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이후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60세 이상 노인들의 자살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노인 자살 방지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현실이다.2012년을 기준으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살 사망자 중 65세 이상의 비율이 30%에 달한다.지난해 충남도의 자살예방대책 추진을 위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충북은 10만명 당 자살률이 38.9명으로 강원(45.2명), 충남(44.9명)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놀라운 사실은 도시지역 노인보다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자살률이 높다는 사실이다.높은 자살률 못지않게 심각한 노인문제는 '빈곤'으로 충북지역 노인 67.6%의 월평균 소득은 60만원 미만으로 34.4%의 월평균 개인소득은 20만원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내년 1월부터 적용될 1인 가구 최저생계비가 60만3천403원인 점을 고려하면 충북 노인의 상당수가 최저생계비도 안 되는 돈으로 삶을 이어가는 셈이 된다.65세 이상 자살자의 74%가 직업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 빈곤으로 인한 생활고가 자살률의 가장 큰 원인이란 분석이 나온 점을 유의해야 한다.청주시가 생명존중 노인자살예방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실버행복드리미' 사업은 혼자 사
요즘 만나는 의사들을 보면, 의료수가 인상이라는 말보다 적정화, 정상화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그만큼 오랜 시간 수가가 억눌러 왔다는 방증이다.저수가 문제는 1977년 시행된 건강보험제도에 기인한다. 의사들은 이 제도에 대해 그동안 '관치'(官治)가 지배해 왔다고 지적하고 있다.정부의 적절치 못한 가격통제로 원가 이하(75%)의 낮은 보험진료 수가정책이 왜곡됐다는 것이다.때문에 병원은 의료수가로는 도저히 수익을 맞출 수 없는 구조가 됐고,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첨단 의려장비 사용 등) 진료에 의존하는 사례가 늘어갔다.이 같은 문제는 인건비, 즉 간호사 인력난에도 영향을 줬다. 이는 대학병원보다는 중소병원이, 수도권보다는 지방일수록 심각하다.간호 인력은 돈을 떠나서 의료의 질과 직결된다. 확보된 간호 인력에 따라 수가를 차등지급하는 간호등급제가 시행되는 이유이기도 하다.이 제도는 종합병원 기준 일반병동 병상 2.5개당 1명의 간호사를 보유하면 1등급, 병상 3개당 간호사 1명이면 2등급, 3.5개당 1명이면 3등급이 부여된다.기준 충족 시 입원료의 10~15%가 가산된다. 7등급은 5% 감산된다. 간호등급을 높이려면 그만큼 간호사를 많이 고
도민을 현혹하는 온갖 공약(空約)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현실 가능성부터 의문인 정책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거의 대부분이 '경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도민의 삶과 가장 밀접한 분야가 경제인 것은 맞다.하지만 충북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비단 경제가 전부는 아니다.충북은 이미 심각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총인구 중 65세 이상의 인구 비율이 7% 이상인 사회를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 '고령사회', 20% 이상이 '초고령사회'다.충북은 지난 해 말 기준 65세 노인 수만 22만2천여명으로 전체의 14.1%에 달한다. 고령사회다.도심권인 청주시(9%)조차 이미 고령화 사회를 넘었다.농업군은 더할 나위 없다.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한지 오래다.보은·옥천·영동·괴산·단양군의 노인 인구 비율은 무려 30%에 육박한다.부양가족 없이 홀로지내는 노인도 도내 4만여명에 달한다.지난 2012년 말 기준 전체 노인 인구의 18.9% 수준이다.정부는 이른바 '고독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가족·이웃과 왕래가 거의 없고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노인들을 대상으로 심리치료와 건강·여가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충북도도 9988행복나누미 사업, 노인일자리창출기업…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속담이 있다. 어릴 때 몸에 밴 버릇은 늙어서까지 고치기 힘들다는 의미다. 꼭 '스마트폰'을 두고 하는 말 같다. 요즘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은 부모이자 친구이며 분신 같은 존재다. 