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2주년] '청주 독립운동가 마을을 아시나요'

독립운동계 '3만' 정순만 선생 고향
2019년 12월 옥산 덕촌리에 문 열어
코로나19 만나 본격 운영부터 차질
"많은 아이에게 독립운동 알릴 것"

2021.02.25 20:14:52

지난 2019년 12월 26일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덕촌리에서 '독립운동마을' 준공식이 열리고 있다. 하지만, 얼마 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독립운동마을은 본격적인 운영에 나서보지도 못한 채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고 있다.

[충북일보] "코로나19 때문에 아쉽죠."

고즈넉한 시골 마을인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덕촌리. 이곳에는 지난 2019년 12월 26일 '독립운동가 마을'이 들어섰다.

덕촌리 독립운동마을은 이승만·박용만 선생과 함께 독립운동계의 '3만'으로 불리던 검은 정순만(鄭淳萬·1873~1911) 선생의 고향이기도 했다.

정 선생은 1896년 이승만·윤치호 선생과 독립협회 창립에 참여한 청주지역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다.

13도의군부·성명회·권업회·관일약 등을 설치해 민족계몽과 독립운동을 펼치다 1911년 서거했다. 정부는 1986년 정 선생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독립운동에 투신한 정 선생의 고향인 옥산면 덕촌리는 하동 정씨의 집성촌이었다.

정 선생의 후손들은 그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대통령 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주관 기념사업에 공모해 선정됐다. 독립운동가 마을의 시작이었다.

독립운동가 마을 곳곳에는 애국심이 샘솟는 문화 콘텐츠들이 잘 녹아있다.

지난해 11월 청주시 옥산면 덕촌리 독립운동가 마을에서 마을 관계자들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마을 입구의 태극기 거리부터 등산로로 각광받는 애국의 길, 정순만 선생 기념관, 3·1운동 만세광장 등이 자리 잡았고, 어린이 교육을 위한 교육시설도 위치했다.

청주 1호 마을 기록보관소 사업이기도 한 이곳에는 정순만 선생의 활동사와 그가 설립한 덕신학교의 역사가 기록됐다.

하지만, 야심 차게 문을 연 독립운동가 마을은 예상치 못한 난관을 만나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때문이다.

본격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하기도 전에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준공식 이후 점차 잊히기 시작했다.

하동 정씨 종중회장이자 정순만기념사업회 이사직을 맡은 정열모(72) 회장은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문을 열고 본격적으로 운영에 들어갔어야 했는데 곧바로 코로나19가 발생했어요. 그동안 활발했던 어린이들의 체험 교육도 모두 중단할 수밖에 없었죠."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정 회장이었다. 모든 것이 중단되다 보니 시민들 기억 속에서도 잊혀 갔다.

그는 "종종 시민들이 찾아주긴 하는데 대부분 개별적으로 인터넷이나 신문을 보고 찾아온 분들이에요.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기억해주고 찾아주는 게 고마울 따름이죠"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어려운 상황임에도 정 회장의 목소리에는 독립운동가 후손으로서의 자부심이 가득했다.

"독립운동가 마을은 주민들이 합심해서 만들어진 순수 주민주도 사업입니다. 독립운동가 후손의 자부심으로 여기까지 왔어요. 주민들도 우리 마을에서 독립운동가가 탄생했다는 자부심으로 함께 힘을 모아 만들었습니다. 관에서 주도했으면 어려웠을 거예요."

올해 정순만 선생 서거 110주년이라고 설명한 정 회장은 올해 목표가 하나 있다. 아이들을 위한 교육 활동에 더욱 매진하는 것이다.

"그동안 옥산지역 아이들을 대상으로 독립운동 활동상·예절과 같은 교육 프로그램을 했는데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보람이 느껴집니다. 상황이 나아지면 올해 더욱 많은 아이들에게 독립운동의 의미를 알리고 싶어요. 제대로 된 추모비도 만들고, 추모행사도 열어 독립운동마을이 청주지역을 대표하는 곳으로 키울 겁니다."

/ 강준식기자 good1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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