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과 일본의 유화적인 외교적 언사가 정상회담으로까지 이어질까? 북한은 작년 10월 기시다 일본 수상의 야스구니신사참배에 대해 "침략과 전쟁으로 다른 나라와 민족을 지배하며 번영하려는 강도적 야망을 추구하는 일본이 가닿게 될 종착점은 완전한 파멸이다"라면서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런데 2024년 1월 첫날 일본 노토반도에서 지진이 발생하자 김정은 위원장이 재빠르게 위로 전문을 기시다 총리에게 보냈다. 화답이나 하듯이 기시다는 2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현재의 북일 관계에 대한 현상 변경 의지가 있음을 밝혔다. 또 곧바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기시다수상의 이번 발언이 과거의 속박에서 대담하게 벗어나 조(북)일관계를 전진시키려는 진의로부터 출발한것이라면 긍정적인것으로 평가되지 못한 리유가 없다"면서 진전된 반응을 내놓았다. 물론 김여정은 개인적 의견이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말이다. 이러한 일련의 북일의 외교적 행위는 영원한 적과 영원한 동지가 없다는 국제질서의 진리를 새쌈 느끼게 한다. 북일이 왜 이러한 제스처를 보이고 있을까· 양측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닿았을 것이다. 그러나 정상회담으로 이어지기에는 여러 가지 걸림돌이 많다. 북일 앞에
후기 인상주의 화가 고갱과 고흐는 1888년 10월 23일부터 2개월 동안 프랑스 아를지역에서 함께 생활하며 공동 작업을 하게 된다. 고흐의 제안으로 시작된 공동 작업이었다. 고갱은 당시 생활이 어려웠기에 고흐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이들은 '노란집' 이라 불리는 아를의 작업실에서 함께 그림을 그리고 토론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낸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불화가 생기고 결과는 비극으로 끝났다. 두 화가는 서로 다른 강한 개성을 가졌고 끝내 관계의 합의점을 찾기 어려웠다. 본래 고흐는 고갱을 존경했으며 그가 아를에 오기 전 설레는 마음으로 공동 작업을 기다리며 '해바라기' , '화가의 침실' 등 우리에게 익숙한 걸작을 남겼다. 비록 공동 작업의 결말은 좋지 않으나 짧은 기간 동안 서로의 예술세계를 공유할 수 있었고 서구 미술사에 영향을 끼쳤다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본래 좋은 취지로 시작했으나 다툼과 비극으로 끝나는 인간관계는 우리 주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그 까닭은 서로 잘못했거나 나빠서가 아니다. 흔히 말하는 '결'이 다르기 때문이다. '결'의 사전적 의미는 성품의 바탕이나 상태를 뜻한다. 가장 좋은 인간관계는 분쟁이 일어나지 않
"자네, 코페르니쿠스 알고 있나?" "천문학자 코페르니쿠스라면 잘 알죠." "그럼, 아리스타르코스는 알고 있나?" 그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기 때문이지요. "그 역시 태양중심설을 주창한 사람이네. 하지만 역사는 아리스타르코스가 아니라 코페르니쿠스를 지동설의 발견자로 기록하고 있지." "코페르니쿠스보다 지동설을 늦게 발표했나 보군요." "아니, 오히려 그 반대일세. 아리스타르코스는 기원전 3세기 인물이네." "기원전 3세기에 지동설을 연구했다고요?" 그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습니다. "그래. 코페르니쿠스 이전에도 천동설에 의문을 품은 과학자들이 존재했지. 하지만 계란으로 바위 치기였어. 천동설의 대부라 할 수 있는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은 꽤나 심도 있는 이론이었네. 이론의 완성도만 따진다면 아리스타르코스나 코페르니쿠스도 프톨레마이오스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다고 하니까." 노인은 손수건으로 안경알을 닦으며 말을 이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천동설이란 바위에 계란을 던졌네.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수많은 이들이 이단아 취급을 받으며 바위에 깨지고 상처받았지. 상처를 받은 게 계란뿐