눈물이 글썽한 눈으로 웃고 있는 어린아이의 손에는 어김없이 스마트폰이 들려있다.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부모가 쥐어준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에 집중한 아이는 자신이 운 이유도 잊은 채 스마트폰에 집중한다. 학생들은 모르는 것, 필요한 것이 있으면 먼저 스마트폰을 꺼내 든다. 아무 이유도 없이 버릇처럼 스마트폰을 집어든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해하고 초조해한다. 사용 수준을 넘어 의존하는 모습이다.기성세대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가족·지인과 말로써 대화하기 보다는 메신저나 SNS를 통한 메시지 문화에 익숙해지고 있다. 사람과 마주 앉은 순간에도, 거리를 걸을 때도, 식사자리에서도 스마트폰을 향해 고개를 숙인다. 소통을 가장한 불통이다.이러한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은 대화 단절·대인관계 약화·소통 능력 저하는 물론 중독이라는 심각한 사회적 병(病)이 됐다.한국정보화진흥원 조사 결과 청소년 및 성인전체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 비율은 지난
물 오른 봄이 산 정수리를 기어오른다. 진달래, 개나리에 이어 산수유, 산 벚꽃이 겨우내 감춰뒀던 꽃봉오리를 슬금슬금 내민다. 종달새는 봄의 한 자락을 베어 물고 상당산성을 한 바퀴 돈다.멧부리가 험난하지 않고, 고만고만한 산들이 어깨를 포갠 상당산성. 겉보기엔 평화로운 뒷동산 같아도 그 이면에는 역사적 고초를 이겨낸 삶의 땟국이 진하게 녹아 있다.백제나 신라가 토성으로 초축한 것으로 추측되는 상당산성은 숙종·영조 연간인 1716년부터 1748년까지 절반 이상이 석성으로 개축되며 전시산성으로서의 모습을 완벽히 갖추게 됐다.당시 상당산성의 대대적 업그레이드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에 기인한다. 16세기, 17세기 양 난을 겪은 조선은 활과 창, 칼이 더 이상 전쟁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고 17세기 후반부터 전국의 주요 산성에 화포와 조총을 도입한다. 이 때 등장한 건물이 '포루(砲樓)'다. 화포를 쏘기 위한 누각이란 뜻인데 성의 동·서·남·북 주요 지점에 설치됐다.지난 1999년 충북대 중원문화연구소의 종합지표조사 및 문헌자료조사 결과, 상당산성에는 15개소의 포루(각 정면 2~4칸, 측면 1칸)가 존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지금으로 따지면 '칼빈
"군자는 오이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 쓰지 마라." 중국 양나라 소명태자는 문장가 130명의 작품을 엮은 '문선'의 '악부'편에서 군자가 행할 도리로 이같이 언급했다. 잘못은 당연히 저질러서는 안 될 뿐 아니라 남의 의심을 살 만한 일은 하지 말라는 것으로 오늘날 공직자들에게까지 바른 처신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충북도의회를 통과한 '충청북도 자동차 관리사업 등록기준 및 절차 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은 오해 살 만한 행동을 하지 말라는 군자의 도리를 생각나게 한다. 이 조례는 자동차 매매업 등록기준의 전시시설 연면적을 330㎡에서 660㎡로, 전시시설 입·출구가 8m 이상의 도로에 붙어 있으면 매매업 등록이 가능한 것으로 명시하고 있다. 조례 개정에 앞서 중고차 매매업계의 찬반은 극명하게 대립하며 특정업체를 봐주기 위한 조례 개정이라며 특혜 의혹까지 제기됐었다. 공청회 등 여론 수렴과정을 거쳤지만 결국 지난달 20일 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10여일 뒤면 조례가 효력을 갖게 된다. 조례를 대표발의한 건설소방위원회 박문희 의원은 "기존 중고차매매단지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 특정 매매단지를 위한 특혜는 있을 수 없다"며 특혜의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로 알려진 청원군 '소로리 볍씨'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소로리 볍씨는 충북대박물관 발굴단이 1997~1998년과 2001년 오창과학산업단지 건설 현장인 옥산면 소로리 문화유적 지표조사 과정에서 모두 59톨을 발견했다. 이후 탄소연대 측정 결과 1만5천년 전 것으로 밝혀지면서 2003년 5차 세계 고고학대회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현재 이곳에는 유적지라는 것을 알리는 이정표 하나 없이 비석만 덩그러니 세워진 채로 방치돼 있다. 한참 개발이 진행중인 산단 한가운데 위치해 훼손 가능성도 큰 실정이다.특히 청원군이 지난 2004년 4억3천만원을 들여 개관한 '소로리 볍씨 사이버박물관(www.sorori.com)' 도메인 주소가 외국의 한 도메인 거래사이트에 2천400달러에 매물로 나와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이 사이트는 2006년 정보통신윤리위원회로부터 청소년 권장사이트로 선정되는 등 알찬 내용을 인정받았다.이런 사이트가 사용기간 만료로 폐쇄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지자체의 행정편의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도메인 사용료는 연간 3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런…
