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 첫걸음, 안전한 먹거리 생활

2022.05.12 15:50:44

최자운

세명대 교양대학 부교수

-유전자 변형 식품(GMO 식품) 수입 현황

우리나라는 전세계적으로 GMO 식품 수입량이 상위권에 속한다. 미국이나 브라질 등으로부터 수입한 콩기름, 카놀라유, 옥수수유 등은 여러 종류의 가공식품을 만드는데 활용되고 있다. GMO 식품을 많이 수입하게 된 이유는 외환위기 당시 IMF가 국가 부채를 탕감해주는 대신 농산물 시장을 개방하도록 유도했기 때문이다. IMF에 부채를 진 우리나라는 그들의 구조조정 프로그램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때 우리나라 1위부터 3위를 차지했던 토종 종자기업들은 다국적 기업에 인수되었다. 그리고 이들이 한국 종자시장의 70%를 점유하게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은 50%, 곡물 자급률은 20% 정도이다.

-식품 독점과 바나나 멸종 사태

GMO에 의한 식품 독점이 위험한 이유는 바나나를 통해 알 수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과일은 바나나이고, 우리나라도 수입 과일 중 1위이다. 잘 먹고 있는데 무슨 문제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과거 바나나는 한 차례 홍역을 앓은 바 있다. 당시 전세계적으로 유통되던 그로미셸 품종이 파나마병으로 인해 전멸되다시피 한 것이다. 바나나를 수확하고 나면, 그루터기에서 자란 생장지를 다른 바나나 밑동에 옮겨 심는다. 하나의 생장지가 감염된줄 모르고 다른 가지에 계속 옮겼을 경우 전염병이 전체로 번지게 된 것이었다. 초국적 식품회사에서는 다양한 품종을 개발하는 대신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하나의 품종에 올인하였다. 그렇게 나온 것이 우리가 먹고 있는 캐번디시 품종이다. 새로운 바이러스가 창궐한다면 또다시 바나나 재앙이 도래할 수 있다.

-GMO 식품 찬반 의견

GMO 식품 찬성론자들은 병충해에 강하도록 유전자 조작한 종자가 농토를 덜 갈게 함으로써 토양 침식을 줄이고, 무엇보다 다수확이 가능하다고 한다. 아울러, 세계 보건기구(WHO)와 같은 기관에서 안전성까지 검증받았다고 한다. GMO 식품은 고품질의 가성비 좋은 식품이라는 것이다.

반대론자들은 하나의 작물에 유전자를 조작하면 그것과 관련이 있는 잡초나 해충 등도 같이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유전자를 조작한 씨앗을 심으면 해충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하지만, 해충 역시 살아남기 위해 면역력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종자는 크게 고정종자, 영양종자, F1종자로 나뉜다. 고정종자는 수확한 작물에서 산출된 씨앗을 파종하면 과거와 같은 작물을 얻을 수 있다. 영양종자는 감자와 같이, 수확한 작물 일부를 씨앗으로 삼는다. F1종자는 유전자를 조작하여 만들어낸 종자로, 터미네이터(terminator) 씨앗은 고정종자와 달리, 다음 번에는 활용할 수 없고, 트레일러(trailer) 씨앗은 특정 종자 기업에서 제작한 비료나 농약을 사용해야만 발아된다. 현재 많은 농민들은 토종종자에 비해 가격 및 수확량이 월등한 이 종자들을 사용하고 있다. 수익을 내야 하는 농가 입장에서는 선택의 의지가 없다.

-우리의 대응

루이 드레퓌스, 카길, 몬산토 등 현재 세계 3대 곡물 무역회사는 생산, 저장, 수송을 독자적으로 해결하면서, 전세계 무역의 75% 이상을 장악하고 있고,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신들이 생산산 종자, 농약, 비료 등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GMO 표시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완제품에 GMO 유전자가 잔존하지 않더라도 GMO 원료를 사용했다면 사용 여부를 표시하자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식품산업계에서는 2차, 3차 가공되는 식품 모두에 완전 표시제를 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GMO 완전표시제를 실시하면 식품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한다.

GMO 완전표시제가 안된다면, 차선책으로 Non-GMO 표시라도 해야 한다. 소비자의 알권리는 존중받아야 한다. 아울러, 소비자들은 어떤 과정을 통해 이 식품이 밥상에 오르게 되었는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건강한 식생활은 공동체의 기본이다. 안전한 먹거리는 우리의 미래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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