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재(오른쪽)오창과학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과 이태성 대외협력단장이 파로스시티(가칭) 프로젝트와 관련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김태훈기자
[충북일보] 보통 산업단지 관리공단은 회원사들의 권익을 위해 존재한다. 충북 전체로 보면 관리공단의 존재는 약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회원사들의 권익보호를 넘어 지역의 미래를 고민하는 관리공단이 있다 오창산업단지관리공단. 이 공단의 이명재 이사장이 최근 큰 일을 냈다. 이태성 대외협력단장과 함께 오창읍, 아니 청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건설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앞으로 충북의 자랑이 될 수 있는 '파로스 시티' 추진과정과 향후 전망을 들어봤다.
◇오창과학산업단지관리공단이 조성된 지 얼마나 됐나.
"입주 시작은 2002년부터 이뤄졌다. 올해로 15년차다."
◇관리공단은 주로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나.
"주로 회원사들의 대민 봉사 내지는 민원, 입주 심사 등을 위주로 해왔다. 앞으로는 사업 확장에 주력할 참이다. 1단계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회원사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을 꾸려나갈 계획이다. 공단이 당면한 문제 중 하나가 자립이다. 현재는 회원사들로부터 회비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사업적으로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회원사들을 돕는 것과 공단이 자체적인 자립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다."
◇오창에 있는 총 기업체수와 회원사는.
"현재 회원사는 182개다."
◇통상적으로 이익단체 회원관리 범위를 뛰어넘어 공단이 주체가 돼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이 센세이션하다. 사업 구상 배경은.
"300만평 가운데 산업용지는 2단지 포함 140만평 정도다. 임대단지 제외하고는 3천평 정도의 부지에 중견기업 위주로 구성돼 있다. 다른 곳에 비해 활성화된 까닭인지 업체들의 입주 문의가 자주 들어온다. 오창과학산업단지가 세계적인 명품 과학산업단지가 되기 위해서는 기초적으로 뒷받침돼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현재는 취약하다. 작은 벤처기업과 소기업들이 자라나야 한다. 판교나 구로디지털단지와 같은 융복합 기능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문화활동이나 여가시설 또한 매우 빈약하다. 좋은 인재를 끌어모을 수 있도록 단지를 전체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산업단지 역할에서 벗어나 문화가 있는 과학산업단지에 대한 니즈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번 사업이 완료되면 이러한 욕구들을 어느 정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구체적으로 사업을 제안하게 된 배경은.
"공단 내 업체 임직원뿐 아니라 오창지역 주민들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있었다. 이러한 요소들이 이태성 단장이 오면서 본격화된 것이다. 입주기업 CEO와 직원들도 오래 전부터 요구해왔던 사안이다. 오창산단을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의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예를 들면 외국 바이어들이 왔을 때 딱히 보여줄만한 곳이 없다. 회의공간이나 게스트하우스 기능도 필수적인데 마련되지 못했다. 이러한 수요를 일원화해 융복합적인 기능으로 집적화할 계획이다. 과학지식산업복합센터 건립은 오창 나아가 청주가 확 달라질 수 있는 비즈니스 사업이다. 경제적·환경적인 파급력이 생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사장 즉 책임자 입장에서의 사업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핵심 키는 분양에 있다. 사업 추진과정을 볼 때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다른 산업단지의 경우 분양문제로 애를 먹고 있다. 오창은 청년친화형 산업단지 지정으로 상업용지 분양이 50%까지 가능하다. 때문에 분양 측면에서도 다른 산업단지에 비해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보통 랜드마크라 하면 부동산 개념으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식산업복합센터의 경우 상업, 주민 생활, 부동산을 모두 아우르는 것으로 보인다.