충북지역 소상공인들이 현장에서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에 대해 대폭적인 완화를 건의했다.최근 중소기업중앙회 충북본부와 민관합동규제개선추진단은 도내 소상공인과 함께 규제개선 간담회를 열었다.이 자리에 참석한 소상공인들은 현장에서 겪는 각종 규제에 대해 쓴 소리를 냈다.안경점을 운영하는 한 사업자는 "현행법상 안경점에서는 시력검사시 자동굴절검사기만 허용할 뿐 비자동 타각식 굴절검사를 금지하고 있어 안경 교정을 할지 병원에 보낼지를 결정할 수 없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현재 안경점에서는 자동굴절 검사기를 이용해 선명하게 보이는지 등의 여부를 질문방식으로 측정하는데 그치고 있다. 반면 타각식 굴절검사기는 피검사자의 주관과 관계없이 굴절이상도가 측정되는 방식이다.이 사업자에 따르면 안경사의 경우 대학에서 안경광학기기 이론과 실습 등의 과목을 이수하고 시험과목으로 규정된 국가시험에 합격한 시력검사전문가임에도 검영기 등 비자동 타각적굴절검사가 제한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주유소를 경영하는 또 다른 사업자는 오는 7월부터 주유소의 모든 거래상황을 주간 단위로 보고하도록 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규제를 요구했다. 이 사업자는 2%에 불과한 가짜석유 취급업소를 적발하기…
6·4 충북 지방선거에 변수가 생겼다. 유력 도지사 후보군에 포함됐던 이기용 전 교육감이 지난 25일 예비후보를 전격 사퇴, 새누리당 도지사 후보경선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새누리당 내에선 우려의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이 전 교육감의 사퇴로 박진감과 흥미가 사라져 내달 치러지는 후보경선에 도민들의 이목이 쏠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중론(衆論) 역시 '이 전 교육감 사퇴란 변수' 때문에 새누리당의 경선 흥행몰이 계획이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됐다는 것으로 모여진 상태다.이 전 교육감의 사퇴가 과연 도지사 선거판을 흔들 진짜 변수일까. 변수가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 보인다. '표심'이란 것이 묘한 까닭이다. 역대 선거판에서 다이나믹한 큰 변수가 잇따라 등장한 것은 2002년 16대 대선이었다. 첫 번째 변수는 당시 레이스 중 이뤄졌던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였다. 시너지 효과가 만만찮았다. 진보 진영의 노 후보와 대한축구협회장으로 그해 있었던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든 정 후보 간 결합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 필적할 만한 카드로 떠올랐다.그런데 투표일 직전 정 전 후보가 노 후보 지지를 철회하는 반전 변수가 벌어졌다. 노 후보 캠
한 번쯤 솔직해져보자. '충북'하면 떠오르는 문화시설이 있는가. 아니면 아이콘이 있는가. 딱히 생각나지 않는다. 적어도 이름 꽤나 알려졌다는 관광지, 예컨대 속리산·수안보 등을 몇 차례 다녀온 사람이라면 더 그럴 것이다. '없다'고 응답하는 설문조사 결과도 많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예로부터 충북은 '산 좋고, 물 맑은 고장'이라 불렸다. 지금은 잊혀진 도민찬가에도 '산 좋고, 물이 맑아 그림 같은 곳'이라는 노랫말이 나온다. 그런데도 도민들은 왜 갈 곳, 볼 곳, 즐길 곳이 없다 말하는가. 단언컨대, 획기적 문화 정책의 부재(不在)가 제1의 원인이다. 산 좋고 물 맑은 천혜의 인프라를 유용하게 쓰지 못한다. 전국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대동소이한 상품들만 개발될 뿐이다. 지방정권이 바뀌어도 문화 정책은 항상 거기서 거기다. 공급자 위주 정책만 있을 뿐 수요자 중심의 문화 정책이 없다.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나오는 문화 정책도 볼품없다. 화려하게 포장된 경제나 복지 정책에 비하자면 명함도 내밀기 부끄럽다. 아예 문화 부문 공약을 발표하지 않은 후보도 많다. 그만큼 이 분야에 관심이 없을뿐더러 무지(無知)하단 얘기다. 어쨌든 선거가 다가오면 문화 공약은