[충북일보] 충북도내 지방의원 의정활동비가 최고 상한액까지 올랐다. 별다른 평가나 정산 없이 법적 최고 상한액까지 꽉 채웠다. 동결이나 단계적 인상을 고려치 않아 민생을 외면한 몰염치란 비판도 있다. 그동안 자질 부족과 부실한 의정 활동으로·구설에 오르내린 걸 생각하면·기가 막힌다. 충북도 의정비심의위원회는 지난 8일 회의를 열고 올해부터 2026년까지 도의원들에게 지급할 의정활동비를 200만원으로 인상키로 했다. 이는 법 개정으로 정부가 정한 최고 상한선이다. 심의위는 공청회와 도민 의견수렴 결과 재정자립도 등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22년 기준 충북도와 도내 11개 시·군 평균 재정자립도 17.35%다.·가장 높은 청주시가 30.52%에 그치고 있다. 그런데도 의정활동비 인상률은 최고치다. 개정된 시행령은 2003년 이후 20년째 동결된 지방의원 의정활동비 지급범위를 광역의원은 월 200만원, 기초의원은 월 150만원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지방의원들의 월급인 의정비는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으로 나뉜다. 이중 기본급에 해당하는 월정수당은 공무원 보수 인상률을 적용해 매년 조정된다. 의정활동비는 의정자료 수집·연구와 보조 활
농산물 안전관리를 이렇게 철저하게 하는지 몰랐다.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과 함께 2월 28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북지원이 주최한 '농관원과 함께하는 농산물 안전관리 체험프로그램'에 다녀왔다. 초등학교 자녀와 함께 모인 어머니는 모두 7명. 그래서 모두 14명이 체험에 참가했다. 체험의 목적은 농관원이 농산물 안전관리를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기성세대 소비자와 미래세대 아이들에게 알려주려는 것이었다고 한다.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오전 10시경 체험장인 청주 내수면에 있는 '청원약수딸기'농장에 도착했다. 우선 딸기 안에 잔류농약을 분석하기 위해 농장 비닐하우스 안에서 딸기 시료를 수거하는 과정을 보았다. 농가에게 시료 정보에 대해 묻는 것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딸기는 한 농장에서 골고루 수거돼 전용 시료봉투에 담고 봉인해 시료수거를 마쳤다. 딸기 따기 체험과 딸기청도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분석실에서 안전성분석실 견학과 분석실습을 했다. 이 분석실은 2023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안전관리 우수연구실 인증을 취득했다고 한다. 게다가 우수연구실로 인증까지 받았다니 분석에 믿음이 갔다. 분석실에 들어서니 아이를 포함한 체험단 모두에게 실험복과 보호 안경, 보
봄빛이 완연하다. 거실을 정리하면서 석류나무를 내놓았다. 까칠한 줄기가 겨드랑이며 얼굴을 사정없이 할퀸다. 다 좋은데 가시가 말썽이라며 지하실 계단을 오르내린다. 뻐꾸기 소리가 뜸해지면 봄도 얼추 끝난다. 오줌 갈기를 내쏘듯 하는 서슬에 거미줄은 성글어지고 얼마 후 석류꽃이 벙근다. 먹구름이 잔뜩 끼는 장마철, 마당에 나와 보면 석류꽃만 환하다. 나는 또 지체 없이 석류꽃 잎을 모으기 시작한다. 자칫하면 눅눅해지기 때문에 한 장 한 장 펴서 말렸다. 나무말미도 없이 장마철이지만 거풍을 시키면 붉은 노을 빛깔이 여름내 곱다. 선홍색 꽃잎이 엷어질 때는 장마도 끝나고 그때부터 익는다. 어느 날 된 볕을 받아 짝 갈라진 열매에서 그냥은 터질 수 없다는 몸부림을 본다. 터뜨리지 못한 속내라면 꺼멓게 삭았을 텐데 무르익은 속은 눈부시기까지 하다. 가시 때문에 핏물 고운 꽃으로 피고 열매도 탱글탱글해졌다. 뻐꾸기 소리 듣고 핀 꽃이 갈 볕에 지면서 연거푸 물이 든다. 명자나무 가지에 바람이 지나간다. 이따금 꽃샘이 기승을 뿌릴 때는 다보록한 망울이 다 떨어진다. 필 때도 고르지 못한 날씨가 질 때까지 바람이다. 꽃이 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오늘 아침 봉오
지금 미국의 발전에 있어 가장 강력한 동력을 꼽는다면 그것은 400여 년 전 척박한 땅을 일구어내려는 개척정신을 말할 수 있겠다. 이것을 Frontierism 이라고 말하는데 한곳에 정착하여 만족하지 않고 국경을 계속 확장해 나가는 미국 역사의 특징으로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개척정신만으로는 오늘날 미국의 경쟁력과 동력을 이야기하기 어렵다. 끝없는 북미대륙을 이어줄 무언가 있어야만 했는데 이것은 서부로의 행진이 끝없이 이어지던 시대인 1860년대와 70년대에 시도한 철도부설이 원동력이 됐다. 철도로 인해 19세기 말까지 대륙을 횡단하면서 미국의 전역이 주거지로 확보되고 농장을 만들고 광산을 개발하고 큰 도시를 세우면서 기술, 과학, 문화, 사상 등 각 분야에서 교류할 수 있었다. 미 대륙을 이어주는 철도로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으며 미국이 세계 초강대국이 될 수 있게끔 물자 운송의 원동력 중 하나가 철도다. 필자가 충북도청에서 운명적인 호남고속철도 오송분기역 유치업무를 맡아 불가능하다던 호남고속철도 분기역을 오송으로 끌어낸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호남고속철도는 오송역은 거론조차 없이 서울-천안-공주-익산-광주-목포까지 324㎞ 잇는 노선으로 거의
