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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일 기피…기능인 위상 '흔들'

충북기능경기대회 출전 선수 감소세
기능·기술 경시 풍조, 일자리 미스매칭 영향
국가 기술경쟁력 약화 우려…"기능·기술은 미래다"

  • 웹출고시간2019.10.16 20:57:29
  • 최종수정2019.10.16 20:57:29
[충북일보 신민수기자] 청주시 오창읍 소재 제조업체에서 근무하는 이인규(40)씨는 현재 연봉 1억 원을 웃도는 금형설계 분야 숙련 기술인이다. 그는 어마어마한 연봉만큼이나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 때인 1997년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우승한 이씨는 2년 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35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프레스금형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은 거저 주어지지 않았다. 그는 국제대회 금메달을 따 최고의 기술인이 되겠다는 목표로 고등학교 입학 이후 4년가량 하루에 많게는 16시간씩 실력을 갈고 닦았다. 하지만 이씨는 기능·기술이 홀대 받는 요즘 세태를 보며 '우수한 기술인 후배를 얼마나 볼 수 있을까'하는 걱정에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이씨는 "출중한 기능인이 되고자 하는 땀방울이 점차 식고 있다. 기능경기대회를 향한 관심도 예전 같지 않다"며 안타까워했다.

'기능 한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를 계기로 국내 산업의 탈(脫)일본화를 외치고 있지만, 기능·기술 경시 풍조는 여전히 만연한 실정이다.
ⓒ 국가기록원
기능인들의 꿈의 무대로 불리는 '기능경기대회'의 입지도 갈수록 좁아지는 모양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충북지사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충북기능경기대회 출전 선수는 △2015년 400명 △2016년 420명 △2017년 332명 △2018년 241명 △2019년 238명으로 전체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래 인재인 고등학생 선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같은 기간 충북기능경기대회 출전 특성화고등학교 학생은 △2015년 331명 △2016년 337명 △2017년 261명 △2018년 177명 △2019년 173명이다.

각 지역대회 금·은·동메달 수상자가 전국대회에 출전하는 만큼, 선수 감소는 충북의 전국대회 성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전국 순위가 산출된 지난 1995년 이래 25년 간 충북은 5위권에 다섯 차례(1996년 3위·1997년 5위·1999년 5위·2000년 4위·2011년 4위) 진입했다.

그러나 최근 5년 간 성적을 보면 △2015년 13위 △2016년 6위 △2017년 6위 △2018년 12위 △2019년 7위로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

충북 출신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입상자(동메달 이상)도 지난 2013년 이후 자취를 감췄다.

충북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기능·기술직 기피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국가 기술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 지난 2007년부터 2015년 사이 다섯 차례 개최된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모두 1위를 휩쓸었지만, 2017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2019년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대회에선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주며 각각 2위와 3위로 밀려났다.

현재 중국은 기능·기술인 육성을 위해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일자리 미스매칭도 문제다.

숙련기능인을 꿈꾸는 고등학생 상당수가 대기업 취업을 원하지만, 취업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산업인력공단과 대기업이 맺은 '기술기능인력 일자리 창출 업무협약'을 통해 취업한 전국기능경기대회 출전자는 △2011년 195명 △2012년 220명 △2013년 230명 △2014년 135명 △2015명 132명 △2016년 87명 △2017년 151명 △2018년 97명 등 감소 추세에 있다.

반면, 중소업체들은 기능·기술인력 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성교 충북기능경기대회 기술부위원장은 "기능·기술직이 '힘든 일'로 여겨지면서 기술연마에 힘쓰는 모습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더욱이 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해 입상하지 못하면 원하는 곳에 취업할 수 없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며 "지자체와 교육청, 일자리 유관기관이 협력해 양질의 취업처를 제공해야 한다. 기능과 기술은 충북의 자산이자 우리의 미래다"라고 강조했다.

/ 신민수기자 0724sm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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