제천단양축협 장재호 조합장이 유통기한 경과 소고기 파동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사임하고 말았다. 장 조합장은 지난 24일 열린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리고 이사 및 감사를 포함한 임원진과 함께 사임을 결정했다. 지난해 4월 제천단양축협이 운영하던 한방한우프라자는 소고기 재고 물량이 많아지자 유통업체와 짜고 유통기한이 지난 한우를 불법으로 납품하며 지역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장 조합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형사 처분을 비롯한 내부징계를 받았으며 많은 지역민과 조합원들의 불만을 불러일으켰다.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지난 3월 두 번의 정기총회에서 올해 예산·결산안이 부결되며 장 조합장의 고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장 조합장은 이날 열린 대의원총회에서 자신의 사퇴를 내걸고 예산·결산안을 통과시켰다. 씁쓸한 대목이다. 장 조합장 본인은 사퇴를 조건으로 안의 통과를 요구한 것은 아니지만 결국 모양새는 조건부 통과가 되고 만 것이다. 여기에 이사 및 감사 등 임원진의 동반사퇴로 제천단양축협은 한동안 선장을 잃은 배처럼 휘청거릴까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도의적인 측면과 일부 조합원의 우려에 대한 고심 끝에 사임을 결정한 장 조합장은…
굴뚝 없는 공장으로 불리며 블루칩을 낳는 산업으로 관광산업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에 카지노 사업이 허용됐다. 21세기의 미래 산업은 환경, 식량, 정보, 관광산업이 쟁탈전이 될 것이며, 박근혜 대통령도 "관광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며 "음식, 생태, 농촌관광 등 관광 콘텐츠와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그만큼 관광산업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소득증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실례로 인구 4만여명에 불과한 괴산군이 괴산호를 따라 펼쳐지는 산길을 자연 그대로 복원 해 나무 데크길을 따라 고인돌 쉼터, 연리지, 소나무 동산, 정사목, 망세루, 호수전망대, 물레방아 등 테마가 있는 26개의 스토리텔링을 담은 볼거리를 조성한 산막이 옛길은 지난 한해 제주올레길보다 많은 14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 160억원의 지역경제 파급력을 미치며 대박을 터트렸다. 여기에 괴산군은 수려한 자원을 밑받침으로 산막이옛길과 연계 충청도양반길을 개발하고 일부는 개장을 하고 있다. 얼마전 신현석(새누리당·파주)의원이 김문수 경기지사에게 한 'DMZ 지역연계사업에 관한 질문'을 보았다.신 의원은 연간 500만
어려서부터 우리는 귀가 닳도록 들어왔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좋은 일일수록 더 그렇다.하지만 어디 그게 쉬운 일인가.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도 알게 하고 싶은 게 우리의 솔직한 심정이다. 아니, 할 수만 있다면 오른발, 왼발한테도 알리고 싶어한다.얼굴 없는 천사가 지난 21일 충북대병원을 찾았다. 이 천사는 "불우한 환자를 위해 써달라"며 3천만원의 후원금을 내놓고 사라졌다.중요한 건 액수가 아니다. 드러냄의 유혹을 뿌리쳤다는 게 핵심이다.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초연함으로 자선을 하기는 어렵다. 그에게 아낌없는 갈채를 뜨겁게 보내는 이유다. '그는 어떤 사람일까', '직업은 뭘까',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후원 한걸까'. 그가 어떤 사람일지 몹시 궁금했다.기자는 그에게 몇 차례 전화를 걸어 후원의 자세한 내막을 물었지만, 그때마다 돌아온 건 "자신의 얘기를 미담으로 포장하지 말아 달라"는 대답뿐이었다.그의 음성은 단호했고 태도는 강경했다. 더 이상의 부탁은 실례였다. 불필요한 신상 공개는 익명의 선행을 이어가려는 그의 뜻에 반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병원 관계자들도 그에 대한 정보에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이 기자, 전화 해봤어
소득공제 장기펀드가 서민층 재테크와 세테크 수단으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지난 17일 출시됐다. 하지만 막상 시장에 나오니 소비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지난해 3월 정부가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해 부활시켰던 재형저축·펀드의 출시 초반 열풍에 비하면 미지근한 게 아니라 차가운 수준이다. 왜 그럴까. 소장펀드는 연소득 5천만원 이하의 근로자에 한해 가입할 수 있고 연간 최대 6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가입기간은 최대 10년, 납입액의 6.6%를 추징 받지 않으려면 5년 이상만 유지하면 된다. 소득공제는 납입액의 40%, 600만원일 경우 240만원의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일반 저축 상품이었다면 누구나 구미가 당길 법한 내용이다. 하지만 펀드이다 보니 투자위험이 따른다. 원금손실에 대한 불안이 소장펀드의 야심찬 출발을 가로막았단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소비자들을 세제혜택으로 유도하고 펀드에 가입토록 해 침체된 주식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길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럽발 금융위기, 일본 아베노믹스, 미국의 양적완화·축소에도 나름 선방을 해왔음에도 최근 주식시장은 나아질만하면 나빠지길 반복했다. 투자자들의 성향도