"어! 나 아줌마 아는데…." 아파트 입구에서 만난 한 아이가 반가운 표정으로 아는 척을 한다. 나도 녀석을 금방 알아봤다. 며칠 전 공명共鳴을 일으키는 화법을 가르쳐 준 꼬마 스승을. 젊은 부부들이 많은 아파트에 살다 보니 어린이들을 제법 많이 만난다. 저출산이 사회적 과제로 회자하는 요즈음, 오가는 길에 아이들을 만나면 봄꽃을 마주할 때처럼 싱그러움을 느낀다. 핸드폰으로 누군가와 불평을 쏟아 놓는 아이도, 엄마 곁에서 떼를 쓰는 아이까지도 모두 꽃처럼 예쁘기만 하다. 수필창작 강의가 있는 월요일이면 마음이 분주해진다. 내 차를 기다리는 문우들이 추운 거리에서 오래 서 계시는 건 아닐까 하는 염려가 조바심을 부추긴다. 아침 일찍 서두르는데도 두 분이 기다리실 때가 많다. 출발이 늦은 날은 엘리베이터도 유난히 자주 멈추고,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오는 출근 차량의 꼬리는 더욱 길게 느껴진다. 그날은 통화하느라 조금 늦게 집을 나섰다. 승강기가 18층에서 멈췄다. 문이 열렸지만 타려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 집에서 나올 때, 엘리베이터 호출 버튼을 누르고 나온다. 그래서 먼저 도착한 엘리베이터가 사람을 기다릴 때가 종종 있다. 열림 버튼을 누
충북 당일치기 여행으로 청주 대표 관광지 '상당산성'을 다녀왔다. 성곽 둘레길 4.2km 외에도 완만한 능선 길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걷기 좋은 장소다. 산성 이름은 백제 때 청주목을 '상당현'이라 부르던 것에서 유래해 현재는 '청주 상당산성'으로 명칭 변경됐다. 정문이라고 할 수 있는 공남문에는 도깨비가 그려져 있다. 성안에는 3개의 사찰과 5개의 연못, 관청건물, 창고 등이 있었으나 현재는 3개의 문(남문, 동문, 서문)과 치성, 암문 2개와 옛 터만 남았다. 산성이 최초 축성된 시기는 여러 설이 있는데, 삼국시대의 백제 토성으로 만든 것으로 추정하고 신라 김유신 장군의 셋째 아들 김서현(원정공)이 서원술성을 쌓았다는 기록이 있다. 이후 임진왜란 때 일부 고치고, 숙종 42년(1716)에 계곡을 끼고 산줄기를 따라 산 정상부까지 성벽을 높게 쌓는 포곡식 방식으로 지은 석축 산성이며 1970년 10월 1일 사적 제212호로 지정됐다. 조선시대 호서지방을 방어하는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로 한반도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다. 탁 트인 전망과 입장료와 주차료가 무료이기 때문에 마음 편안히 휴식할 수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산성 앞 넓고
[충북일보] 글로컬대학 사업 1차 선정 대학이 발표된 지 4개월이 지났다. 지난해 선정된 10곳 중 4곳은 통합을 전제로 공동 신청한 대학들이다. 충북대와 교통대도 여기에 포함된다. 하지만 두 대학은 서로 다른 역사와 전통, 학풍으로 수십 년을 지냈다. 하나 되는 게 그리 쉬운 과정은 아니다. 두 대학은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각각 10여명의 교원, 직원, 학생 위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오는 12월까지 통합대학 운영방안 등을 확정해 교육부에 대학통합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글로컬 30은 비수도권 대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방대학의 구원투수로도 주목받고 있다.·지방 인재 정착의 마중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글로컬 대학이 그저 경쟁력 없는 지방 대학 퇴출 정책으로 끝나선 안 되는 이유다. 충북대와 교통대 통합은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 무분별한 통합 사례로 남아선 절대 안 된다. 그러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그저 생존만을 위한 통합은 지역사회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젊은이들을 수도권에 빼앗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대학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그 게 유일한 방법이다. 두 대학의 통추위가 가장 신경 써 해야 할 일이
