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선빚는 중기 대출현장 '아수라장'

충북 中企관계자·소상공인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유관 기관 직원은 야근 생활화… 정부 '뒷짐' 수준
"이왕 대출해주는 것 절차라도 편하게 해줘야"

2020.04.02 20:48:20

2일 충북기업진흥원에서 한 중소기업 관계자가 ‘코로나19 피해 특별경영안정자금’ 대출에 대한 상담을 받고 있다.

ⓒ김태훈기자
[충북일보]"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지금 딱 그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긴급자금 대출을 받으려는 중소기업 관계자와 소상공인, 유관 기관 관계자들의 피로가 쌓이고 있다.

정부의 명확한 정책 안내와 기관별 업무 분장, 지원 소요 기간 등에 대한 정보 전달이 부족해 현장혼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충북 도내 유관 기관은 지난 1일을 기준으로 변경·강화된 지원금 대출 업무로 눈코 뜰 새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출을 받아야 하는 중소기업 관계자와 소상공인은 더 정신이 없어졌다. 예정된 기금이 바닥나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신청서를 제출한 뒤 지원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관련 정책 발표로 한숨 돌린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는 모양새다.

충북신용보증재단은 지난 2월 13일부터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지원 특례보증'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국내 전체 대출 규모는 3조 원으로 지난 1일 현재 충북신보에 1만75건, 3천278억 원이 접수됐다. 지원 승인은 4천120건, 1천184억 원이다.

충북신보의 보증 업무는 일반 시중은행의 이차보전 대출, 기업은행의 초저금리 대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직접대출 등과는 별개의 상품이다.

하지만 충북신보를 방문해 여타 상품에 대해 문의를 하는 소상공인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접수 초기 하루 700명 이상의 소상공인이 충북신보를 방문하기도 했다.

지난 1일부터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 대한 신속한 지원을 위해 청주 시내 45개 영업점에 상담·서류접수 업무를 전면 위탁하고 보증심사 업무에 주력했지만, '한 방 해결'을 위해 충북신보를 찾는 소상공인을 돌려보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충북신보 직원들은 업무과중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보증심사 업무를 위한 공간을 따로 마련했을 정도다.

충북신보 관계자는 "코로나19 피해 지원 업무 수행 이후 주말도 없이 일하고 있다"며 "평일은 10시 이후까지 업무에 임하고 있고, 주말에도 심사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모든 직원들이 코로나19 관련 업무에 '올인'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들 역시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대출 상담을 위해 은행에 방문하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또는 충북신용보증재단 방문을 통한 보증을 요구한다.

충북신보를 방문한 후 필수 서류를 갖춰 또다시 은행을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은 물론, 이해하기 어렵고 다양한 대출 상품으로 인해 혼란을 겪는다.

청주권 한 소상공인은 "은행에 갔더니 신용등급이 안 돼 대출을 받을 수 없으니 충북신보로 가 보라는 얘기를 들었다. 충북신보를 방문해 다른 상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가입 절차를 소개 받았다"며 "가게 운영이 어려워서 어느 정도 융통하려 하는데 뭐가 이리 복잡한지 모르겠다. 안 갚을 돈도 아닌데 이왕 대출해 주는 것 절차라도 편하게 해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충북기업진흥원은 도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1일부터 1천억 원 규모의 '코로나19 피해 특별경영안정지원(2차)' 접수를 받고 있다. 총 1천억 원에 대한 은행금리 중 2%가 도비로 지원된다.

/ 성홍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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