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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05.20 19:38:1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김현진

충북종합사회복지센터 부장

이렇게 햇살 좋고, 푸르른 5월이 마냥 반갑지 만은 않은 것을 보면, 사는 것이 제법 스트레스를 받는 모양이다. 평소, 스트레스를 쌓아두는 편이 아닌지라, 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고 살자 생각하는데 '종합사회복지센터'라는 큰살림을 맡은 뒤로는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필자가 일하는 이곳은 연간 만 여명이 넘는 사회복지 전문가와 근무자, 지역주민이 다녀간다. 이 곳에서는 사회복지의 다양한 영역이 실현되고 논의된다. 이용하는 단체는 물론, 우리 센터 스스로도 사회복지사들을 위한 보수교육도 준비하고,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열어 참여하도록 하면서 이용자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직원들 모두 늘 분주하게 움직인다. 장애인의 달인 4월과 가족의 달인 5월은 사회와 이웃의 불편을 체험하려는 사회복지체험장에는 신청자가 넘쳐난다.

처음 월세 살던 사무실을 센터로 옮기면서 했던 우스갯소리가 기억난다. "월세 살다가 20년 만에 내 집 장만한 기분이다" 꼭 그랬다. 보증금도 없이 월세를 살면서 2년마다 이사를 다녀야했던 사회복지단체의 살림은 언제나 곤궁했다. 지금도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사회복지사로 살면서 '넉넉함'을 바란다면 그 또한 예(禮)가 아니란 생각도 든다. 그렇게 3년이 흐르고, 센터는 새로운 시작을 하고자 한다.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고 늘 말하지만, 우리는 늘 새로운 도약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얼마 전 센터 사무실 문을 열고 등산복 차림의 40대 여성 두 분이 들어왔다. 여길 이용하는 분들은 대부분 무언가 배우기를 원한다. 그 분들도 그랬다. 그런데 그동안 방문하던 분들과 달리 유난히 '시간'에 대해 까다로웠다. 들어보니, 3교대 근무를 하는 근로자였고, 교대시간 이외의 시간에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다. 갑자기 세상에 환한 빛이 비춰지는 듯 했다. 우리 센터 이용자는 늘 '사회적 약자'이어야 한다고 누가 정해 준 것도 아니고, 우리가 말하는 '요보호' 대상자만을 위한 것이 사회복지도 아니거늘 왜 난 늘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프로그램만을 고민했던 것일까.

물론,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은 늘 사회적 약자를 우선시하도록 배워왔다. 그리고 현장은 그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 센터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더 중요하게 배우는 것은 '보편적 복지'의 내용이다. 누구나 사회복지를 누릴 권리가 있고 사회복지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물안 개구리처럼 눈에 보이는 것들만 찾아다녔던 것은 아닌지 반성이 들었다. 센터가 위치한 곳은 공단 근로자의 접근성이 좋은 곳이다.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센터는 '누구나' 들를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기본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은 막연히 교육을 열어놓고 '왜 이렇게 사람이 안오나' 걱정만 했었다. '사회복지사업에 무슨 블루오션이냐'고 자신하던 것이 부끄러워졌다. 고민 끝에 우리는 3교대 근로자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교대시간에 맞춰 교육시간을 정해야 하고, 강사를 선정하고, 인원모집을 위해 근로자들이 일하는 회사의 지원과 협조도 필요하다. 어렵게 시작은 하지만 교대근무자들의 참여가 적을지도 모른다. 우리도 최소인원이 신청하지 않으면 교육을 열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동안의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데서 이 일의 의의는 이미 찾아진 것이 아닐까. 행복한 삶을 위해 일한다는 사회복지에도 '경쟁'과 '경영'이 도입된 지 오래다. 어떤 기관과 경쟁할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안의 틀을, 내 안의 고정관념을 바꿔 가는 것이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 어디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고, 새로운 도약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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