행복교육지구 제도 자체만 놓고 보면 장점이 적지 않다. 그렇지만 제도가 정착되지 못하고 현장에서 겉도는 상황이 계속됐다. 8년이나 추진했는데도 여전히 첫 모델로 삼았던 경기도식 행복교육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금 충북에서 이뤄지는 행복교육사업 전체를 살펴볼 것이다. 처음 도입할 당시 장점들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이 있는 지, 학교현장에 반영해 지속 추진할 만한 부분이 있는지도 확인하겠다."

◇선거운동기간 동안 줄곧 김병우 교육감의 인사편중 문제를 지적했다. 학교 현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선에서 합리적으로 처리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인사원칙을 세워두고 있는가?

"전교조라는 특정단체 출신 일부 교원들을 위한 편중인사로 일선 교사들과 충북교육 가족들이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개선하겠다. 원칙과 상식에 맞는 공정한 인사를 단행할 것이다. 전교조와 관련된 인사도 마찬가지다. 전교조 비율을 정해놓거나 특정인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한 인사는 없을 것이다. 다만 과거의 부당한 인사제도나 불합리한 기준은 바로 잡을 것이다. 살생부 얘기가 나도는 모양이다. 한마디로 소설일 뿐이다. 인사와 관련해 조금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고전 등 독서를 통한 인성교육을 강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앞으로 서당이 생기고 공자 맹자 목민심서를 읽는 소리가 학교 곳곳에서 들릴 것 같다는 얘기도 나온다. 어떤 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인가?

"고전 읽는 소리가 학교 곳곳에서 들린다면 바람직한 일이라고 본다. 고전백서 읽기를 하는 데가 많다. 가장 좋은 학습방법은 독서다. 지역사회의 많은 기업, 시민사회단체, 유관기관이 거버넌스를 구축해 독서를 일상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학교폭력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인가?

"학교폭력심의위원회에 회부하기 전에 소위 억울한 피해자나 가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화해를 중재하는 기구가 필요하다. 교원의 입장을 대변하는 그룹, 학부모 입장을 대변하는 그룹, 퇴직한 교육계 원로, 법률전문가나 의사 등 전문가 그룹으로 학교폭력 화해중재기구를 설치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학교폭력 문제가 발생하면 초기에 그룹별로 현장을 찾아가 학부모나 교사, 학생들을 만나고 각자의 입장을 들어본 뒤 다시 모여 토론을 거치면서 화해주선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생각이다. 사소한 갈등에서 비롯된 말다툼도 무조건 학교폭력심의위원회로 넘기는 경우가 많다. 그때부터 가해자와 피해자가 고정화돼 학부모들까지 갈등에 휩싸이게 된다."

윤건영 충북도교육감 당선인이 취임 후 새로운 충북의 교육정책에 대한 추진 방안 등을 설명하고 있다.

ⓒ김용수기자
◇진보적 교원단체인 전교조와의 관계 설정이 궁금하다.

"전교조라고 적대시하거나 특정단체를 우대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교육에는 보수와 진보가 공존한다. 균형을 잡는 게 중요하다. 보수나 진보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을 것이다. 현실적인 상황과 지향점에 대한 균형감을 갖고 교육정책을 펼치겠다."

◇충북교육의 수장이 8년 만에 바뀌는데 대해 기대감도 많지만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교육가족들도 있다. 충북도민과 교육가족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 충북교육이 처한 상황은 결코 녹록하지 않다.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학령인구 문제부터 교육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 교육계 내부부터 하나가 돼야한다. 부족하지만 교육가족 여러분의 두려움을 기대로 바꿔놓겠다. '백년지대계'인 교육은 결과가 금방 드러나지 않는 특성이 있다. 서두르지 않고 충북을 전국에서 가장 자랑할 만한 교육특별도로 만드는데 앞장서겠다. 변화는 시대의 요구이자 흐름이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충북교육을 바로 잡는 일에 모두 힘을 보태줬으면 좋겠다."

/ 이종억기자 eok527@daum.net

윤건영 18대 충북도교육감 당선인 프로필

△1960년 4월 충북 보은 회인 출생 △회인초-회인중-청주고 졸업 △서울대 사범대학 대학원 교육학 박사 △전 청주교대 총장 △전 충북교총 회장 △전 사회적기업 ㈜아름교육 대표이사 △전 미국 조지아대 초빙교수 △전 한국도덕윤리학회장 △충북인성민주시민교육실천연합회장 △청주서부라이온스클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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