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어느 날광혜원(廣惠院)은 충청도에서 경기도로 이어지는 길목이다. 삼남(三南)에서 한양으로 길을 재촉하던 과거꾼도, 패랭이에 삼베 옷차림의 등짐장수도 거의가 이 길을 통해 경기도 땅으로 접어들었다.삼남의 관문인 진천군 만승면. 그래서 이곳에는 오가는 관리들의 숙박소인 광혜원과 동주원…
적요했다. 산과 들과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모여 있는 집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을 따름이다. 산새들의 날렵함도, 억겁의 강물 흐르는 소리도, 솔잎향 가득 머금은 동구 밖 바람도, 친구들의 새살새살 정겨운 이야기도 숨죽이고 있었다. 모든 게 정지된 시간, 적막한 풍경이었다. 오직 하나, 초가집이든 기와집이든…
나는 걷기를 아주 좋아한다. 어디서든 틈만 나면 걷는다. 체력이 되는 한 허벅지가 뻐근해지는 고통이 느껴질 때까지 걷기를 갈망한다. 길 위에 그동안 억눌렸던 감정도 원 없이 풀어놓길 원한다. 무엇보다 걷기의 절정에서 치밀어 오르는 느낌과 요동치는 삶의 속내를 읽고 싶은 거다. 묵묵히 걷고 있으면 내가…
"내수시장과 일본 현지의 경기침체로 꽃값은 떨어지고 치솟는 난방비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기술'에 있었습니다. 이를 접목한 농업이야 말로 다가오는 경기침체의 파고를 넘을 유일한 돌파구입니다." 최근 일본 내 소비 침체와 가격 하락, 엔저로 도내 화훼농가가 '삼중고'를 겪고…
충청권 인구가 호남권 인구를 앞지르면서 가장 뚜렷하게 변화되는 조짐은 정치지형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정치권은 인구통계학적 변화에 다양한 시각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다.특히 민주당 입장에는 당의 전통적 기반인 호남과 20~30대 유권자의 비율이 줄어드는 현상에 대해 장기적인 대…
"빛가람도시로 옮겨오는 공공기관의 이주 작업이 차질없이 이뤄져야 하고, 관련 산업체 등을 유치하는 후속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호남지역은 비상이 걸렸다. 충청권 인구수가 건국 이래 처음으로 호남지역을 추월했다는 소식은 그만큼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지난 5월에 이어 이달에는 호남권을 기반으…
①신수도권 시대의 서막②인구 추월 가속화에 따른 변화③변화의 소용돌이, 정치권의 변화 "충북은 희망이다. 대한민국 변화의 한 중심에 충북이 서 있다."이시종 충북지사가 지난 10일 충북도민은 물론 전 국민에게 강한 메시지 하나를 던졌다. 이 지사가 이날 이렇게 충북도민과 전 국민을 대상으로 충북의…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道岩面)은 지난 2007년 행정지명을 '대관령면'으로 개명하면서 대관령이 갖고 있는 이미지를 일거에 가져간 바 있다. 본래 대관령은 강릉시 위치에서 볼 때 '동해쪽으로 넘어오는 큰 관문'이라는 뜻을 지닌 지명이었으나 도암면이 선수를 치면서 강릉시는 속수무책이었다. 이후 대관령면…
'가금면대 금가면.' 충주지역의 두 면은 이웃하게 위치하면서 면이름이 매우 유사하다. 따라서 최근까지 가금면의 우편물이 금가면으로, 금가면의 우편물이 가금면으로 배달되는 해프닝이 종종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금면이 '중앙탑면'으로의 개명이 확실시 되면서 이같은 해프닝은 곧 사라질 것으로 보…
청원군 강내면 지명의 변경을 둘러싸고 벌어진 주민들 사이의 갈등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번 갈등의 발단은 지난 2010년 상반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본보는 당시 한국교원대부속고 김순배 교사의 박사학위 논문인 '한국 지명의 문화정치적 변천에 관한 연구'를 인용, "미호천의 어원이 수계 한 지역…
삼척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라면 죽서루를 들 수 있다. 죽서루는 '관동 제1루'라소 불리울 정도로 주변경관이 아름답다. 조선 중기의 화가인 겸재 정선의 그림이나 고려시대 이후 수많은 시인들의 작품에는 그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남아있다.경회루는 단일 평면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누각으로, 태…
신기하게도 똑같은 나무에서 자란 과일이지만 크기와 때깔과 맛이 제각각이다. 거름을 주고 가지치기와 솎아주기를 하며 골고루 농약을 주는데도 익어가는 게 다르다. 어떤 놈은 일찍, 그리고 야무지게 여무는데 어떤 놈은 천천히, 그리고 볼 폼 없게 익어간다. 같은 날 모내기를 했는데 어떤 논에서는 추석 전에…
