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청주 가경천에서 1년에 한번 장어 치어와 미꾸라지를 방생하는 이가 있다. 가경천 앞에 위치한 서호장어구이를 운영하고 있는 연규진 대표가 연례행사로 하는 일이다. 연 대표는 "장어 집에서 하는 일치곤 이상하긴 하지만 장어가 계속 있어야 장사도 계속 할 수 있는 거 아니겠느냐"며 독특한 행사에 대해 설명했다. 올해로 18년째 성업 중인 서호장어구이는 청주 민물장어계의 터줏대감 격이다. 10여 년 동안 돼지갈비 장사를 했던 연 대표는 어느 날 문득 업종 변화를 꾀했다. 민물장어를 선택했을 때 주변의 반대가 심했다. 당시 4~5천원이었던 돼지갈비 가격에 비해 민물장어는 인당 1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 대표는 전라도 장어 식당의 운영 방식을 보고 확신을 얻은 뒤였다. 당시 상차림에 신경 쓰지 않던 청주지역 식당들과 확연한 차이를 발견한 거다. 한정식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젓가락이 닿을 곳이 많은 식탁은 승산이 있어보였다. 장어로 마음을 굳힌 뒤 1년 6개월 정도는 장어에 빠져살다 전문가를 초빙해 가게를 열었다. 가게를 열고 1달도 안되어 성과가 나타났다. 보기 드문 상차림과 1kg에 4미를 고집한 연 대표의 뚝심이 손님들에게도 통했다. '오픈발'이라고 폄하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 '오픈발'은 몇 년이 지나도 사그라지지 않았다. 몇 년 전부터 저가 장어를 판매하는 곳들이 늘면서 불편해진 점도 있다. 손님이 줄어들지는 않았지만 '두껍고 큰 장어'가 없냐고 묻는 이들이 생겼다.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연대표지만 가게 곳곳에 장어에 대한 설명을 써 붙였다. 개업부터 지금까지 고집하고 있는 1kg 4미짜리 장어에 대한 변이다. 단가가 가장 비싼 원재료임에도 육즙과 식감 등 최상의 맛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 그 고집의 이유다. 연 대표는 앞으로도 그 맛을 포기할 마음이 전혀 없단다. 가게 곳곳에 설명을 붙인 뒤에는 일일이 설명하는 번거로움이 줄었다. 서호장어구이의 장어 맛에 수긍한 손님들도 다른 식당과의 비교를 그만뒀다. 장어 머리와 뼈를 5시간 이상 고아 만드는 어죽도 서호장어구이의 별미다. 장어의 영양소를 가득 담아 푹 삶아내고 얼큰한 맛을 내 밥알과 수제비, 칼국수 면발까지 끓인 추억의 맛이다. 포장을 요구하는 손님들이 늘면서 어느새 가게의 효자 상품이 됐다. 몇몇 식당들이 그런 것처럼 잠시 손님들의 눈을 가리고 장난칠 수는 있다. 하지만 치고 빠지는 식의 영업은 적성에 안 맞는다는 연 대표다. 18년을 이어온 그의 뚝심이 변하지 않는 한 서호장어를 찾는 손님들도 변하지 않을 것 같다. ◇블로거들의 한줄 평 블로거 장동민-품질 좋은 장어를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것이 가장 좋다. 다양한 연령층이 좋아할만한 밑반찬들도 사려깊다. 블로거 안기원-자칫 느끼할 수 있는 장어구이의 마무리를 깔끔하게 잡아주는 장어어죽. 약간의 칼칼함과 개운함에 어릴적 먹던 어죽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는 인상을 준다. 블로거 신승호-한정식 같은 기본찬에 장어를 초벌구이 해주니 먹기 좋다. 국내산 민물장어에 대한 신뢰도 깊다. 매콤한 장어죽으로 식사를 마무리하면 딱 좋다. 블로거 최은경-1kg에 4미라는 장어 크기 덕에 한조각이 입안에 쏙 들어가 특히 여성들이 좋아할 듯 하다. 두껍지않으면서 육즙이 살아있어 매력적이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충북일보] 30명의 사상자를 낸 청주시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검찰이 사고 주원인으로 지목된 임시제방 부실 관리의 책임자인 미호천교 공사 감리단장과 현장소장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청주지검은 24일 청주지법 형사5단독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감리단장 A(66)씨에게 징역 6년, 현장소장 B(55)씨에게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검찰은 결심공판 최종 의견진술을 통해 "A씨는 오송~청주 2구간 공사를 감독할 책임이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공사의 안전을 책임지는 기술인임에도 법정 기준, 허가 절차 등에 있어 법과 계약상 의무를 모두 위반하는 등 고의에 가까운 중대한 과실이 있다"며 "이로 인해 무고한 시민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현재 유족들과 생존자들은 정신적 상해로 고통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한 점, 사고 직후 자신의 지위를 남용해 조직적이고 치밀한 방법으로 증거를 인멸하는 등 국가 재난 사고의 원인 규명을 방해했다"고 부연했다. B씨에 대해선 "피고인은 미호천교 공사 현장 내에 있는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도의 재정 상황이 지난해보다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가 모두 하락했다. 지난 2021년부터 상승 추세였으나 자체 세입 감소 등으로 전년보다 나빠진 것으로 분석됐다. 23일 도에 따르면 스스로 살림을 꾸릴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재정자립도는 2년 연속 증가하다가 올해 감소했다. 충북의 재정자립도는 27.0%로 2023년 30.5%보다 3.5% 하락했다. 지난해는 2010년 이후 처음으로 30%를 넘었지만 다시 20%대로 떨어졌다. 충북을 포함해 동일 유형 광역자치단체 9곳의 평균 재정자립도 33.7%보다 6.7% 낮다. 재정자립도는 전체 재원에 대한 자주재원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100%에 가까울수록 재정 운영의 자립 능력은 우수하다. 지방세, 세외수입 등 자체 세입이 많으면 높아지고, 지방교부세·보조금 등 정부의 이전재원이 크면 낮아진다. 전체 세입에서 용처를 자율적으로 정하고 집행할 수 있는 재원 비율인 재정자주도도 마찬가지다. 올해 40.3%로 2023년 45.1%보다 4.8%가 하락했다. 작년보다 낮아졌지만 2021년 39.0%를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40%대를 넘었다. 동일 유형
[충북일보] 충북도가 서울시상인연합회와 손잡고 '어쩌다 못난이 김치' 홍보와 판매 활성화에 나선다. 도는 23일 연합회 사무실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은 서울시의 전통시장에서 못난이 김치와 충북도 농산물 판매 협력을 강화하고, 국산 김치 소비 촉진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마련됐다. 도는 못난이 김치 생산업체와 협력해 서울시 전통시장에 안정적인 가격으로 김치를 공급하게 된다. 서울시상인연합회는 자체 네트워크(25개 구·155개 전통시장)를 통해 못난이 김치 매력을 홍보하고 판매처를 확보한다. 이를 통해 서울시 소비자에게 100% 국산 김치를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충북의 어쩌다 못난이 김치는 농산물 판로 확보가 어려운 농가와 인증 받은 김치 제조업체를 직접 연결해 만들었다. 유통 과정을 최소화시켜 품질은 우수하고 가격은 착한 100% 국산 김치 브랜드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이번 협약이 못난이 김치 유통 채널 다변화와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농가는 농산물 판로에 대한 걱정 없이 농사를 짓고, 김치업체는 안정적인 원재료 확보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