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 원정리 느티나무 보호수 해제

대체목 이식 마을주민 의사에 맡겨
주민들 '수령 10년 괴목' 심을 계획
사진동호인들 "모양새 갖춘 큰 나무" 필요

2021.05.05 13:19:02

올봄 새순을 피우지 못해 고사판정을 받고 보호수에서 해제된 보은군 마로면 원정리 느티나무가 몰골을 드러낸 채 애처롭게 서 있다.

ⓒ이종억기자
[충북일보] 속보=풍요로운 농촌풍경과 밤하늘 은하수 사진촬영 장소로 널리 알려진 보은군 마로면 원정리의 느티나무가 최종 고사(枯死) 판정을 받고 보호수에서도 해제됐다. <4월 19일 3면>

보은군 관계자는 "최근 나무병원·마을이장 등과 함께 마로면 원정리87 느티나무에 대한 정밀조사를 벌인 결과 말라죽은 것으로 판정했다"며 "이에 따라 지난달 27일자로 원정리 느티나무를 보호수에서 해제했다"고 5일 확인했다.

수령 500년 이상 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느티나무는 1982년 8월 보은-6호 보호수로 지정돼 보은군의 관리를 받아왔다.

보은군은 원정리 마을주민들이 고사한 느티나무 제거에서부터 대체목 이식까지 맡아 주변 명소화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를 허용키로 했다.

원정리 마을 주민들은 "고사한 느티나무를 매각한 대금으로 대체목을 구입해 옮겨 심을 계획"이라며 "이미 축사가 들어서는 등 주변 환경이 예전과 같지 않지만 군유지인 느티나무 인근 부지를 최대한 활용해 명소화하는 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은 대체목 이식 비용이 만만치 않아 고사한 느티나무를 없애고 그 자리에 수령 10년가량의 느티나무를 옮겨 심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사진동호인들은 "수령 500년을 넘긴 느티나무를 대체할 나무로는 부족하지 않겠냐"며 "보은군이 비용을 지원해서라도 어느 정도 모양새를 갖춘 큰 나무를 옮겨 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보은군 관계자는 "보호수를 해제한 뒤 우선 주민들 자체적으로 명소화 사업을 추진하도록 했다"며 "주민지원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정리 느티나무는 지난해 봄부터 쇠약해져 나무병원의 외과수술을 받는 등 집중관리를 받아왔지만 올봄 끝내 새 잎을 피우지 못했다.

이 느티나무는 키 15m, 기둥둘레 4m로 농촌들녘 한복판에서 여름철 풍성함을 자랑하며 농부들에게 서늘한 그늘을 내어주고, 전국 사진동호인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이른 아침 안개를 품고 있는 모습이나 가을철 황금색 들판과 조화를 이루는 풍경, 밤하늘 은하수 사진촬영 배경으로 인기를 끌었다. 보은 / 이종억기자 eok52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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