'정치는 생물이다'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가장 많이 나도는 말이다.공감한다. 살아 움직인다. 발전하기도 하고 쇠퇴하기도 한다.그만큼 정치는 살아남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다.정치는 분명 사람이 하는 것이고 당연히 전략과 전술에 의해 진행된다.비방과 무시, 매도, 암투도 일종의 살아남기 위한 방법 중 하나다.하지만 지역 유권자들은 지나친 비방과 암투를 목격하면서 정치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인다. 정치 혐오 현상이다.문제는 정치권이 오히려 이를 악용하고 있다는 점이다.'민주주의의 꽃', 선거에서의 투표율을 독려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정치 외면을 부추기고 있다.말로만 정책을 통해 경쟁하자고만 할뿐 실상은 자극적이고 원색적인 비난의 연속이다.민주당 충북도당은 최근 한 새누리당 충북지사 출마자를 타깃으로 '자질론'을 제기하며 비방 섞인 성명을 잇따라 발표했다.새누리당 충북도당도 민주당과 새정연이 신당 창당을 발표했을 당시 '야합', '이합집산'이라고 거세게 몰아붙였다.논리나 구체적인 근거가 없이 그저 헐뜯기에만 열을 올렸다.각 당 내부도 마찬가지다.민주당은 얼마 전 탈당한 한 광역의원을 두고 '존재감 없던 사람'이라고 깎아내리며 탈당 도미노라는 후폭풍을 막는
"어디에 있을까?"청주 이다현양 실종사건을 접한 사람들의 공통된 의문점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속 시원한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이양이 실종된 지 50일째에 접어들었지만 이양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경찰 사이에서도 '미스터리'한 사건이다. 사건이 미궁에 빠진 것은 이양의 실종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됐던 H(50)씨가 인천에서 스스로 목을 매 숨지면서다.숨지기 전 H씨는 인천에서 자신의 차량을 판매한 뒤 그 돈을 이양의 통장으로 인출했다. 이 같은 몇몇의 정황들이 이양과 H씨의 연관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사건당일 H씨와 이양이 만났다거나 범죄가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지는 못했다.이양의 휴대전화에서 복원된 문자메시지 등도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지 못했다. 그동안 경찰은 헬기와 프로파일러, 탐지견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이는 등 이양의 단순가출과 범죄연루 가능성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진행해왔다.사건전담팀 소속 경찰관들은 H씨의 행적을 따라 인천과 청주 등을 수없이 오가며 밤낮은 물론 주말도 잊은 채 사건해결을 위해 집중해왔다.그렇게 50일이 지났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현재 사건전담팀은 한 개 팀으로 축소됐다. 세간의 관심도 점
중선거구제 도입으로 지역 민의를 대변하는 군의원 배출이 어렵게 된 소지역의 반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음성군은 9개 읍면에 10만 인구가 살고 있다. 이중 금왕읍, 음성읍, 대소면 등은 음성군의 대표적인 인구밀집지역이다. 이 3개 읍면에만 전체 인구의 60%에 육박하는 6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중선거구제 도입 이후 이 3개 읍면에 음성군의회 의원 정수 8명 가운데 7명(비례대표 포함)의 군의원이 포진하게 됐다. 나머지 6개 면지역 중에선 유일하게 맹동면 출신의 군의원 한 명이 전부다. 이도 지역에서 단일후보를 내면서 어렵사리 이뤄낸 성과다.이번 6.4 지방선거는 분위기가 예전과 사뭇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소지역 후보들이 불출마가 이어지고 후보 단일화가 대세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기초의회도 정당공천제가 실시됨에 따라 각 읍면별로 여·야 후보 한 명씩은 나서기 마련이여서 당선은 먼 남의 일이 된지 오래다. 이번에는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통합신당을 창당해 무공천하기로 함에 따라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후보들은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됐다. 이로인해 후보들이 더 난립해야 정상이지만 유독 소지역에서 만큼은 속속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는 것이 이