"구로나 판교에 조성돼 있는 지식산업센터는 아파트형 공장이나 오피스텔 형태 위주다. 지식산업복합센터의 경우 산업용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복합적인 기능을 할 수 있다. 현재 오창과 인근 기업체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연구소다. 이 때문에 판교로 올라가겠다는 기업도 많다. 본사는 여기에 두고 수도권에 연구소를 두는 기업도 많은데 비즈니스센터가 완공되면 기업 유출효과도 막을 수 있다. 일하기 좋은 충북이 되려면 기업 지원 기능에 대한 원스톱서비스가 이뤄져야 한다. 도와 유관기관들과 협의를 거쳐 복합센터가 완공된 후 원스톱서비스가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
◇변재일 의원의 지원도 컸던 것으로 안다.
"변 의원이 KT의 부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줬다. 변 의원은 ICT 전문가로서 입지를 다져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분양 등에 지속적으로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센터 가칭 '파로스시티'는 어떤 의미인가.
"'등대'를 뜻한다. 충북 산업의 등대가 되겠다는 의미에서 붙였다.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 차후 공모를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컨소시엄이나 SPC 구축 계획은.
"공단이 끌려다니지 않고 주관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SPC 주관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아직 협의가 이뤄진 바는 없지만 상공회의소와 함께 협의하는 구상도 갖고 있다."
◇대규모 프로젝트로 오창보다는 오송이 적합하다는 의견도 있는데.
"이번 사업은 KTX와는 무관하다. 지역이 중심이 되는 지역 위주의 사업으로 봐야 한다. 부지 확보 등 주변 인프라와 함께 여러 측면에서 오창이 최적지다."
◇센터의 규모는 어떠한가.
"지하 3층 지상 33층의 충북 최대 규모다. 대지면적은 1만3천202㎡, 건축면적은 6천415㎡, 연면적은 16만5천826㎡에 이른다. 최대 강점은 첨단, 자족, 조화, 공유, 집객 기능이 융복합된 자족형 지능정보빌딩이라는 점이다. 첨단산업 업무시설과 기숙사, 편의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와 함께 컨벤션·비즈니스시설, 지역공유공간(문화복합공간), 공유자전거 정류장, 전기차 셰어링 허브 스테이션도 조성될 계획이다. 또 지역 첨단산업 발전을 위한 빅데이터 시스템과 디지털미디어 콘텐츠, 미래형 창업·보육시설, 공유 오피스 등 첨단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센터 공사에는 지역건설업체가 최대한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1천평 규모의 주차장 조성 계획이 이미 포함돼 있으나 워낙 큰 규모다보니 교통문제의 대안으로 인근 주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지자체와 협의해 볼 예정이다. 별도로 주차장을 조성하는 구상도 하고 있다."
◇파로스시티를 통해 그리는 오창, 청주의 모습은.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이어온 개인적인 꿈이 있다. 청주 인근에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만드는 것이었다. 꿈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어느 정도 이뤄졌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 이번 사업을 통해 이 꿈이 완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오창과학산업단지가 전 세계에서 과학 지식산업단지로서의 위상이 제대로 설 수 있도록 하겠다. 과거 생산 위주의 산업단지에서 나아가 교육·문화까지 아우르는 융복합산업단지로 발전시키겠다. 현재 산단이 당면한 가장 큰 숙제는 기술 인재 양성이다. 센터가 건립되면 이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동기가 마련될 것이다."
◇청주TP의 경우 스타필드 등 대형복합쇼핑몰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데 어떻게 보나.
"개인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이러한 복합시설들을 통해 불이익을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지역 발전 차원에서 전체를 아우르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기업 CEO로서 명문고 육성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기업하는 사람들은 모두 100% 필요하다고 얘기할 것이다. 지역인재의 80% 이상을 수도권에 뺏기고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AI, 빅데이터 등을 선도할 인재가 매우 부족하다.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구체적으로 자율형사립고 등 인재육성기관을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오창 나아가 충북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그동안 산업단지 관련 인프라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온만큼 지식산업복합센터 건립 사업을 통해 이 같은 수요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2천800억 원이 투입되는 사업으로 3천900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 등 투자 효과는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나아가 지역이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 이번 센터 건립이 이러한 변화의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오창은 물론이고 청주, 충북 전체에 바람을 일으킬 수 있도록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해 나가겠다."
/ 대담=김동민편집국장·정리=유소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