아내는 힘겨운 항암 과정을 잘 견뎌내고 있다. 3주마다 시행되는 항암치료는 받을 수만 있어도 다행이다. 혈액검사에서 백혈구 수치가 일정한도를 넘어야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한번은 호중구 수치가 0인 상태가 돼 외래 진료 중에 바로 입원을 하는 상황도 겪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놀라 어쩔 줄을 몰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항암 할 때 병가를 내고 함께 생활했다. 주사액이 피부에 닿으면 위험해 잠시라도 눈을 뗄 수가 없다.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질 때마다 온갖 신경이 곤두서게 된다. 제발 무탈하게 치료가 마무리되길 빌면서. 항암은 계속될수록 힘들다. 약물이 몸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마지막 6차 항암 치료를 무사히 마친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우리는 그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집으로 가기위해 짐을 싸면서 그동안 잘 견뎌내고 고생한 아내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의료진들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를 하자 다시는 입원하지 말라는 덕담도 들었다. 마무리가 잘 됐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집에 도착한 아내는 긴장도 풀리고 지친 상태라 침대에 누워 계속 잠을 잔다. 얼마나 고될까 하며 기다리는 방법 밖에는 별 도리가 없다. 까라져 먹지 못하는 상태가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나가게 되자
그림인가…. 글씨인가…. 송계 박영대님의 홍매화 작품이다. 노련하게 붓을 휘둘러 쓴 女자가 화폭에 비스듬히 누워있다. 그 품으로 남자를 상징하는 子자가 몸을 기울여 들어오며 검은 꽃가지를 형성했다. 흐르다 멈칫, 흐르다 멈칫, 드리운 가지들이 결국 동체를 이룬다. 피어난다…. 정점에 이른 가지들 사이로 붉은 홍매화 이파리들이 점점이 피어난다. 고매한 미술작품이 감성을 적시며 아련한 기억의 문을 열고 달린다. 홍매꽃 이파리처럼 붉은 핏빛 사랑을 했던 큰언니가 생각난다. 친정집 뒤란 샘가에 홍매 나무가 있었다. 어느 봄날, 서울 언니가 내려왔다. 나는 큰언니를 서울 언니라고 불렀다. 언니는 봄날 내내 안방 뒷문을 열어 놓고 매화나무를 바라보았다. 언니는 말을 안 했다. 돌멩이도 기왓장도 아닌데 왜 말을 안 하냐고 엄마가 큰언니를 흔들었다. 그러다가 "세월보다 좋은 약은 없는 겨…." 하고 이해할 수 없는 말을 가만가만한 어조로 말씀하셨다. 이해할 수 없는 건 그뿐이 아니었다. 서울서 돈 버는 언니 남편감이 보냈다면서 식구들 선물을 가지고 온 날, 부모님은 좋은 사람 만났다며 기뻐하셨다. 나는 그때 받은 분홍 줄무늬 원피스를 잘 때도 입고 잤다. 그런데 아버
'Inspire Inclusion' - 포용을 고취하라 매년 3월 8일은 UN이 지정한 '세계여성의 날'이다. 1908년 3월 8일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우리는 빵과 장미를 원한다"를 외치며 대규모 집회를 진행한 것에서 유래한다. 이 때 빵은 생존권을, 장미는 투표권을 의미했다고 한다. 세계 여성의 날 조직위원회(International Women's Day; IWD)는 여성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슬로건을 정해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 위 슬로건은 바로 2024년 IWD의 슬로건이다. IWD는 모든 여성이 가치 있고 존중받는 환경을 조성하기를 촉구하는 의미라고 한다. 현재 청주청원경찰서는 여성이 존중받는 환경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범죄피해예방 및 피해회복을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여성청소년과에서는 성폭력, 스토킹, 교제폭력, 가정폭력 등 여성에게 취약한 범죄들을 예방·검거·사후관리 등 다양한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매일 아침, 한 명의 여성 피해자도 소외되지 않도록 전날 접수된 사건을 전부 검토하고 피해자들과 상담을 통해 재발가능성, 추가피해 여부를 확인, 유관기관에 연계하여 심리·경
방 안의 코끼리란 말이 있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음을 모두가 알고는 있지만, 그 누구도 먼저 코끼리가 있다고 말하지 못하는 상황를 비유하는 표현이다. 즉, 방 안에 코끼리가 있는 평범하지 않거나 혹은 위험한 상황임에도 모두가 코끼리를 못 본 척하며, 이야기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먼저 말했다가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일으키거나 구성원으로부터 비난받을 것 같은 불안감이 모두를 나서지 못하게 만든다. 거대한 코끼리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뿐 내가 살고 있는 가정, 일하고 있는 일터등 우리 사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반에 걸쳐 있다. 가정에서 행해지는 폭력, 직장 내에서의 괴롭힘, 관례라는 미명하에 암묵적으로 행해지는 각종 부패, 부조리 등이 그것일 것이다. 누군가 용기 내어 거대한 코끼리를 방 밖으로 밀어내려 발버둥 쳐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왜 그러지?", "왜 굳이 문제를 일으키지?"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기 일쑤이다. 그래서 우린 방 안의 코끼리를 밖으로 내보내려다 집이 부서지는 것을 상상하며, 무의식적으로 불편한 진실을 회피하게 되는 것 같다. 어려우니 우린 코끼리와 같이 살아야 하는걸까? 집이 무너질지도 모르는데 같이 살수는 있는