"수유실이요? 여기는 수유실이 없어요. 급하시면 숙직실이라도 안내해 드릴까요?" 이는 '3·8 여성의 날'을 맞아 관공서에 설치된 수유실 현장 점검을 위해 마지막으로 청원군청을 방문한 기자가 한 여성 공무원에게 수유실 위치를 묻자 돌아온 대답이었다. 문뜩 한 선배가 '수유실이 없어서 화장실 장애인용 칸을 이용했다'는 말이 생각났다. 아마 아기를 둔 엄마였다면 그 선배 말처럼 넓은 화장실을 찾아다녔을 것이다. 지난 4~6일 3일간 현행 '모자보건법'에 근거해 충북도청, 충북여성발전센터, 청주시청, 상당구청, 흥덕구청에 설치된 수유실을 긴급 점검했다. 관공서 어딘가에 운영되고 있을 수유실을 알려주자 마음먹고 시작했던 취재는 실망감으로 돌아왔다. 충북의 여성정책을 연구·수행하는 기관인 충북여성발전센터는 수유실의 절반을 비품을 쌓아두는 창고로 쓰고 있었다. 도내 첫 여성친화도시인 청주시는 시청과 상당·흥덕구청 등에 수유실을 갖추고 있지만 위생관리는 엉망이었다. 흥덕구청은 수유실에 반쯤 담긴 쓰레기 종량제봉투를 갖다 놓았고 상당구청은 수유실이 여성 휴게실과 함께 사용되고 있어 비교적 깨끗한 듯했으나 냉장고, 아기용 침대는 곰팡이, 먼지로 더러웠다. 기껏 만들어 놓은…
한 가족이 청주 무심천 자전거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출발해 청원군 남일면과 문의면을 거쳐 대청호반을 달려 청남대에 도착한다.청남대를 향하는 길목길목 자전거를 멈춰 환상적인 대청호의 풍경을 감상하고 아이들과 함께 자연을 만끽하면서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처음부터 끝까지 자전거도로를 달리며 안전하게 청남대 입구에 도착한 이 가족은 입장권을 사서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 관람도 하는 보너스도 누린다.'지난 2009년 시작된 청주와 청남대를 잇는 자전거도로가 예정대로 2012년 완공됐더라면 현재 자전거이용자들이 누릴 수 있는 흔한 모습일 것이다.2012년에서도 2년이 더 지난 지금 현실은 전혀 다르다.청주시와 청원군 경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해야 될 장평교~신송리 구간은 이달에야 공사가 시작돼 빠르면 6월 완공 예정이다.문의면에서 청남대까지 연결 예정이었던 자전거도로는 예산확보 등의 문제로 계획이 대폭 수정돼 청남대 입구와 6.5㎞ 떨어진 괴곡삼거리까지만 연결을 추진중이다.오는 7월 출범하는 통합청주시의 대표 관광명소로 내세울 수 있었던 자전거도로가 지금은 '반쪽 자전거도로'로 위상이 추락한 것이다.2009년 청주와 청남대를 자전거도로로 잇는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지자체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표현이 있다. 청주산업단지의 과거와 현재를 설명하는데 적합한 표현이 아닐까한다.1990년대 전통산업인 섬유의복, 식음료, 석유화학 등이 주를 이뤘던 청주산단은 현재 기계, 전기전자 등의 업종에서 4~5배 가량 신장했다. 그 만큼 이 분야 업체수가 증가하면서 청주 최대의 첨단 산업단지로 변모했다. 당시 주야간 교대시간에 볼 수 있던 앳된 여공들의 자리에는 캐주얼한 차림의 젊은 IT인력들이 대신하고 있다.벤처 붐이 한창이던 2000년대부터 수많은 IT 업체들이 입주하면서 청주산단은 모습을 바꿔가기 시작했다. 1990년 모두 120개에 불과했던 입주업체는 현재 370여개로 늘어 3배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눈에 띄게 증가한 업종으로는 기계와 전기전자 분야다. 기계는 1990년 17개사에서 2013년 84개사로 무려 5배 가까이 증가했고 전기전자는 30개 업체에서 현재 119개 업체로 4배 가까이 늘었다.첨단업종이 들어서면서 생산·수출 실적도 늘었다. 업체수는 3배 이상, 생산율은 708%, 수출률은 739%가 각각 상승했다.공장으로 둘러싸여 변변한 상가조차 없던 인근에는 대형 쇼핑몰들이 들어서 있다. 현대백화점 충청점, 롯데아울렛…
6·4 충북 지방선거 열기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11일로 선거가 85일 남은 가운데 여야가 좀 더 유리한 포지션을 잡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모양새다.여야 주자들이 예비후보 등록에 이어 막전막후에서 분주한 발걸음을 옮기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새누리당 충북도당 대 민주당 충북도당은 하루가 멀다하고 성명을 주고 받으며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여야는 상대당을 공략키 위한 전략과 반대로 상대당이 펼칠 공세에 응수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 중이다. D-50일을 전후로 본격적인 수 싸움이 시작될 것으로 점쳐진다.충북 유권자의 마음을 휘어잡을 이슈를 선점키 위한 첫 수가 기대된다. 첫 수를 다른 말로 하면 이슈선점이고, 바둑으로 비유하면 집 만들기에 유리하도록 초반에 돌을 놓는 포석(布石)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선거가 띄고 있는 특수성을 명분(?)으로 특정인이나 특정 사안을 겨냥한 폭로 포석이다. 최근 지인을 통해 한 캠프에 몸담고 있는 A인사를 만났다. 때가 때인지라 선거와 관련해 대화를 나눴다. 그 인사는 대척점에 있는 상대후보는 물론이고, 상대후보를 돕는 핵심관계자의 과거 전력까지 술술 얘기했다. 그러면서 "B후보가 이런 일을…. 상황을 봐서 공표할