단양 단천초등학교(교장 김대호)는 농촌소규모학교 활성화 사업 대상 학교로 선정돼 올해부터 2015년 2월 28일까지 다양한 운영과제를 계획하고 있으며 소규모학교 활성화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체험활동을 실천하고 있다.지난 10일 학부모와 함께하는 예술문화 체험학습을 음성 큰바위얼굴 조각…
여름휴가에 이은 추석명절, 그리고 10월, 축제의 계절이 전국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우리나라 축제는 거의 70%가 7월부터 10월까지 열린다. 빠른 추석 일정이 지역의 축제를 알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축제의 생명은 홍보에 달려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떻게 축제를 알리느냐 따라서 축제의 성패를 가른다…
지명 변경을 둘러싼 갈등이 도내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대략 지명 변경을 추진하는 쪽은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반대하는 진영은 "역사성"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도내 지명갈등의 현상황과 그에 따른 득실 등을 사례별로 살펴본다. 글 싣는 순서는 ①가금면 대 중앙탑면, ②강내면 대 미호면…
양천정과 청계정은 후손을 가르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유희를 즐기기위해 축조된 다른 정자와는 의미가 다르고 후손들이 아직도 현지에 거주하면서 세가를 이루고 있을 정도다. 약천정 이라고 불리우는 정자는 삼척의 죽서루와 밀양의 영남루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후세를 위한 열정을 간직한 영양지역…
서리가 내린다는 백로가 지났으니 기승을 부리던 잡초도 맥을 못 출 게 뻔하다. 바지런한 사람들은 조상의 산소에 벌초를 마친 사람이 많은데 아직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한 김 영감의 마음은 스산하기만 하다. 이웃집 오 영감네는 이번 일요일 서울 있는 아들 삼 형제가 내려오고 인근에 사는 집안이 모여 벌초를…
"화창한 봄날에 코끼리 아저씨가 가랑잎 타고서 태평양 건너갈 적에, 고래 아가씨 코끼리 아저씨보고 첫눈에 반해 스리슬적 잉크 했대요. 당신은 육지의 멋쟁이, 나는 바다의 예쁜이, 천생연분 결혼합시다. 예식장은 용궁예식장, 주례는 문어아저씨, 피아노는 오징어, 예물은 조개껍데기~." 딸 아이가 조개구이…
조선시대 광혜군때 낙향해 은거한 유근과 임진왜란때 수많은 군사가 숨겨진 탄금정의 애환은 우리 역사를 다시한번 되 짚어 본다. 제월대에 위치한 고산정은 절벽위에 위치한 정자로 한때 만송정이라고 불리우기도 했다. 제월대를 찾는 이는 많으나 고산정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 정도다. 탄금대의 역사를…
저녁상에 찰밥이 올라왔다. 여름 찰밥은 보약보다 낫다고 한다. 무더위를 비틀거리며 견디어 낸 나를 배려한 아내의 마음이다. 밤 대추 잣 같은 보가 될 만한 약재들을 넣어 지어낸 정성이 고맙다. 그런데 정작 입맛을 돋우는 것은 찰밥보다 노각무침, 노각냉국이다. 찰밥을 한 숟가락 크게 떠서 입에 넣고, 매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꼽았다. 이와 함께 화천산천어축제 등 최우수 축제 8개 등 모두 32개 지역축제를 올해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하늘과 맞닿은 전북 김제. 봄·여름이면 초록으로 빛나던 평야가 가을이면 푸른…
8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충주 가금초(교장 이규상)가 인재 양성 및 지역문화의 중심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현재 50여명 학생들이 그들의 꿈과 끼를 키우며 몸과 마음을 연마하고 있는 희망의 배움터인 가금초는 체험 중심 교육과정 운영을 통한 공동체 의식 기르기 교육 프로그램은 충주와 경기도…
시골은 어디를 가나 아름답고 정겨운 오래된 골목들을 만날 수 있다. 내 고향 역시 햇살 가득한 삼월의 어느 날 골목은 개나리 진달래꽃으로 만발하고 단오날을 전후해서는 아카시아 천지였다. 해질녘 뒷산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실려 온 찔레꽃 향기는 골목과 골목을 지나 시골길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싱숭…
◇1983년 어느 날증평(曾坪)은 원래 청안군(淸安郡)에 속해 있었다. 청안읍내 서쪽 가까이 있다해 근서면(近西面)이라 했다. 선비의 고장 청안에 속해 있던 작은 마을이 행정구역 개편으로 괴산군에 편입된 후 커지기 시작, 1948년 8월에는 읍으로 승격됐다.인구 3만2천명의 신흥도시로 행정구역은 괴산에…