우리는 요즘 매월 첫째 금요일을 소설 ≪삼국지≫와 함께 아침을 열고 있다. 아침을 열기에 상큼한 소재는 아니나 흥미로운 이야기는 될 듯하다. 219년에 유비는 한중왕에 오른 뒤 문무관원들에게 작위를 내린다. 이때 관우는 전장군에 제수 되었으나, 이어서 황충이라는 사람을 자신과 같은 반열인 후장군에 임명하였다는 말을 듣자 불같이 화를 내면서 "대장부는 결코 노병과 같은 반열에 서지 않는다!"라는 말을 내뱉었고, 심지어 유비가 내린 작위까지 받지 않으려 하였다. 그런데 이 대목은 ≪삼국지≫의 독자를 당혹스럽게 만든다. 점잖은 관우가 갑자기 자존심 내세우며 버럭하는 것도 낯설지만, 독자들에겐 적벽대전 직후에 관우와 황충이 장사성에서 이미 크게 한 번 결투를 벌인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이때 관우와 황충은 흔히 말해서 사나이답게 서로 한 번씩 죽을 고비에서 살려주는 멋진 일대일 대결을 벌여, ≪삼국지≫에서도 손꼽히는 감동적 장면을 연출하였다. 그런데 독자도 기억하는 것을 관우는 왜 그새 까먹었을까? 이것은 역으로 애당초 관우와 황충의 결투가 없었음을 의미한다. 정사의 기록을 참고하면, 그때 황충은 장사성이 아니라 그 속현인 유현이란 곳에 주둔하고 있었는데, 당시
입춘이 벌써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고 추적추적 봄비가 종종 내리는 것이 진짜 봄이 오려나 보다. 충청북도 이곳저곳에서는 벌써부터 봄 축제를 앞다투어 홍보를 하기 시작했고 필자 회사인 플러그미디어웍스에서도 지역 내 다양한 축제 준비로 전 직원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그중 괴산군에서 새롭게 첫 회를 준비하고 있는 '2024괴산빨간맛페스티벌'의 타이틀 브랜드 이미지(BI), 포스터, 웹사이트 외 다양한 온라인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괴산군 하면 떠오르는 괴산 청결고추의 매운맛과 김장, 봄꽃(홍매화, 양귀비, 튤립)이 연상되고 활기차고 열정적인 기운을 담은 빨간색에서 착안하여 괴산의 봄을 대표하는 신선하고 젊은 축제로 펼쳐질 예정이다. '2024괴산빨간맛페스티벌'은 오는 5월 24일 금요일부터 26일 일요일까지 3일간 개최되며, 괴산유기농엑스포광장, 동진천 하상 일원, 괴산종합운동장 등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괴산군축제위원회에서 기획한 주요 프로그램으로 괴산청년페스타, 맵부심푸드파이터대회, 컬러런, OST콘서트, 빨간꽃길걷기대회, 전국TOP가요쇼, 전국레드댄스경연대회, 전국치어리더경연대회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
[충북일보] 전국 40개 대학이 교육부에 신청한 2025학년도 의대 증원 규모가 3천41명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실시한 수요 조사 최대치 2천847명보다도 많다. 비수도권 27개 대학이 2천471명 증원을 신청해 전체 인원의 72.7%다. 충북대는 기존 49명에서 201명 늘어난 250명을 요구했다. 건국대 글로컬캠퍼스는 40명에서 120명으로 증원을 요청했다. 지역·필수 의료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게 가장 큰 명분이다. 학교 경쟁력 강화라는 실리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정부는 별도로 위원회를 구성해 대학별 정원 배정을 결정할 계획이다. 각 대학별 의대 정원 증원 신청 쇄도는 예상됐던 일이다. 국내 의대 정원은 1998년 제주대 의대 신설 당시 그대로다. 한 번도 늘어난 적이 없다. 되레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의약분업의 여파로 351명이 줄었다. 그 뒤로 19년 째 3천58명으로 동결 상태다. 사회는 급격한 고령화로 더 많은 의료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필수 의료 체계가 흔들리고 지역 의료 현장에선 의사가 심각하게 부족하다. 의사 1명당 평균 환자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3.4배에 달하고 있다. 이런 비정상적 의료 여