음성의 한 569세대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한번도 밀린 적이 없는 전기료 7천여 만원을 내야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 아파트는 P건설업체가 건축한 후 5년간 임대아파트로 운영하다가 지난 2012년 분양전환되면서 입주자대표회의가 이어 받았다. 한전의 얘기를 들어보면 이때 아파트 관리권을 인수인계 받으면서 채무관계를 꼼꼼히 챙기지 못해 P건설업체가 책임져야할 체납 전기료를 아무런 상관도 없는 현재 입주민이 떠안게 됐다는 것이다.입주민들은 "한번도 밀린적이 없는 전기료를 우리가 왜 내야 하냐"며 "정작 실질적인 체납을 한 P건설업체가 부도처리로 받지 못하게 되자, 한전이 입주민들에게 받으려는 것이 아니냐"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전력의 입장은 강경하다. "입주민들이 쓰지도 않은 전기료 체납분까지 인수인계 받은 것이 잘 못된 일"이라며 "우리로썬 입주자대표회의 구좌로 청구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양측의 얘기를 들어보면 각자의 입장에서 정당성이 충분히 있다. 한전이 체납 전기공급약관상 수급계약의 원칙에 따라 체납 전기료를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청구한 것이다. 하지만 한전이 체납된 전기료를 납부하지 않자 '전기공급 정지'라는 초강
최근 제천지역에 문을 연 한 병원이 환자들을 대상으로 과잉진료 및 과다비용청구로 불만을 증폭시키고 있다.당초 이 병원은 개원을 하며 지역과 함께 상생하는 병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던 기억이 난다.이후 이 병원은 최신의 의료시설과 뛰어난 의료진으로 어느 정도 호평을 얻으며 지역민들의 만족을 얻는 듯했다.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들로부터 병원측의 행태에 대한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환자들의 불만은 병원측의 과잉진료와 과다비용청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의학적 지식이 부족한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방법을 안내할 수 있는 것은 병원의 의사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기준이 아닌 병원의 입장에서 진료방법을 선택하며 무리수를 두도 있는 것이다.약물이나 물리치료나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시술을 요구하며 이 과정에서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로 치료비 문제까지 이어지며 불만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당장 몸이 아파 병원을 찾은 환자 대부분은 의사의 소견에 대부분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으며 이를 따르기가 쉬운 실정이다.이러한 환자의 상태를 결국 병원이 악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지속되는 실정이다.물론 비급여로 적용되는 같은…
6·4지방선거가 9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6·4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초선거 정당공천을 하지 않기로 했던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가 기초의회 비례의원에 대해서는 공천을 하기로 해 새누리당의 집중공세를 받고 있는 등 연일 세상이 시끄럽다.새누리당은 민주당이 기초선거 정당 무공천의 약속을 파기했다고 공격하는 방면, 민주당은 비례대표공천을 하지 않으면 새누리당만 의원수를 늘리는 꼴이 되기 때문에 비례대표 공천을 하겠다고 하는 것이다.여기에 정의당은 지난 28일 지방정치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비례대표 확대, 여성 비례대표 30% 확대 등을 주장했다.또 2014지방선거장애인연대는 64지방선거 비례대표에 장애인계 인사를 당선권내 10% 공천하도록 하는 정책건의서를 각 정당과 17개 시·도당에 전달했다.정책건의서에는 장애인 정치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당헌당규와 정치관계법의 개정을 요구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물론 이들의 요구가 합리적인지 정당한지는 중요치 않다.잘 알다시피 2002년 6·13선거부터 실시된 지방선거 기초의원 비례대표제의 취지는 여성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와 전문성 있는 인사들의 지방의회 진출을 위해 채택한 제도다.하지만 현실은 그렇치
