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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 - 충북재활원 탐방

"순수한 마음 오히려 배워요"

  • 웹출고시간2009.04.19 20:06:3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편집자 주

청주시 흥덕구 신봉동에 위치한 충북재활원. 이곳은 지적장애인 집단생활시설이다. 간혹 TV를 통해 지적장애인의 모습을 접하게 되지만 일상생활에서 그들을 만나기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들은 어떤 모습일까. 말을 통할까. 낯선 사람에게 경계심을 보이지 않을까.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그곳을 찾았다.

충북재활원 ‘기쁨반’ 황진식, 정민정, 김은자, 신혜경 교사. (왼쪽부터)

ⓒ 임장규 기자
"아…안녕…하…세요"

19일 오후 2시. 충북재활원을 들어서자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있던 한 아이가 쪼르르 달려와 인사를 한다. 약간은 어눌한 말투였지만 악수를 건네며 해맑게 웃는 아이에게서 '경계심을 보이면 어떡하나'하는 염려는 덜 수 있었다.

천주교 청주교구에서 운영하고 있는 충북재활원에는 260명의 지적장애인이 생활하고 있다는 직원의 설명을 들으며 '기쁨반'을 찾았다.

"봉구(가명)씨! 아무데서나 옷을 벗으면 어떡해요!"

빨래를 개고 있던 황진식(35) 교사가 김봉구(28)씨의 바지를 재빨리 움켜잡았다. 알고 봤더니 소변이 마려워 바지를 내린 것이다.

그날 봉사활동을 온 충북대 식물자원학과 유진(여·21) 학생은 어쩔 줄 몰라 눈을 가렸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장애인들의 지적 수준은 3~5세 밖에 되지 않아요.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죠"

황 교사가 별일 아니니 놀라지 말라고 유진 학생을 진정시켰다.

한달에 충북재활원을 찾는 자원봉사자는 80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이중에는 봉사점수를 따기 위해 억지로 온 학생들도 꽤 있다는 것이 황 교사의 설명이다.

황 교사는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는 봉사는 오히려 지적장애인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다"며 "간혹 인상을 쓰면서 봉사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씁쓸하다"고 말했다.

기쁨반에는 1급에서 4급의 지적장애인 17명이 생활하고 있다. 4급은 일반인과 의사소통도 원활하게 할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약간 어눌해 보이는 것이 다른 점이다.

지적 장애는 대부분 유전적 요인이 크다고 한다. 이상태(가명·27)씨도 부모가 모두 지적 장애를 앓고 있고 동생도 지적장애인이다. 3세 정도의 지적 수준을 갖고 있다 보니 할줄 아는 말이 '아빠, 엄마, 형'이 전부다. 아직 '선생님'이라는 말을 할 줄 몰라 교사들은 안타깝다.

기쁨반에는 모두 4명의 교사가 3교대로 근무를 한다. 남자 교사가 매일 주간 근무를 하고 3명의 여교사들이 주·야를 나눠 가족들을 보살핀다.

이 중 10년 동안 지적장애인과 생활해 온 신혜경(여·34) 교사가 가장 베테랑이다. 이젠 지적장애인들의 눈빛만 봐도 무엇을 원하는 지 알 정도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한밤중에 간질 환자를 보살피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신 교사에게 가장 힘들었던 일이 뭐였냐고 묻자 "지적장애인의 죽음"이라고 말했다.

지적장애인들은 합병증 등을 많이 앓아 일반인들보다 수명이 짧다고 한다. 길을 가다 넘어져 탈골상을 입는 것은 다반사다. 교사들은 이럴 때마다 자신의 가족이 다친 것처럼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

교사들은 한결같이 지적장애인에게 배우는 점이 많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단 한가지다.

"최소한 그들은 순수하니깐요"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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