국민의힘 공천이 '꼰대 공천'이란 비판이 많다. 충북 전체 8개 선거구에서 현역의원 4명 모두 경선을 통과했고 원외 당협위원장 3명과 신인 1명이 공천장을 받았다. 본선에 진출한 후보들은 청주상당 정우택(5선), 청주서원 김진모(당협위원장), 청주흥덕 김동원(신인), 청주청원 김수민(당협위원장·전 초선), 충주 이종배(3선), 제천단양 엄태영(초선), 보은옥천영동괴산 박덕흠(3선), 증평진천음성 경대수(당협위원장·전 재선)다. 8명 중 6명이 전·현의원인데다 3선 이상 현역의원이 3명이나 되어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이번에 처음 출마하는 후보는 김진모, 김동원 2명이다. 김수민 후보는 유일한 여성이자 청년 후보이기도 하다. *** 현역불패 피로감 국힘은 시스템에 의해 공정한 공천이 진행됐다고 자평하는데도 감동 없는 공천이라는 지적이 다수다. 정치권의 변화를 강하게 희망하는 도민들 눈에는 매번 보여 지는 그 얼굴들에 피로감을 느낄 뿐이다. 집권여당의 비대위가 등장했을 때 도민들은 제대로 된 혁신을 기대하며 총선에서 새로운 바람을 불러 오리라 믿었다. 그러나 속속 드러나는 공천 결과에는 정치개혁의 의지를 찾을 수 없다. 시스템 공천이라지만 어느 당도
요즘 뉴스에 이해충돌방지법이란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이해충돌방지법이란 무엇이며 왜 계속해서 강조되는 것일까? 이해충돌방지법은 처음엔 청탁금지법의 일부로 제출되었으나 표류된 법이었다. 이후 LH 부동산 투기사태를 계기로 법안이 재조명 되면서 국회에서 통과되었고 2021년 5월 18일 제정되어 2022년 5월 19일부터 시행, 2년차를 맞이한 공직자의 청렴과 직결되는 아주 중요한 법이다. 그렇다면 이해충돌방지법에서 '이해충돌'이란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 일까? 이는 동법 제2조 제4호에서 '공직자가 직무를 수행할 때에 자신의 사적 이해관계가 관련되어 공정하고 청렴한 직무수행이 저해되거나 저해될 우려가 있는 상황을 말한다.'라고 정의내리고 있다. 예를 들어 공공기관에서 입찰업무를 맡고 있는 담당자가 입찰 시 자신의 가족이나 지인 등이 지원했을 때 해당 담당자와 사적관계가 있는 지원자들은 이익을, 사적 관계가 없는 다른 지원자들이 불이익을 볼 가능성이 있다. 예시와 같은 상황이 '이해충돌'이며, 이해충돌방지법은 이러한 이해충돌을 '방지'하여 위와 같은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해충돌방지법의 적용 대상은 공직자와 공무수행사
선배 교장선생님들의 퇴임 축하 모임이 있었다. 여러 행사 중 축하 무대를 꾸며준 후배 교사들의 시간이 가장 인상 깊었다. 축가를 부탁하고 어떤 곡을 준비했을까 궁금했는데 제목을 듣는 순간 '그래, 바로 이 노래야.' 했다. 뮤지컬 『지킬 앤드 하이드』에서 조승우가 부른 「지금 이 순간」이었다. "간절히 바라고 원했던 이 순간, 나만의 꿈이, 나만의 소원이 이뤄질지 몰라. 참아온 날, 힘겹던 날 다 사라져 간다. 연기처럼 멀리~" 한 구절 한 구절 가사를 놓치지 않으려 애쓰며 들었다. 긴 세월 교직의 길을 걸어오신 선배님들의 지금 이 순간은 간절히 바라고 원하던 꿈을 이룬 순간일까? 힘겹게 참아온 일들이 사라지는 순간일까? 예전엔 아직도 너무 젊으신데 떠나야만 하는 선배님들을 보며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졌었다. 지금 이 순간은 교직을 떠나 새롭게 걸어갈 길에서 또 다른 꿈을 꿀 수 있다는 부러움이 더 크다. 내가 바뀐 건지, 세상이 그렇게 만든 건지 애써 웃어보지만, 달라진 세월에 허탈함이 머문다. 노래를 듣는 내내 선배님들의 교직 생활의 궤적들이 그려졌고, 끝을 향해 걸어가는 나와 이제 시작하는 후배들이 걸어갈 미래의 순간들을 상상하니 기대보
-반갑습니다, 금방 알아보겠네요. 그분 맞지요? 사륜거에 학창의와 백우선…. 동양권에선 너무 유명한 분입니다. "제갈량 혹은 제갈공명이라 합니다. '삼국지'를 통해 이름을 알렸습니다." -선생으로 인한 고사성어가 많아서 오늘은 그것들 중심으로 몇 가지 여쭙겠습니다. 괜찮으시죠? "기대가 너무 클까 걱정입니다. 아는 대로 답하려 합니다." -아무래도 시작은 삼고초려(三顧草廬)로 해야겠네요. "선제(先帝)께서 나이 어리고 이룬 것 없는 소인을 융중 모옥(茅屋)으로 세 번이나 찾아주신 것을 이르는 성어지요. 부자간이래도 믿을 만한 나이 차이에 지극히 예우해 주셨지요. 미미한 것을 크게 써주셨어요." -그때 관운장이나 장비의 불평이 좀 있었다지요? "당연하지요. 그분들 선제를 모시고 20년 넘게 고생할 땐데 전 겨우 27세 즈음이었으니까요. 저를 과도히 아끼고 싸고도시니 이해 못 할만 했지요. 그때 선제가 마흔일곱, 관운장도 그 정도, 장비님은 마흔 셋이었으니 제가 눈에 찼겠어요? 전 그냥 백면서생이었거든요." -그때 현덕께서 하신 말씀이 수어지교(水魚之交)였지요? "분에 넘치는 인정이셨어요. 서서가 저를 과하게 소개해준 탓도 있고요. 유력자의