충북의 영동 지역은 금강이 흐르고 땅이 비옥해 금강을 위주로 정자와 누각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이 정자를 현재의 주민들은 일부는 활용하고 있는데 비해 일부는 폐쇄 또는 정비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선조들이 정자에서 풍류를 즐기고 후학을 양성했던 영동지역의 정자의 멋…
[충북일보] 충북도가 청주산업단지에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를 구축하고 반도체·이차전지 전후방 기업의 제품 및 공정에 시뮬레이션 기술을 지원한다고 17일 밝혔다. 이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스마트그린산업단지 핵심사업 중 하나로서, 청주산단 내 거점센터 및 시뮬레이션 인프라를 구축해 반도체· 이차전지 등 지역 특화산업 분야에 설계·해석, 기술자문, 가상검증, 시제품 제작, 전문 인력양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중소·중견기업이 제품 제작 전 전체 공정에 대한 다양한 시뮬레이션으로 성능을 예측하고 검증함으로써 비싼 SW 구매나 외주 없이 센터 지원을 통해 제품 개발기간 단축 및 비용 절감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충북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는 기존 센터(5개소 / 창원, 구미, 여수, 대구, 반월시화)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해석 기술에 대해 국내 최고 슈퍼컴퓨팅을 통한 고난이도 해석 기술지원 및 국내 유일의 개방형(원격지원) 시뮬레이션 서비스 제공으로 초광역권 중앙센터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 사업으로 산업단지의 제조기술력 혁신 및 국가첨단산업분야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는 물론 경제적으로 650억원의 가치창출 및 275명의 취업 유발 효과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도가 청주 오송에 K-바이오 스퀘어를 성공적으로 조성하기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밑그림이 그려진 만큼 세부 계획에 대한 적정성 검토를 통과하면 바로 사업에 착수할 수 있게 준비하기 위해서다. 16일 도에 따르면 K-바이오 스퀘어 조성 사업의 예타 면제와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 중이다. 도는 예타를 면제 받아 사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 이유로 국가 간 심화하고 있는 글로벌 바이오 패권 경쟁을 들었다. 우위 선점을 위해 K-바이오 스퀘어 조성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국내 바이오산업 메카로 자리 잡은 오송에 들어선 관련 인프라 등을 고려할 때 세계적 바이오 클러스터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청주도심 통과 광역철도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AI 바이오영재고 등과 연계해 바이오 핵심인재 양성과 글로벌 연구개발(R&D)을 통해 최대 성과를 조기 창출하기 위해서다. 과기부와의 협의가 긍정적으로 나오면 이미 수립한 마스터플랜과 진행 중인 기획 용역의 내용을 담아 예타 면제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까지 예타 면제 실현이 목표다. 앞서 도는 지난 3월 K-바이오 스퀘어 조성
[충북일보] 송기섭 진천군수가 진천군 살림을 맡은 지 9년 차에 들어섰다. 3선 군수지만 '아직 진천을 위해 하고 싶은 게 많다'며 남다른 지역 사랑과 지역발전에 대한 사명감을 자랑하고 있다. 취임 8년과 민선 8기 반환 포인트를 목전에 둔 송기섭 군수를 만나 취임 당시 목표로 한 군정의 진행 상황과 평가, 남은 시간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들어본다. ◇진천군수로서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는 게 숫자를 보고도 믿기지 않는다. 9만 명 진천군민의 선택을 받은 지난 2016년부터 개인보다는 지역의 발전과 군민의 삶을 우선순위에 두고 몰입하다 보니 정신없이 일만 했던 것 같다. 내가 판단한 작은 부분이 지역주민에게는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공직자의 시선에서 결정한 내용이 군민 눈높이에 맞는 것인지 현장에 나가 군민과 대화를 나눠야 했으므로 항상 시간은 부족하게 느껴졌다. 덕분에 철도와 인구, 경제 등 어느 지방정부보다 비약적인 성장을 군민, 군 공직자와 함께 이룰 수 있었고,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지난 8년간 가장 값진 것은 무엇인가. 수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