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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10.23 15:56:21
  • 최종수정2019.10.23 15:56:21
[충북일보] 신문기자 경력 30여년째인 필자는 영화보다는 C일보 등 '질 좋은 종이신문' 보기를 더 좋아한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황금같은 휴일인 금요일이었던 지난 18일에는 세종시의 집에서 20㎞쯤 떨어진 청주시내 한 극장에서 일본영화 '신문기자(新聞記者)'를 봤다.

영화관이 2개 뿐인 세종시내에서는 상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평일 오전 11시 50분 시작된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관람객이 필자 부부를 포함해 4명에 불과한 점은 안타까웠다.
ⓒ 영화 '신문기자' 화면에서 촬영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가 '조국 사태'로 촉발된 한국의 현 정치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주인공이 한국 여배우 심은경인데도 말이다.

포털사이트를 검색하니 개봉일인 전날 전국 70개 영화관의 관객은 모두 400여명에 불과했다. 한국에 대한 일본정부의 경제보복 조치에 따른 국민들의 '반일감정'이 여전한 게 주된 이유인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상업영화와 달리 무거운 주제를 다뤘는데도 일본에서는 6월말 개봉된 뒤 한 달여 만에 관객 수가 손익분기점인 33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서 일어난 정치 스캔들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이 영화에는 요즘 한국에서도 큰 사회적 이슈인 '가짜 뉴스' '댓글 부대' '여론 조작'이 나온다.
영화는 충격적인 익명의 제보와 고위 관료의 석연찮은 자살을 둘러싸고 진실을 찾는 도쿄의 지역신문 4년차 사회부 여기자 요시오카(심은경 분)에 초점을 맞췄다.

2017년 실제로 일어난 아베 정권의 '가케(加計) 학원 비리 의혹'을 추적한 도쿄신문 모치즈키 이소코(望月 衣塑子) 여기자가 쓴 같은 제목의 책이 원작이다.

여기자가 근무하는 신문사로 어느 날 익명의 제보 문서가 날아들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표지에 '손으로 그려진 양'이 있는 문서에는 내각의 대학 신설 계획이 담겨 있다.

그런데 주무 부처인 문부과학성이 아닌 내각이 대학 신설을 주도하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한 요시오카는 취재에 나선다.

남자 주인공 스기하라(마츠자카 토리 분)는 한국의 국가정보원에 해당하는 '내각정보실(內閣情報調査室)'에서 일하는 젊은 엘리트 공무원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자긍심을 갖고 있던 그는 존경하는 직장 선배가 잡자기 자살한 데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각자 사건을 추적하던 남녀 주인공은 결국 '눈먼 양 그림'을 통해 진실을 알게 된다.

영화 신문기자 일본 포스터

ⓒ eiga.com
이 영화는 언론에 대한 인식 차이가 뚜렷한 30대와 70대가 의기투합해 만들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지난 15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치히토(33) 감독은 "뉴스는 인터넷으로만 보고, 종이신문은 본 적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전통매체의 역할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봤기 때문에 '신문기자'를 소재로 삼았다는 것이다.

특히 영화를 기획·제작한 가와무라 미쓰노부(70) 씨는 이 자리에서 의미심장한 얘기를 했다.

"국민이 신문을 읽지 않는 건 정권으로서는 매우 기쁜 일이지만, 신문을 읽고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신문이 민주주의를 지켜나가는 기지가 되길 바란다."

그는 "일본에선 아베 총리가 영화를 보면 좋겠다고 얘기했는데, 문재인 대통령도 꼭 봤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영화 신문기자 원작 책

ⓒ www.amazon.co.jp
인터넷과 SNS가 발달하면서 '쓰레기 정보'가 홍수를 이루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굳이 '조국 사태'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대다수 국민이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진실을 전달하는 매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다행히 필자는 20여년전 서울시청 출입기자 당시 '수서사건' 보도를 통해 큰 비리를 파헤친 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

이제 제대로 된 종이신문 좀 보자.

'아베 NO'라고 외치지만 말고, 한국과 가장 비슷한 나라인 일본을 더 공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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