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오창 여중생 빗속 추모물결 "엄벌해 주세요"

지난 12일 오창서 성범죄·아동학대 피해 여중생 2명 극단적 선택
가해자 계부 구속영장 반려…지자체, 학대 사실 확인 못해
여중생 숨진 아파트 화단에 꽃다발, 손 편지 등 추모 이어져
'엄벌 촉구' 청와대 국민청원 게재…재발 방지 요청

2021.05.16 15:47:03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물 캡처 화면.

[충북일보] 속보=최근 성범죄와 아동학대 피해자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극단적 선택을 한 여중생 2명을 추모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해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14일자 3면>

지난 15일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의 한 아파트 화단에는 누군가 갖다 놓은 우산 아래 꽃다발과 손 편지가 가득 놓여있었다.

이곳에서는 지난 12일 오후 5시 11분께 여중생 2명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친구 사이인 A양과 B양은 이 아파트 옥상에서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해 목숨을 잃었다.

꽃다발에 붙어있는 메모지에는 '네가 없다는 게 믿기지 않아', '보고싶다', '나랑 친구해줘서 정말 고마웠어', '여기서 힘들었으니까 거기선 꼭 행복해야 해' 등 고인을 추모하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이날 만난 오창읍 주민 A씨는 "주변 아파트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져 마음이 아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여중생 2명이 숨진 채 발견된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아파트 화단에 지난 15일 고인을 추모하는 꽃다발과 손 편지가 놓여있다.

ⓒ신민수기자
경찰과 청주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월 A양의 부모가 A양이 B양의 의붓아버지인 C씨로부터 성범죄 피해를 당했다는 고소장을 내자 관련 수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C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지난 3월 검찰에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을 각 1회씩 청구했지만 '수사 미비와 자료 보완'을 이유로 모두 반려됐다.

경찰은 지난 11일에도 C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하려 했지만, 같은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청주지방검찰청은 보도자료를 내고 "검찰은 경찰과 협의를 거쳐 객관적 증거 확보 등 추가 보완수사를 하기로 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관련 수사를 하던 중 C씨가 의붓딸인 B양을 학대했다는 의심 정황을 인지하고, 지난 2월 초께 청주시에 조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이에 시는 아동·청소년 상담시설인 위센터와 함께 B양을 대상으로 지난 2월과 3월 두 차례 상담을 진행했다.

시 관계자는 "경찰 요청을 받고 상담을 진행했지만 B양이 학대 피해를 부정해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이후 충북아동보호전문기관에 사례관리를 요청했으나 상담과 연락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건의 실체 규명이 더딘 상황에서 피해자가 숨져 수사에 난항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계부를 처벌해 달라'는 게시글이 게재됐다.

지난 14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두명의 중학생을 자살에 이르게 한 계부를 엄중 수사하여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학생들의 수많은 진술에도 불구하고 구속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은 얼마나 큰 무력감과 공포감을 느꼈을지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라며 '앞날이 창창한 어린 학생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아간 계부에 대해 엄벌을 내려주십시오. 다시는 이런 가슴아픈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주세요'라고 했다.

이 게시물에는 16일 오후 3시 30분 기준 1만7천324명이 동의했다.

/ 신민수기자 0724sm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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