얼마 전 사석에서 만난 한의사가 고민을 털어놨다. 돈벌이가 영 시원찮다는 것이다.지난 설에는 적자가 나는 바람에 세 명 있는 직원 월급을 간신히 맞췄다고 한다. 직원들 떡값은 고사하고 건물 월세가 밀려 한동안 허리띠를 졸라맸었다고도 했다.그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믿을 수 없었다. 한의사는 점잖고 돈 많이 버는 전문직이 아니었던가.그저 그의 푸념이 '밑지고 판다'는 장사꾼의 말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언제부터 한의사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던 걸까.그의 말을 빌리자면, 1980년대 한의원에서는 침·뜸·부항치료보다 한약이 주된 치료법이었다. 용한 한의원에서 약을 지으려면 몇 시간씩 기다려 진찰을 받고 처방전을 받았다고 한다. 1990년대 초반에는 레토르트 파우치를 이용한 포장법이 개발돼 한약을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게 됐다.당시 방영됐던 드라마 허준도 한의(韓醫)의 르네상스를 이룩하는 데 한몫했다. 매스컴 덕분에 한약을 찾는 환자는 늘어났고 '한의원은 돈이 된다'는 수식이 따라붙었다.행복도 잠시, 한의사의 몰락은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팽창, 발기부전치료제의 개발, 그리고 과학적 사고에 익숙한 젊은 세대
[충북일보] "이렇게라도 나서야 60년 이상 가슴에 맺혀 있던 응어리가 풀릴 것 같아요." 해마다 4월이 오면 가슴에 맺혀 있는 한(恨)을 풀지 못해 몸살을 앓는 80대 어르신들이 있다. 1960년 청주공업고등학교 2학년 학생신분으로 4·19 학생혁명운동을 주도하고도 국가로부터 유공자 인정을 받지 못한 김태형(83·옥천읍), 김영한(82), 강건원(83), 곽한소(83), 이영일(82)씨가 그들이다. 김 씨 등은 지난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가보훈부 정문 앞에서 청주지역 고등학생 4·19 연합시위 공적재심사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성명서 발표 자리에 곽한소 씨는 병환으로 입원 중이어서 참여하지 못했다. 이들은 이영일 씨가 낭독한 '4·19학생혁명운동 전국 3대 발원지 청주공고'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1960년 당시 청주공고 2학년생이던 우리들은 4월 3일 청주시 수동 213번지 김태형의 자취방에 모여 자유당 독재정권의 3·15 부정선거규탄 학생시위운동을 모의하고, 4월 13일 시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한 "4월 16일, 4월 17일에도 시위를 벌였으며 4월 18일 청주지역 학생연합 시위운동에 참여했다"며 "4·18 청주지역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속보=청주시와 시내버스 준공영제 참여업체, 노조위원회의 임금인상 논의가 오는 6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17일 충북지방노동위원회가 임금인상을 위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준공영제 협약사항을 개선하라고 청주시준공영제 관리위원회에 권고했기 때문이다. 준공영제 협약사항이 정하고 있는 임금체계에 대해 각계의 이야기를 듣고 변경을 검토하라는 취지다. 현재는 준공영제 시행협약서와 '청주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영에 관한 조례' 중 9조 16항에 '인건비 지원액은 공공기관 임금인상률의 ±20%를 초과하지 않는다'라는 조항이 담겨있어 임금인상에는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권고안에 따라 준공영제 관리위원회는 자체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공론화를 위한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에 소속되는 위원들은 시에서 2명, 업체에서 2명, 노조에서 2명, 시의회에서 2명 등 모두 13명 정도로 구성된다. 이들은 청주지역 시내버스 운수종사자들의 노동환경 등을 조사하고 임금인상이 타당한 지 검토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또 임금인상의 경우 시민들의 세금을 통해 지원되다보니 시민들에게 위 사안을 알리고, 의견을 청취하는 활동도 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지방노동
[충북일보] 송기섭 진천군수가 진천군 살림을 맡은 지 9년 차에 들어섰다. 3선 군수지만 '아직 진천을 위해 하고 싶은 게 많다'며 남다른 지역 사랑과 지역발전에 대한 사명감을 자랑하고 있다. 취임 8년과 민선 8기 반환 포인트를 목전에 둔 송기섭 군수를 만나 취임 당시 목표로 한 군정의 진행 상황과 평가, 남은 시간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들어본다. ◇진천군수로서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는 게 숫자를 보고도 믿기지 않는다. 9만 명 진천군민의 선택을 받은 지난 2016년부터 개인보다는 지역의 발전과 군민의 삶을 우선순위에 두고 몰입하다 보니 정신없이 일만 했던 것 같다. 내가 판단한 작은 부분이 지역주민에게는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공직자의 시선에서 결정한 내용이 군민 눈높이에 맞는 것인지 현장에 나가 군민과 대화를 나눠야 했으므로 항상 시간은 부족하게 느껴졌다. 덕분에 철도와 인구, 경제 등 어느 지방정부보다 비약적인 성장을 군민, 군 공직자와 함께 이룰 수 있었고,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지난 8년간 가장 값진 것은 무엇인가. 수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