'철새'라는 용어는 이익을 좇아 당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정치인을 지칭하기도 한다. 요즈음 여·야당이 총선을 앞두고 지역 후보를 내면서 일부 탈락한 정치인들이 당적을 옮기고 있다. 오로지 공천을 받기 위해 수십년 쌓아온 정치적 신념이나 동지적 유대도 팽개친다. 철새 정치인은 요즈음만의 풍속도는 아니다. 조선 유교사회에서도 사색당파의 대립이 첨예했던 시기, 철새 정치인이 많았다. 선비가 지녀야 할 대쪽 같은 신념이나 절개도 권력을 위해서는 헌신짝처럼 버렸다. 지금은 공천을 위해 당적을 바꾸는 철새들이지만 옛날에는 상대 당을 역적으로 몰아 몰락시키는 극단적인 모함행위 까지 벌였다. 사화나 고변등 조선 중기 피의 숙청사를 들여다보면 모두 권력투쟁의 산물이다. 경종(景宗. 재위 1720~1724)대 정권을 잡은 소론은 노론을 완전히 제거하기로 마음먹었다. 대사헌을 거쳐 형조판서가 된 김일경이 앞장섰다. 그는 노론의 인물 중 목호룡이란 사람을 매수했다. 목호룡은 남인 천얼 출신으로 청능군(靑陵君)의 집안 노비였으나, 풍수를 배워 연잉군 사친(私親)의 장지를 잡아주고 노비에서 양인이 되었다. 이후에 궁궐의 토지와 곡식을 관리하면서 부호가 되었다. 평
[충북일보] 새 학기가 시작됐다. 초등학교에서는 '방과 후 교실'에 '돌봄' 기능을 더한 '늘봄학교'가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학부모의 기대가 크다. 하지만 학교 현장 분위기는 어수선하기만 하다. 준비 부족 탓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예견된 결과라는 반응이다. 지난 2월 갑작스럽게 정책이 확정되며 준비 기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예산도 문제다. 교육청에서 내려온 예산이 학교 운영위원회를 통과하는 시점은 보통 2월 말~3월 초다. 그러다 보니 늘봄학교 강사를 채용하려고 해도 예산이 확정되지 않아 진행하지 못한다. 충북에서도 3월 새 학기부터 도내 100개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늘봄학교에 참여하는 1학년 학생들은 정규수업 이후 늘봄 프로그램에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충북도교육청은 기간제 교사와 행정인력, 자원봉사자 등 모두 230여 명의 전담 인력을 배치할 계획이다. 늘봄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314개 공간을 온돌난방 등 아동친화적 공간으로 조성키로 했다. 교사들의 업무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사연구실도 확충한다. 늘봄학교는 초등학생에게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교육과 돌봄을 제공한다. 4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대상은 전
'용문점액(龍門點額)', 국내 경제전문가들이 올해 우리 경제를 전망하며 뽑은 키워드다. 용문은 물살이 거센 협곡으로 잉어가 용문을 넘으면 용이 되고, 넘지 못하면 문턱에 머리를 부딪쳐 상처만 입은 채 하류로 떠내려간다는 뜻이다. 올해 우리 경제가 새롭게 도약하거나 저성장의 늪에 빠질 갈림길에 서 있다는 의미다. 용문점액은 경제뿐 아니라 농업에도 해당되는 키워드라고 본다. 우리 농업·농촌을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현장에는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변화, 농촌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전쟁으로 인한 식량안보의 위협 등 풀어야 할 어려운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이 위기를 잘 극복하면 우리 농업이 경쟁력 있는 미래 성장 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용문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지금 전 세계는 자국의 농업 위기 극복과 혁신 성장을 위한 수단으로 '스마트농업'에 주목하고 있다. 스마트농업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로봇 등 첨단 기술을 이용해 농업의 전 과정을 자동화·정밀화·무인화해 농사의 편리성·생산성·품질 향상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앞으로 스마트농업이 기후변화, 노동력 부족, 식량안보, 생태계 파괴,
지금까지 다양성의 개념은 주로 긍정의 대상이었다. 자연 생태계의 다양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문화의 다양성과 언어의 다양성을 왜 지켜가야 하는지, 가치의 다양성이라든가 실천의 다양성이 사회를 어떻게 풍성하게 하는지에 대한 생각들이 그 이유였다. 문득 떠난 여행지에서 만나는 온갖 풍경에 매료되고 몰두하는 이유도 낯섦 즉 새로움으로써의 다양성에 끌리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나 요즘에는 단순하게 다양성 자체만으로는 뭔가 아쉽다고 생각하는 중이다. 끊이지 않는 갈등과 다툼의 소식들, 삶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정도를 넘어 아예 지워버리는 비극의 소식들을 접하는 빈도가 늘어날수록 더욱 그렇다. 갈등이 생겨나는 원인 중 하나가 서로의 다름에 의한 것이고 그 다름의 내용이 곧 다양성이라면. 그것에도 일정한 조건이 붙어야 하지 않을까. 다양성에 따른 혼란과 어지러움까지 살아감의 한 과정이라며 받아들일 여지는 있다지만, 일정한 정도를 넘어서는 것들까지 수용할 정도로 공간이 무한하지는 않다. 조화로움은 다양성을 지속하기 위한 기본 조건 중 하나다. 어떤 규모든 일정한 단위에 속하는 구성원들 사이에 제도적이거나 규범적 형태, 암묵적인 무엇이라도 좋은 질서와 조화가 있어야 한다는
