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검사비 납부 '동상이몽' 극심

충북자동차검사조합, 미납 업체 법적조치
업체 "민감한 매출정보로 '세금'처럼 압박"
조합 "업체, 수수료 1천원만 올려도 이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다른 징수방법' 제안

2022.01.17 20:13:40

[충북일보] 속보=충북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과 한 검사정비업체가 갈등을 빚고 있는 '자동차 검사 수수료(검사비)'에 대한 동상이몽이 극심하다. <1월 7일자 3면>

검사정비 업계는 매출 정보를 이용한 '옥죄기'는 그만둬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는 반면, 충북조합 측은 '정당한 활동'이라는 입장이다.

17일 충북 도내 자동차검사정비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충북조합은 최근 A업체 등에 대한 채권 가압류 명령 신청서를 청주지법에 제출했고, 청주지법은 이를 받아들여 채권 가압류를 결정했다.

충북조합과 A업체 간 갈등의 원인은 '검사비'다. 충북조합은 지난 2020년부터 차량 검사를 하는 조합원에 '차량 검사 1대당 500원'의 검사비를 납부토록 하고 있다.

A업체는 충북조합이 부실 운영에 따른 경영 위기를 검사비 징수로 상쇄하려 한다며 935만 여원의 검사비 등을 미납했다. 이에 충북조합은 법적 조치를 하게 됐다.

충북조합이 도내 조합원들로부터 거둬들이는 '검사비'는 차량 소유자가 자동차 검사를 한 뒤 업체 등에 납부하는 수수료의 일부다.

차량 소유자는 관계법에 의해 정해진 기간에 자동차검사소나 업체에 방문해 정기검사 또는 종합검사를 받는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산하의 자동차검사소는 차량(경형, 소형, 중형, 대형)에 따라 △정기검사비 1만7천 원~2만9천 원 △종합검사비(부하) 4만8천 원~6만5천 원의 수수료를 받는다. 자동차검사소가 아닌 각 업체가 차량 소유자로부터 받는 수수료는 자율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국내 자동차 검사 업무를 관리한다. 공단은 매달 각 업체에서 이뤄진 검사 관련 자료를 종합해 △(사)한국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연합회 △전국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연합회 측에 전송한다. 이후 각 연합회는 소속 시·도조합에 관련 자료를 내려보내는 식이다.

공단 관계자는 "업체가 시행한 검사 중 '적합 몇 대, 부적합 몇 대' 등의 자료를 연합회에 보낸다"며 "연합회와 이 자료를 통해 업체가 검사업무를 잘 관리할 수 있도록 독려하라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시·도조합이 '업체별 검사 대수' 자료를 '업체 옥죄기'에 사용한다는 데 있다.

충북조합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월별 검사 대수와 1대당 검사비(2020년 500원, 2021년 400원)를 곱해 납부해야 할 검사비를 산출, 미납 업체에 통보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정비업무가 많지 않은 요즘 업체의 자동차 검사 대수는 매출과 직결된 민감한 정보"라며 "업체별 매출정보를 함부로 이용해 세금 걷듯이 업체를 압박하는 것은 조합의 올바른 처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업체 매출 정보는 개인 정보 수준에서 다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조합이 매출 정보를 마음대로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충북조합은 검사비 징수는 조합 차원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정당한 활동'임을 강조했다.

충북조합 관계자는 "조합은 수익사업을 통해 조합원을 보호해야 한다"며 "자동차 검사는 코로나 사태나 계절을 타는 업무가 아니다. 업체별 고정적인 수익이다. 검사비 납부는 조합원들 중 '안정적인 업체가 어려운 업체를 돕자'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에 납부하는 검사비가 부담된다면, 업체가 검사 수수료를 1천 원 정도 올려서 검사비를 납부하고 업체도 추가 이윤을 내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

'검사비'와 관련해 곤혹(?)을 치르기도 한 한국교통안전공단 측은 또다른 징수방법을 제안했다.

공단 관계자는 "검사비를 납부하는 모 업체 측에서 '공단이랑 조합이랑 얼마씩 나눠 갖느냐'고 항의하기도 한다"며 "공단은 전산망을 업체와 조합 등에 제공할뿐 징수활동은 전혀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당 얼마씩 납부토록 하는 건 세금 징수와 같다. 세금은 정부에서 떼는 것이지 조합 등이 떼는 것이 아니다"라며 "차라리 월정액으로 '100대 이상 얼마, 500대 이상 얼마' 식으로 하는 게 긍정적일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 성홍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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