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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11.18 19:27:14
  • 최종수정2019.11.18 19:27:17
[충북일보] 지역화폐가 전국에 확산되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지 경제를 순환시켜 지역을 살려보려는 지방자치단체의 절박한 의도가 들어 있다. 충북 상황도 다르지 않다. 도내 시·군 대부분이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있다. 두 말 할 것도 없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다.

청주시는 오는 12월17일 '청주 페이(옛 청주사랑 상품권)'를 발행한다. 첫 발행 규모는 총 100억 원이다. 구매(충전) 한도액은 1인당 월 최고 50만 원이다. 연 500만 원을 넘길 수 없다. 청주에서만 사용 가능한 충전식 직불카드다. 교통카드처럼 충전한 금액만큼 쓰는 방식이다.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한 모든 점포에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백화점과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 유흥업소에선 사용할 수 없다. 충전한 날로부터 5년까지 쓸 수 있다. 일정 금액 이상을 쓰면 인센티브를 제외한 잔액을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지난 10월 현재 전국의 지역화폐 발행 지자체는 177곳이다. 243개 광역·기초자치단체의 절반 이상이다. 지역화폐 발행액도 2016년 1천168억 원에서 올해는 2조3천억 원이다. 20배가량 늘어난 액수다. 돈의 역외유출 막기 위한 각 지자체들의 노력에서 비롯됐다. 지자체들은 부의 역외유출을 막아 지역경제를 살리려 했다. 돈의 재유통을 통해 지역승수효과를 극대화하려했다. 하지만 우려도 크다. 지역화폐는 발행 자체보다 발행 후 활성화가 더 중요하다. 지역화폐 스스로 존립할 수 있는 틀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지역화폐는 지역 경제를 살리고 지역의 자본 고갈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대개 전통시장과 특정 가맹점, 골목상권에서 사용된다. 주로 소상공인들을 돕는 역할을 한다. 원활하게 사용 되면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골목경제 활성화와 지역경제 선순환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 생산과 소비를 지역에 묶어 두기 때문이다. 그런데 성공하지 못한 지자체가 더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역화폐를 굳이 쓸 이유를 만들어주지 못했다. 지역화폐가 법정화폐보다 편리하거나 이득이 되도록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역화폐는 법정화폐에 비해 사용에 제한적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은행이나 카드에서 결제나 송금을 할 수 없다. 물론 지역화폐를 발행하는 지자체별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청주시도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여전히 법정화폐를 사용하는 게 더 편리하다. 그러다 보니 지역화폐를 발행하면 생각보다 얻는 건 적고 잃는 건 많았다. 청주시는 이런 지역화폐의 불편을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청주 페이'가 성공할 수 있다. 지역화폐가 외면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사용 매력이 별로이기 때문이다.

휴대전화 하나만 들고 다녀도 물건을 사는 데 불편이 없는 세상이다. 해외에서 직접 물품을 살 수도 있다. 청주시는 '청주 페이'를 지역에서 사용했을 때 장점이 뭔지 정확히 알려야 한다. 지금까지 지역화폐의 장점이라면 액면가보다 5~10% 싸게 살 수 있는 점이었다. 물론 이마저도 지자체가 투입하는 세금 덕이었다. 지역화폐를 두고 '탁상행정의 전형'이니 '경제 아닌 정치'라고 말하는 이유는 여기 있다. 소비자 편의가 아니라 '정치적 치적 쌓기'라는 공급자(지자체장) 편의를 더 고려했기 때문이다.

지역화폐의 본래 도입 취지는 훌륭하다. 지역 경제 발전이 곧 국가 경제 발전이란 모토와도 통한다. 그런 도입 취지가 악용돼선 안 된다. 지역 자영업자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정 지원까지 이뤄지는 지역화폐다. 지역화폐로 창출된 이익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매출 증대와 골목상권의 활성화로 이어져야 한다. 유통되는 만큼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화폐 유통에는 시민의 폭넓은 공감대가 필수다. 그런데 아직도 지역화폐 자체를 모르는 시민이 많다. 발행 전후 시민 홍보가 매우 중요한 이유다.

청주화폐 '청주 페이'의 홍보와 함께 지역화폐에 대한 교육이 꼭 이뤄져야 한다. 화폐를 화폐이게 하는 건 타자의 욕망이다. 모든 사람이 갖고 싶어 하기 때문에 가치가 인정된다. 곧 '화폐=신뢰'라는 등식 성립 조건도 마찬가지다. '청주 페이'는 아직 화폐의 지위를 획득하지 못했다. 욕망하기는커녕 존재조차 모르는 시민들이 더 많다. 홍보를 위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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