[충북일보] "이렇게라도 나서야 60년 이상 가슴에 맺혀 있던 응어리가 풀릴 것 같아요." 해마다 4월이 오면 가슴에 맺혀 있는 한(恨)을 풀지 못해 몸살을 앓는 80대 어르신들이 있다. 1960년 청주공업고등학교 2학년 학생신분으로 4·19 학생혁명운동을 주도하고도 국가로부터 유공자 인정을 받지 못한 김태형(83·옥천읍), 김영한(82), 강건원(83), 곽한소(83), 이영일(82)씨가 그들이다. 김 씨 등은 지난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가보훈부 정문 앞에서 청주지역 고등학생 4·19 연합시위 공적재심사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성명서 발표 자리에 곽한소 씨는 병환으로 입원 중이어서 참여하지 못했다. 이들은 이영일 씨가 낭독한 '4·19학생혁명운동 전국 3대 발원지 청주공고'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1960년 당시 청주공고 2학년생이던 우리들은 4월 3일 청주시 수동 213번지 김태형의 자취방에 모여 자유당 독재정권의 3·15 부정선거규탄 학생시위운동을 모의하고, 4월 13일 시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한 "4월 16일, 4월 17일에도 시위를 벌였으며 4월 18일 청주지역 학생연합 시위운동에 참여했다"며 "4·18 청주지역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속보=청주시와 시내버스 준공영제 참여업체, 노조위원회의 임금인상 논의가 오는 6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17일 충북지방노동위원회가 임금인상을 위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준공영제 협약사항을 개선하라고 청주시준공영제 관리위원회에 권고했기 때문이다. 준공영제 협약사항이 정하고 있는 임금체계에 대해 각계의 이야기를 듣고 변경을 검토하라는 취지다. 현재는 준공영제 시행협약서와 '청주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영에 관한 조례' 중 9조 16항에 '인건비 지원액은 공공기관 임금인상률의 ±20%를 초과하지 않는다'라는 조항이 담겨있어 임금인상에는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권고안에 따라 준공영제 관리위원회는 자체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공론화를 위한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에 소속되는 위원들은 시에서 2명, 업체에서 2명, 노조에서 2명, 시의회에서 2명 등 모두 13명 정도로 구성된다. 이들은 청주지역 시내버스 운수종사자들의 노동환경 등을 조사하고 임금인상이 타당한 지 검토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또 임금인상의 경우 시민들의 세금을 통해 지원되다보니 시민들에게 위 사안을 알리고, 의견을 청취하는 활동도 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지방노동
[충북일보] 송기섭 진천군수가 진천군 살림을 맡은 지 9년 차에 들어섰다. 3선 군수지만 '아직 진천을 위해 하고 싶은 게 많다'며 남다른 지역 사랑과 지역발전에 대한 사명감을 자랑하고 있다. 취임 8년과 민선 8기 반환 포인트를 목전에 둔 송기섭 군수를 만나 취임 당시 목표로 한 군정의 진행 상황과 평가, 남은 시간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들어본다. ◇진천군수로서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는 게 숫자를 보고도 믿기지 않는다. 9만 명 진천군민의 선택을 받은 지난 2016년부터 개인보다는 지역의 발전과 군민의 삶을 우선순위에 두고 몰입하다 보니 정신없이 일만 했던 것 같다. 내가 판단한 작은 부분이 지역주민에게는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공직자의 시선에서 결정한 내용이 군민 눈높이에 맞는 것인지 현장에 나가 군민과 대화를 나눠야 했으므로 항상 시간은 부족하게 느껴졌다. 덕분에 철도와 인구, 경제 등 어느 지방정부보다 비약적인 성장을 군민, 군 공직자와 함께 이룰 수 있었고,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지난 8년간 가장 값진 것은 무엇인가. 수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